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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철학

시리즈 바리에테신서 33
출판일 2021-11-10
저역편자 글렌 파슨스 지음 ㅣ 이성민 옮김
출판사 도서출판 b
가격 24,000
도서규격 양장본ㅣ152 x 224mm l 253쪽
ISBN 979-11-89898-63-2 03600
구매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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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디자인 철학서"

 

 

1. 이 책의 소개

 

  이 책은 캐나다 라이어슨대학교 철학 교수인 글렌 파슨스(Glenn Parsons)의 The Philosophy of Design(2016)을 탁월한 번역가이자 디자인스쿨에서 찰학을 가르치는 이성민이 옮긴 책이다. 

 

  디자인에 대한 다양한 이론서들은 많이 있지만 그 영역을 철학적으로 탐구하고 정리한 책은 이 책이 최초이다. 이 책 이전까지는 가령 “예술철학”과 동등한 의미에서 “디자인철학”이라 불리는 영역이 없었다. 저자는 미학, 윤리학, 인식론, 형이상학, 기술철학 같은 다양한 분야에서, 또 모더니즘 운동의 역사를 통해서 이루어진 디자인과 관련한 철학적 작업을 한데 모아서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있다. 저자는 서문에서 “오늘날 디자인은 널리 퍼져 있고 명망도 있어서 철학이 디자인을 무시하고 있다는 사실이 도드라진다. 실로 ‘예술의 종언’이라는 풍문이 최근 떠도는 가운데 이렇게 주장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오늘날 디자인은 문화적 중요성에 있어서 예술을 퇴색시켰다.”고 말하고 있는 데서 알 수 있듯이 디자인철학의 강조점에 모더니즘의 기능성을 놓고 있다. 

 

  이 책의 1장에서는 디자인 이론가들과 철학자들이 제공한 “디자인”의 정의들을 검토함으로써 주제를 초점에 가져다 놓는다. 저자는 그렉 뱀퍼드가 제공한 정의를 기반으로 삼으면서, 주된 역사적 뿌리를 산업혁명에 둔 특정한 종류의 사회적 실천이라는 디자인 개념을 지지한다. 2장에서는 디자인을 특징짓는 문제해결 유형을 면밀하게 검토한다. 그리고 그로 인해 생겨나는 한 가지 중요한 철학적 문제를 확인한다. 3장은 이어지는 맥락에서 모더니즘을 소개한다. 일차적으로는 역사적 운동으로서가 아니라 이 문제를 다루기 위한 철학적 노력으로서이다. 이어서 그 문제에 대한 모더니즘적 응답이 디자인에서 중심적인 다양한 쟁점들을 논의하는 시금석임을 주장한다. 4장에서는 디자인의 표현적 차원을 혹독하게 삭감하려는 모더니스트의 시도를 검토한다. 그리고 이러한 시도를 디자인과 물질문화 일반의 의미에 대한 현대적 생각과 연결하여 놓는다. 5장에서는 모더니즘의 중심 개념, 즉 기능 개념을 검토한다. 그리고 이 개념을 해명하려고 하는 두 가지 철학적 이론을 논의한다. 6장은 아름다움과 미학의 문제로, 기능과 아름다움 사이에는 필수적인 관련성이 있다고 하는 모더니즘적 관념으로 방향을 돌린다. 끝으로 7장은 디자인의 윤리적 측면으로 방향을 돌린다. 여기에는 디자인과 소비자주의의 관계, 디자인이 윤리적 틀에 미치는 영향, 윤리적 디자인을 위해 가능한 방법론 등이 포함된다. 저자는 우리 자신의 철학적인 디자인 탐구를 위해 모더니즘적 생각의 유산에 대한 논평으로 결론을 짓는다. 

 

  이 책은 지금까지 없었던 디자인 책일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없었던 철학 책이기도 하다. 새로운 영역으로의 탐구에서 가장 요긴한 것 가운데 하나가 지도라면, 바로 이 책이 디자인과 관련된 철학적 쟁점들은 무엇이고 그 쟁점들에 대한 답을 찾아 나서는 길을 어디로 이어졌는지를 안내하는 지도가 될 것이다.

