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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길의 그 상수리나무

부제목 시인 고형렬의 장자 에세이 : 인간세 편
출판일 2017-11-03
저역편자 고형렬
출판사 도서출판 b
가격 16,000
도서규격 반양장본 | 406쪽 | 152 X 224mm
ISBN 979-11-87036-27-2
구매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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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의 소개

 
고형렬 시인의 장자 에세이 <그 길의 그 상수리나무가>가 출간되었다. 고형렬 시인은 이미 이 책의 전편에 속하는 장자 에세이를 세 권을 출간한 바가 있는데, 제1권인 <장자의 하늘, 시인의 하늘>(소요유>편)과, 제2권 <바람을 사유한다>(<제물론>편), 제3권 <장자의 양생주, 생을 얻다>(양생주>편)가 그것이다. 고형렬 시인은 1979년 <현대문학>에 「장자」를 발표하면서 등단하기도 했고 2004년부터는 <장자> 읽으며 본격적으로 장자 에세이를 쓰기 시작했다.
이번에 펴내게 된 <그 길의 그 상수리나무>는 장자 에세이 제4권에 해당되는 책으로, <장자> 내편(內篇) 가운데 네 번째 <인간세>편을 꼼꼼히 번역하며 시인 특유의 사유를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이 책은 장자를 해석하는 것도 아니며, 그렇다고 장자를 해석하지 않는 것도 아닌 특이한 방식의 책이라고 할 수 있다. 흔히 장자의 처세론이 반영되어 있다고 알려진 <인간세>의 핵심 주제는 우주 만물의 무용에 있다. 무용, 즉 쓸모없음으로 인해 살아남고, 살아남음이 바로 소요를 가능하게 해준다는 것이다. 이는 <장자> 내편의 <소요유>에서부터 <응제왕>까지 일관되게 관통하는 주제이기도 한데, 시인 고형렬은 나그네가 되어 독자를 이끌고 <인간세>에 등장하는 거대한 상수리나무가 있는 곳으로 여행을 떠난다. 
<인간세>에 등장하는 천하제일의 목수인 장석이 제나라로 가다가 곡원에 이르러 사당의 상수리나무를 보았다. 그 크기가 수천 마리의 소를 가릴 수 있고, 둘레는 백 아름이나 되었다. 그 높이가 산으로 십육 미터쯤 솟아 있고, 끝으로 가지들이 있는데, 가히 그 배를 만들 만한 것이, 두루 수십 개가 되었다. 구경하는 사람들이 장을 이룬 것 같았다. 장백은 거들떠보지 않고, 가던 길을 멈추지 않았다. 제자가 그것을 정신 놓고 바라보다가, 장석에게 달려와서 말했다. “제가 큰 도끼와 작은 도끼를 잡고 선생님을 따른 이래로, 이같이 뛰어난 재목을 일찍이 본 적이 없습니다. 선생님께선 감히 쳐다보지도 않고 발길을 멈추지 않으시니, 어찌 된 일입니까.”라고 하는데 장석은 “쓸모가 없어서 그렇게 오래 살 수 있었지.”라고 대답할 뿐이었다. 이와 유사한 이야기는 <장자> 외편(外篇)의 <산목>편에서도 장자의 입을 빌려 나오기도 한다.
가령 이러한 이야기를 시인 고형렬은 이렇게 변주한다. “장자가 보여주는 이 상수리나무 이야기는 무위의 철학이다. 또 아름다운 반성이자 우화이다. 수많은 어른과 어린이들이 이천 수백 년 간 공감해온 최고의 서사이다. 장자 외에 이처럼 아름답고 높은 인간과 나무의 교류와 소통을 이야기해준 사람이 있었을까. 천진무구한 이 글 속에 장자는 살아 있는 것 같다. 그는 어떻게 그 난세에 이 같은 평화로운 풍경을 볼 수 있고 나무를 발견하고 아름다운 만남의 꿈을 가질 수 있었을까. 천양의 글이다. 훌쩍 곡원을 지나간 장석의 소요(逍遙)도 그립다. 다시 눈구멍 밖의 광활한 자연을 내다보게 한다. 인간이 지닌 꿈이 아무리 지고해도 허무로 귀속한다. 살아 있는 것들 앞에 지나가는 것이 없는 것 같지만 그 무엇들이 그들을 남김없이 데리고 간다. 그 속에서도 장자의 글은 아름답다. 자기 생의 시간 안에서 내가 아무리 그를 생각한다 하더라도 그 어딜 나가본 적이 없는 역사수를 안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장자의 글은 허무를 관통하며 아름다움을 수놓는다. 기이하다. 글이 허무하지 않다.”
장자는 <인간세>에서 어떠한 답도 제시하고 있지 않다. 시인 고형렬 또한 답을 구하고 있지 않다. 무하유지향(無何有之鄕)의 끝없는 소요의 길 그 자체를 머물지 않고 한없이 독자를 이끌고 가는 나그네 역할을 하고 있을 뿐이다. 한번쯤 그 소요 여행에 동참해보는 것은 어떨까. 
 
