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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 이를 말인가

시리즈 b판시선 060
출판일 2023-06-20
저역편자 김병섭 시집
출판사 도서출판 b
가격 12,000
도서규격 반양장본ㅣ124 x 194mm l 158쪽
ISBN 979-11-92986-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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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져가는 순우리말과 사투리가

정감 넘치는 시”

 

 

1. 이 책을 발행하며

 

오늘날은 자기가 태어난 곳에서 평생을 사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그런 쉽지 않은 삶을 사는 김병섭 시인이 세 번째 시집 <그 다 이를 말인가>를 펴냈다. 충남 태안에서 태어나 환갑에 이르기까지 여전히 그곳에 사는 김병섭 시인은 그동안 펴낸 시집 <봄눈>과 <암마뚜마>에서 보여준 바 있는 태안-서산 말투, 즉 지역 사투리가 넘치는 시를 쓰고 있다. 이번 시집 <그 다 이를 말인가> 역시 지역 사투리와 또 순우리말, 옛말들이 철철 넘치는 시들로 엮였다. 총 59편의 시가 실려 있다. 

사투리는 서울, 즉 중앙과 먼 거리에 있는 지역의 말이다. 그런데 교통과 교육, 매스미디어 발달과 국가적인 표준어 교육의 효과 등으로 인해 사투리는 오늘날 거의 추방되었다. 지방에서도 노인들을 제외하면 사투리를 쓰는 사람을 만나기 어렵다. 따라서 사투리를 사용하게 되면 소통이 불가능한 현실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한 소통불가능성을 내재한 언어로 시를 쓰는 이유는 무엇일까? 시인은 여기에 대해 “낱말이 눈에 설고 입에 붙지 않아 꾀까다롭겠지만 예부터 내려온 말이고 위아래로 끊긴 겨레말이며, 어버이나 동네 어르신이 노상 하던 입말”이며 시를 쓰면서 그런 말 대신 “알아먹기 힘든 생각씨로 둘러대지” 않으려 한다고 대답한다. 

그러면서 시인은 덧붙이길 “가끔가다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말을 듣는데 이 말이 책에 없을 때 어떡하면 좋죠? 말을 옮겨 놓으려고 쓰는 글자는 말을 고대로 적어야 마땅한데 어문 규범에 어긋나잖아요. 말맛을 살려서 글을 쓰고 싶은 저로서는 어르신들 이야기를 귀담아듣거나 들은 말을 떠옮기지만 한동네에서 쓰는 말조차 조금씩 다르고, 물 건너온 말과 섞이면서 뒤죽박죽되었으니 나름대로 잣대가 없으면 덮어놓고 열닷 냥 금이 되겠더군요. ‘ᄋᆖᆼ감’이나 ‘ᄋᆖᆼ’처럼 이중모음을 쓰지 않고는 아무리 하여도 적어 둘 길이 없는 입말을 글말이 부끄러워하지는 못할망정 내남없이 뒷짐 지고 왼고개를 치면 쓰나요.”라는 논리로 자신의 시창작의 원리를 풀어준다. 

도무지 알아듣지 못할 사투리나 옛말 등이 시 읽기를 방해할 수 있는데, 시인은 그런 시어에 친절하게 뜻풀이를 곁들여 놓고 있다. 그 뜻을 살피면서 시집을 읽어나가다 보면 은근히 옛 우리말이나 사투리가 전해주는 어떤 진한 삶의 맛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2. 지은이 소개

 

김 병 섭 시인:  1962년 충남 태안에서 태어났다. <글마당사람들>과 <서산노동자문학회>에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봄눈, 암마뚜마가 있다. 제10회 전태일문학상(2001)을 받았다.