 

 

2. 지은이 소개

 

■ 지은이

글렌 파슨스 (Glenn Parsons) 

캐나다 토론토의 라이어슨 대학교에서 철학을 가르치고 있다. 특히 미학의 초점을 예술이 아니라 실용적인 영역으로 확장하는 작업을 해왔다. <기능적 아름다움>(2008)이 그 작업의 결실이다. <디자인철학>에서 그는 철학 자체의 영역을 확장하는 일에 도전하고 있다.

 

■ 옮긴이 

이성민 철학자. 서울대 영어교육학과를 졸업했으며, 서울시립대학교에서 철학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중학교 영어교사로 재직하다가 교직을 접고 오랫동안 철학, 미학, 심리학, 인류학 등을 공부했으며, 관심 분야의 집필과 번역 작업을 해왔다. 저서로는 <사랑과 연합>, <일상적인 것들의 철학> 등이 있으며, 번역서로는 줄리엣 미첼의 <동기간: 성과 폭력>, 슬라보예 지젝의 <까다로운 주체>를 비롯해 10여 권이 있다.

 

 

3. 차례

 

고마움의 말 9

 

서론 11

 

1. 디자인이란 무엇인가? 15

    1.1 “디자인” 정의하기 16

    1.2 존재론적 쟁점들 25

    1.3 활동, 직업, 실천 33

    1.4 디자이너의 부상 41

 

2. 디자인 과정 45

    2.1 디자인의 도전들 45

    2.2 확신의 위기 50

    2.3 인식론적 문제 53

    2.4 디자인 문제들은 잘못 정의된 것인가? 59

    2.5 몇몇 응답들 64

    2.6 선구조와 원리 71

 

3. 모더니즘 77

    3.1 모더니즘의 기원 78

    3.2 재해석과 연결 82

    3.3 모더니즘의 실패? 89

 

4. 표현 97

    4.1 디자인의 의미들 98

    4.2 표현과 에로스 103

    4.3 더 좋은 실현 논변 106

    4.4 가상과 현실 111

    4.5 한 가지 반대 116

 

5. 기능 개념 119

    5.1  기능의 불확정성 120

    5.2  인공물 기능의 의도주의적 이론들 123

    5.3  인공물 기능의 진화 이론들 128

    5.4 진화 이론에 대한 반대들 134

    5.5 참신함, 디자인, 그리고 인식론적 문제 139

 

6. 기능, 형태, 미학 143

    6.1 형태는 기능을 따를 수 있는가? 143

    6.2 기능과 심미적 가치를 맞추기 147

    6.3 의존적 아름다움 155

    6.4 기능적 아름다움 161

    6.5 디자인에서 좋은 취미 165

    6.6 나쁜 취미 172

 

7. 윤리 177

    7.1 응용윤리와 디자인 178

    7.2 소비자주의, 필요와 원함 182

    7.3 필요는 공허한 개념인가? 187

    7.4 디자인은 도덕적 풍경을 바꾸는가? 191

    7.5 디자이너는 홀로 서 있는가? 198

 

에필로그: 모더니즘의 의미 207

 

추가 독서를 위한 제안들 211

참고문헌 213

옮긴이 후기 227

미주 231

찾아보기 247

 

 

4. 지은이의 말

 

   두 종류의 철학이 있다. 하나는 철학 전통 및 그 전통의 가장 위대한 정신들의 잘 다져진 길을 따르며, “정신이란 무엇인가?”, “신은 존재하는가?”, “앎이란 무엇인가?” 같은 영원한 질문들을 집어 든다. 다른 하나는 이 확립된 길에서 빠져나와 더 넓은 영토로 들어가며, 지금까지 탐사되지 않은 어떤 주제에 철학적 접근법을 적용한다. 지금까지 디자인에 초점을 맞춘 철학 분야는 없었으니까 이 책은 뒤의 범주에 든다. 