■  지은이 소개
 
고형렬 高炯烈
1954년 속초에서 태어났다. 1979년 <현대문학>에 [장자] 등을 발표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대청봉 수박밭> <성에꽃 눈부처> <밤 미시령> <나는 에르덴조 사원에 없다> <유리체를 통과하다> <지구를 이승이라 불러줄까>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거울이다> 등과 장시 <리틀보이> <붕새>, 산문 <등대와 뿔> <은빛 물고기> <시 속에 꽃이 피었네> <아주 오래된 시와 사랑 이야기> <장자의 하늘, 시인의 하늘> <바람을 사유한다> <장자의 양생주, 생을 얻다>, 동시집 <빵 들고 자는 언니> 등을 간행했다. 현재 양평에서 살고 있다.
 
■  차례
 
머리말 5
1. 안회의 꿈 11
2. 덕과 명예, 지식과 경쟁 34
3. 재인과 승인과 익다 53
4. 권력의 속성 75
5. 아름다운 안회 93
6. 내직자와 외곡자 108
7. 안회, 심재를 받다 128
8. 치어다보라, 허실생백 145
9. 섭공자고의 위중 161
10. 천명과 의리 179
11. 사자는 말을 전한다 197
12. 말의 풍파와 승물유심 216
13. 안합과 거백옥 233
14. 당랑, 호랑이, 말 251
15. 장석과 상수리나무 이야기 271
16. 목신의 현몽 290
17. 장석, 역사수의 말을 전하다 308
18. 권곡과 축해 난상의 대목 326
19. 상서롭지 않음의 상서로움 350
20. 「인간세」의 주인공 지리소 368
21. 광접여의 노래 387
 