 

 

3. 차례

 

ㅣ시인의 말ㅣ 5

 

봄: 빈숲 엷붉게 피는 진달래꽃 낯꽃 눈살피다

바야흐로 12

점심을 먹고 나서 14

봄마음 16

얻은 도끼나 잃은 도끼나 18

내절로 네절로 20

헛나이 22

이 사람하고 사는 저 사람으로 말하자면 24

말 속에 말 26

뱃가죽은 알고 있다 28

철쭉 피구 감잎새 피먼 30

봄밤 32

찔레꽃가뭄 34

누구 마음대로 36

봄 오름길 38

 

여름: 어리숭어리숭한 마음밭 석쇠 소리 그러묻고

그러거나 말거나 42

44

한살이 꿈 46

십 원짜리 48

풍년비 오는 날 50

때문인지 덕분인지 52

아뢰옵기 황송하오나 54

첫닭울이 58

벙어리매미 60

웃지나 말지 62

꼬꼬닭 64

내남적웂이 66

지붕에 오른 소 68

장례식장 가는 길 70

입추 72

칠석 74

장맛비 지짐거리는 아침 76

오늘따라 78

 

가을: 뚜벙 찾아올 마음붙이가 없으니 쓰렁쓰렁한

9월은 82

헛꿈 84

죽을 쑨다 86

가을앓이 88

화사상선조 90

다저녁때 92

어느덧 94

머다란 하늘 아래 96

쥐구멍을 찾다 98

그믐반달이 저녁샛별에게 100

탁배기 한 사발 102

새앙꽃 104

햇눈 온다는 아침 106

기역니은 108

 

겨울: 골목골목 불이 꺼져 집집이 처깔한 긴긴밤

홀아비산 112

동짓날 114

묵언 116

살다 보면 118

그대 밥 먹는 손으로 120

집 없는 달팽이 122

봄치레 124

그믐치 126

입춘 진달래 128

잘못 살았다 130

군자란 132

백리포 134

136

 

ㅣ마주이야기ㅣ 139

 

 

 

4. 본문에서

 

<내남적웂이>

 

오라간만이여 복다람이 워치게 사나 헤서

외루 지나 바루 지나 뒌소내기나 겁나게 쏟어지넌 수백긔

호딘 소내길랑사리 ᄉᆖᆯ버텀 ᄋᆖᆼ 개갈 안 났잖어

물러 쇤둥만둥 점더락 둥굴그렸으니께

때약벳티 전딜 만헌감 방송마두 입방장 떨어 쌓더먼

하루 시 ᄇᆖᆼ 찬물 넹기기 바뻐설래미 알간

물갓뎅이 응산 워디 바람 쐬구 왔남 이릠은 지얄 거 아녀

집이 오먼 꼬구르르 새벅참 뒷간 댕여오듯 댕겨왔지

네 말 않구 옹액이 한츨이 흙탕물 구더리래두

츠서랑 말뵉은 밤그늘알라 달부니께루

허기사 니열모리 한갑이다 어쩌구 내남적웂이 흔소리더니

누가 아니랴 시늠시늠 눈 온 다음날 뫼여

 

 

내남적웂이:  나와 다른 사람이나 모두 마찬가지로.

복다람:  복이 들어 몹시 더운 철.

호딘:  다른 사람이 하는 말을 받아서 그렇지 아니하다고 맞서 거스를 때 하는 말.

소내길랑사리:  소나기는커녕.

ᄋᆖᆼ:  도무지.

개갈 안 나다:  일 따위가 또렷하게 맺고 끊는 맛이 없다.

쇤둥만둥:  명절 따위를 쇠나 마나 하게 쇠는 모습.

점더락:  해가 져서 어두워질 때까지.

응산:  볕이 잘 들지 아니하는 그늘진 곳.

네 말 않구:  네가 말한 바와 같이.

옹액이:  맹꽁이.

구더리:  땅이 움푹하게 파인 곳.

달부니께루:  다르니까.

허기사:  ‘있는 그대로 알맞게 말하자면’의 뜻으로, 앞에서 한 말을 옳다고 여기며 그 말에 덧붙여 말할 때에 쓴다. 

흔소리:  터무니없이 떠벌리거나 거드럭거리며 부풀리는 말.

시늠시늠:  눈이 조용히 자꾸 내리는 모습.