   물론 디자인 이론은 많이 있었다. “철학”이 지금은 느슨한 용어라서 이 탐구는 종종 “디자인 철학”이라고 지칭된다. 하지만 이론과 철학은 중첩되는 게 있기는 해도 한 가지 중요한 차이가 있다. 대략 그 차이는 이렇다. 철학과는 달리 디자인 이론의 주된 동기와 초점은 디자인 실천이다(Galle 2011). 철학의 질문들과는 달리 이론이 제기하는 질문들을 추동하고 프레임 잡는 것은 현재의 실천적 고려들이다. 그렇다고 이론의 중요성이 줄어드는 것은 절대 아니다―실제로 실천하는 디자이너에게는 철학보다 이론이 훨씬 더 유용할 것이다. 하지만 바로 그렇기에 디자인에 대한 현재의 이론적 저술들은 가령 “예술철학”이라고 말할 때와 같은 의미에서 “디자인철학”이라고 부를 수 없다. 

   그렇다고 했을 때 이런 질문이 떠오른다. 디자인철학은 무엇에 있는 것이며 디자인 학생이나 실천가에게 무슨 도움이 될까? 대략 말해보면, 디자인철학은 철학이 검토하는 근본적 질문들(앎, 윤리, 미학, 실재성의 본성 등에 대한 질문들)에 비추어 디자인 및 디자인의 특별한 목적과 문제를 검토할 것이다. 철학은 명백한 결과를 낳기보다는 저마다 장점과 난점을 지닌 그럴듯한 입장들을 낳는 경향이 있다고 말해야만 하겠다. 또한 이러한 철학적 입장들은, 그 본성을 생각해볼 때, 때로는 “실생활” 실천들에 곧장 적용하기가 어렵다. 학생이나 실천가에게 철학이 정말로 제공하는 것은 그들의 실천 및 그 실천이 인간 삶의 다른 중요한 차원들과 맺는 관계를 바라보는 더 넓은 관점이다. 일상적 실천을 이런 관점으로 볼 수 있는 능력, 사물들의 더 광대한 도식 안에서 일상적 실천이 놓여 있는 자리를 통해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은 교육받는 사람의 한 가지 표시이다. 철학은 이것을 일구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지은이, <서론>에서

 

   산업혁명이라고 부르건 자본주의라고 부르건 근대의 개시와 더불어서 이 세상은 지금까지 겪지 못했던 수많은 사회적 문제들에 직면하게 되었다. 이 문제들을 해결하려는 노력 가운데 역사학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 세상을 바꾸겠다고 공언했던 혁명들이다. 모더니스트들은 좀 다른 곳을 보았다. 물론 디자이너들은 세상을 바꾸겠다고 공언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하지만 디자이너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디자인 실천에는 세상의 각종 문제들이 어쩔 수 없이 얽혀들게 되어 있다. 모더니즘은 기능에 대한 강조를 통해 이 문제들이 해결될 수 있다고 보았다. 파슨스가 우선적으로 주목하는 것은 기능에 대한 강조의 궁극적 결과가 아니라 그것의 함축이다. 기능에 대한 강조는 디자인에 얽혀드는 세상의 다차원적 문제들에 대한 외면이 아니라 해결로서 제시된 것이다. 

   그렇지만 오늘날 이 문제들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 미학의 이름으로든, 윤리나 도덕의 이름으로든, 환경의 이름으로든. 디자인 실천을 고립된 실천으로 바라보지 않고 포괄적인 관점에서 바라보았던 모더니즘 정신을 이어가면서, 파슨스는 이 문제들을 새로운 이론적 자원을 통해 다시 하나하나 꼼꼼하게 들여다본다. 그러고는, 문제의 복잡성을 희생시키지 않으면서도, 설득력 있는 현실적 판단들과 제안들을 선사한다. -<옮긴이 후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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