■  책 속에서
 
안회에 대한 기억
 
「인간세」 서두는 특이한 인물 배치로 시작되고 있다.  
공자는 어린 안회를 자주 보았을 것이다. 예가 바르고 효가 지극한 안회는 영민하고 침착했다. 중니는 죽은 안회의 안빈낙도를 거론하며 안회를 기억했지만 죽은 수제자의 장례를 인색하게 치렀다.
제사(祭祀)를 중시하는 공자의 사상 안에서 살았을 안회는 살아서도 고독했지만 죽어서도 고독했을 것 같다. 공자는 안회에 대해 경계심과 거리감을 두고 있었던 것 같다. 안회 역시 어렸을 때부터 공자를 자주 보았을 터이나 그리 가까이 지낸 것 같진 않다.
사람만큼이나 산천을 중시했을 안(顔) 씨 집안의 내력으로 보아 안회가 자연히 먼 하늘을 올려다보고 낮고 높은 산의 능선을 유심히 바라보며 자랐을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무엇에 의지하고 무엇을 좇아 살 것인가.
안회는 공자보다 더 근원적이었던 것 같다. 중니는 모친 안징재(顔徵在)가 속해 있던 안씨 집안으로 넘어온 사람이다. 원유(原儒)의 의식은 중니의 친가 쪽의 것이 아니고 외가 쪽의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안회는 공자보다 더 먼 근원과 높은 사유를 가지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더구나 안씨 집안은 전욱(顓頊)의 후손으로서 노나라의 대족(大族)이었다.
무려 삼십 년이 위인 공자는 어렸을 때의 안회를 보고 저 아이가 훗날 자신의 수제자가 되리라곤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안회가 성인(成人)이 되면서 남달리 빨리 늙어갔을 것이고 그러면서 성스러운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을 것이다.
안회는 늘 혼자 산책하며 한 인간으로서 자기 당대에 걸어야 할 새로운 길을 찾으려 했던 사람이었다. 그가 국경 너머 저쪽의 어떤 고통의 대상을 느낀 것은 새로운 발견이었다.
그 안회는 어느 날 기이하게도 불행한 나라로 가고 싶어졌다. 그런데 이 청행은 사실 장자가 안회에게 선물한 하나의 언어가 아니었을까. 아니면 그런 일이 있었던 것을 장자가 실제로 알고 있었던 것일까.
이것은 장자의 불가능한 꿈이고 상상이었다. 전국시대 송나라의 몽[蒙, 지금의 허난성(河南省) 상추현(商邱縣)]지방에서 안회 시대의 과거인 위나라로 갈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글이 의문투성이이다.
어디로 움직여가야만 하겠다는 말은 사실 돌연한 말이 아니다. 나그네는 그의 몸과 영혼에서 애인(愛人)의 마음이 발동했다고 본다. 이 ‘행(行)의 꿈’이 멈춘 적이 없었을 것이다.
한편으로 마치 이 글은 백육십여 년 전에 죽은 안회의 사장된 일화를 장자가 전하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안공(安孔)의 이 대화 자리가 파한 후, 안회는 위행의 꿈을 묻거나 버렸을까. 한 나그네가 되어 위나라로 들어갔을까. 그때가 가을이었는지 강물이 다시 흐르는 새봄이었는지 아는 사람은 없다.
「인간세」에서 나그네는 권력을 찾아 주유하던 공자와는 다른 사상을 말하고 있는 한 아름다운 인간에 대한 의문을 품게 된다. 그것은 장자가 문장 이면에 숨긴 다른 줄기의 상상일지 모른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라도 오래전에 약속한 장자로 떠나는 이 나그네 여행에 소요를 잊는 일이 있어선 안 될 것이다.
안회에 대한 아름다운 일화가 있다. -<본문 16-17쪽>
 
■  지은이의 말
 
‘그 상수리나무’는 자신을 끝까지 찾지 않을 것이다. 자신을 찾는다는 것은 유쾌하지만도 않을 뿐더러 가능한 일도 아니다. 그 상수리나무 앞에 도착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생각해보면 자신의 시간을 제대로 쓰지 못한 것이 나그네였다. 아니 시간을 쓴 적이 없다. 어디 한곳 쓴 적 없는 마음이 있다면 그가 상수리나무가 아닐까.
무용은 세상 만물 중 그 어느 것도 사용하지 않았다. 그 한 번도 쓰지 않음 쪽으로 탈주하는 것이 만물과 인간을 찾는 길인지 모른다. 지리소(支離疏)도 쓴 적이 없는 그 무엇의 이름일 것이다.
유한한 존재의 숙명 앞에 던져진 선물은 무엇일까. 책무만 강화된 불행한 사회적 존재로부터의 과분한 내적 초월과 탁부득이를 확인하기 전에 어쨌든 나그네의 지체는 자신에게만 있다.
장자는 대목(大木)이 정말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는 것을 말해준다. 누가 인간과 사회를 위한다고 말해도, 어느 나무가 새잎을 피운다고 말해도 무용만 못할 것 같다.
소통은 양적으로 줄어들고 불통은 질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인간은 너무 용이하고 과도하게 소통했기 때문에 지배되고 이용되어 왔다. 그것이 역사와 문명, 삶의 모습일지 모른다.
나그네가 찾아가는 장자는 쓸 수 없는 재목 같다. 그는 산목의 철인이었다. 역시 장자의 나그네에겐 그 어찌할 수 없는 불통과 모름을 간직할 수밖에 없다. -<머리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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