 

     * * * * * *

 

<집 없는 달팽이>

 

해뜰참 턱 받치고 앉아

먼데를 보는데

무직하니 아함 건하품이 나온다

 

아니 얘 좀 봐

춥지 않나 어찌 살았대

 

서릿바람에 단풍잎같이

으으 떨던 아내가 덧옷을 걸치고 잼처

수돗물을 쫘악 돋우며 씻가신다

 

집 없는 어린것이

찬광 김장배추 속고갱이에 붙어

한겨울 꿋꿋이 견디다니

 

배꼽노리 긁적이다 그만

기껍고 마음 겨워

나오려 하는 된똥을 시거에 밀어 넣는다

 

 

먼데: ‘뒷간’을 모나지 않고 부드럽게 이르는 말.

무직하다:  뒤가 잘 나오지 아니하여 느낌이 무겁다.

잼처:  어떤 일에 바로 뒤이어 거듭.

찬광:  ‘냉장고’를 달리 이르는 말.

배꼽노리:  배꼽이 있는 언저리.

기껍다:   마음속으로 그윽이 기쁘다.

시거에:  다음은 어찌 되었든.

 

 

5. 시인의 말

 

떠난 이는 다녀오지 않고 남은 얼굴들 섬서하게 사는 요즘 환갑이래야 말이 못 되어 손치레 두루거리상 접어놓았지만 손바로 쥐코맞상에 작다란 토막글 올리니 소솜 들러가시라

 

 

6. 추천사

 

2023년 ‘스산’에 백석이라니. 뭐라 말할 수 없는 경이로움. 그는 시에서 전혀 울지 않고 있는데 내 가슴이 벅차다. 우린 청년 시절 한때 노동자문학을 지향하며 만났다. 당시 만났던 벗들 중에서 가장 시니컬하고 꼬장꼬장하고 까칠한 이가 그였다. 그는 진실을 에돌지 않았고, 어떤 허위든 지나치지 않는 번개 같은 이였다. 온갖 탁류에 휩쓸려 가면서도 투명한 정신을 잃지 않으며 풍자와 해학의 정신까지를 겸비한 참 강자였다. 

그 꼿꼿함이 끝내 그 누구도 범접하지 못할 새로운 세계 하나를 완성해 두었다. 존경이니 경배니 하는 말로도 다 표현할 수 없는 어떤 궁극의 경지에 이른 시들. 브레이크 없이 파멸을 향해가는 현대의 모든 치장과 욕망과 규모와 속도를 온몸으로 거부하고 지워버린 놀라운 시들. 가장 오래된 모국어로 쓰여진 시들이 외국어처럼 독해를 거부하고 다가서오는 충격과 진경 앞에서 옷깃을 여미게 된다. 그가 저 저승의 입구까지 가서 되살려놓은 ‘스산’의 토착어들은 그만의 모국어, 그만의 방언이 아니다. 그 말들은 자본의 무한 욕망을 위해 거세당하고 있는 모든 소외받는 생명들의 거대한 항변에 다름 아니다. 이 거꾸로 선 낯선 세계의 실상을 보라고, 우리가 어떤 괴물들이 되어 있는지를 똑바로 보라고 그는 한 획도 함부로 덜어낼 수 없는 죽음 같기도 하고, 삶 같기도 한 이상한 세계의 경계에 우뚝 섰다. 은폐된 대지의 언어들을 빛나는 광석들로 다시 캐내기 위해 그가 버텨왔을 그 긴 침묵의 시간과 용기 앞에 숙연해진다. 왜 이토록 아름다운 언어들이 낯설어진 것인지 2023년 ‘스산’의 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평안도 정주를 살았던 백석과 그 사이에 훌쩍 지나버린 100여 년의 켜켜한 역사와 지구의 종말까지를 얘기하고 있는 이 현대의 무자비한 야만을 다시 숙독해 보아야 할 것이다. 이런 과장과 허세와 장식이 통하지 않는 금강석 같은 이가 천하의 김병섭인 줄은 알지만 이 세계에 대한 무한한 사랑과 믿음과 경외를 잃지 않고 투철하게 살아가는 이가 드문 세상이다 보니 그가 참 귀할 때가 많다. -송경동(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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