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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녁

시리즈 b판시선 005
기타사항 2015 세종도서 문학나눔 우수도서
출판일 2014-08-22
저역편자 하종오
출판사 도서출판 b
가격 8,000
도서규격 반양장본 ㅣ159쪽ㅣ124 X194mm
ISBN 978-89-91706-83-5
구매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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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발행하며

 

도서출판 b에서 하종오 시인의 신작 시집 <초저녁>이 출간되었다. 1954년 경북 의성에서 출생하고, 1975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한 하종오 시인이 올해 회갑을 맞이하며 펴낸 시집이며, 시인으로서 불혹의 나이에 펴낸 28번 째 시집이기도 하다. 시집의 제목이 시사하고 있듯이 인생의 ‘초저녁’, 즉 이제 초로에 접어든 하종오의 시세계는 그윽한 눈길과 심사로 저간의 삶의 이모저모를 되돌아보는 시편들로 시집을 꾸미고 있는 것이 이번 시집의 큰 특징이다.

 

흔히 하종오 시인을 ‘최후의 리얼리즘 시인’이라고 칭하는데 리얼리즘적 창작방법이 삶과 현실의 대척점에서 예각화 되기 십상인데 비해 하종오의 시들은 시종일관 최전선의 예각화가 간과하기 쉬운 지점, 즉 삶의 구석구석을 들추고 찾아내어 리얼리즘 시를 보다 풍성하게 만드는데 기여해 왔다고 말할 수 있다. 이번 시집 또한 예외 없이 서울의 변두리 골목에서 강화도의 논밭둑 길을 걸으며 명편들을 거둬들이고 있는바, 그의 시편들이 리얼리즘 시를 보다 더 ‘진정한’ 것으로 만들기에 충분함을 보태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시집은 모두 5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초가을 초저녁」, 「초겨울 초저녁」, 「초봄 초저녁」, 「초여름 초저녁」 등과 같은 연작들의 제목이 암시하듯이, 초로에 접어든 새로운 시선으로 시간을 사유하고 있다. 그 시선은 다시 「가족의 재해석」, 「풍경의 재구성」과 같은 새로운 서정으로 이어지게 된다. 2부는 시에 대한 시, 즉 메타시(meta poetry)로 채워져 있다. 자신의 시쓰기와 당대의 시의 역할에 대한 반성이 치열하게 이루어진다. 3부는 민족-국가들 간의 국경, 그리고 그 국경을 넘나드는 인간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체제와 삶의 관계에 대한 탐구가 돋보이는 부분이다. 4부에는 인간들 사이의 관계에 대한 사유가 녹아들어가 있다. 5부의 시편들은 도시 변두리에서 어머니를 떠나보내고 자식을 길러서 출가시켜야만 하는 애틋한 삶을 산문적인 문체로 담담하게 표현하고 있다.

 

신예평론가 홍승진은 시집의 해설에서 이 시집이 “다섯 개의 부분은 모두 ‘구분과 연결’의 한 유형에 대한 고민을 담고 있다”고 전재하고, “1부는 시간의 구분과 연결을, 2부는 시에 대한 메타적인 구분과 연결을, 3부는 국경이라는 구분과 연결을, 4부는 인간관계로서의 구분과 연결을, 5부는 도시 변두리라는 공간적인 구분과 연결 및 부모 자식 사이의 세대적인 구분과 연결을 탐색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으며, “하종오의 시집 <초저녁>이 사람살이의 구분과 연결이라는 문제를 다룰 때 연민이나 동정 쪽이 아니라 비정함 쪽에 서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그것은 “비정하게 인간의 삶과 그것을 둘러싼 구분 및 연결을 바라볼 때, 우리는 비로소 인간의 삶을 가짜로 꾸미지 않고 사실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방법론이 된다고 정리하고 있다.

 

■ 지은이 소개

 

하 종 오: 1954년 경북 의성 출생했다. 1975년 <현대문학> 추천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벼는 벼끼리 피는 피끼리> <사월에서 오월로> <넋이야 넋이로다> <분단동이 아비들하고 통일동이 아들들하고> <정> <꽃들은 우리를 봐서 핀다> <어미와 참꽃> <깨끗한 그리움> <님 시편> <쥐똥나무 울타리> <사물의 운명> <님> <무언가 찾아올 적엔> <반대쪽 천국> <님 시집> <지옥처럼 낯선> <국경 없는 공장> <아시아계 한국인들> <베드타운> <입국자들> <제국(諸國 또는 帝國)> <남북상징어사전> <님 시학> <신북한학> <남북주민보고서> <세계의 시간> <신강화학파> <초저녁> 등이 있다.

 

■ 차례

 

시인의 말 5

 

제1부

 

초가을 초저녁 12

추풍낙엽 14

자드락길에서 16

외면 수습 18

최고의 추수 20

초겨울 초저녁 22

가족의 재해석 24

빈터 26

저녁밥 먹을 시간 28

초봄 초저녁 30

동물 자화상 32

악습 34

곁눈질 36

초여름 초저녁 38

풍경의 재구성 40

저녁 아침 42

향기 44

작달비 보슬비 46

육식 본능 48

나물 맛 50

 

제2부

 

시를 읽는 장소 54

개작 56

반성 58

이해 60

인물사진 62

초판본 64

병증 66

서점 68

인견 70

콘퍼런스 72

 

제3부

 

필담 76

벚꽃 78

손 80

구걸 82

시조 84

사진전 86

삼포 88

거울 90

집 구경 92

 

제4부

 

빈손을 들여다보다가 94

갈증 96

가을날 오후 98

유리창 100

대칭 102

모퉁이 104

지팡이 106

빗방울 108

시간들 110

무릎걸음 112

 

제5부

 

문답 116

유모차 118

목례 119

약속장소 120

궁리 121

변두릿길 122

사이 123

변두리에서 한 짓 124

알리바이 125

비 오는 밤 126

깊은 겨울밤 127

가장 노릇 128

헌 집 129

공놀이 130

잘한 일 131

함박눈 132

마지막 겨울 134

변두리를 떠나며136

 

해설ㅣ홍승진 137

 

■ 본문에서

 

초가을 초저녁

 

나무에게 가서 산에 관해 떠들고

돌에게 가서 허공에 관해 지껄이고

개에게 가서 들판에 관해 소곤거리던

초가을 초저녁이 여기에 지금 와 있다

 

불룩하고 둥그스름하고 펑퍼짐한 초가을 초저녁에게

나무가 산에서 물소리를 가져왔느냐고 묻고

돌이 허공에서 새소리를 가져왔느냐고 묻고

개가 들에서 바람소리를 가져왔느냐고 물으니

초가을 초저녁은 다 품속에 지니고 있다고 대답한다

 

어두워질 때 사방이 낮고 아늑하고 너른 건

물소리가 초가을 초저녁을 불룩하게 하고

새소리가 초가을 초저녁을 둥그스름하게 하고

바람소리가 초가을 초저녁을 펑퍼짐하게 해서다

나무가 산으로 옮겨가지 않고

돌이 허공으로 날아가지 않고

개가 들판으로 뛰어가지 않는 것이

여기에선 지금 전혀 이상하지 않다

 

* * *

 

헌 집

 

어머니는 헌 집을 나가 임종하셨고 딸은 헌 집에서 자라 출가하였다. 나를 중간에 두고 피와 살과 뼈와 영혼의 DNA로 연결된 어머니와 딸은 곁에 없고 나를 만나 피와 살과 뼈와 영혼의 DNA를 어머니한테서 딸한테로 연결한 아내만 남아 헌 집에서 함께 지내왔다. 평생 걸려 만든 손맛과 절약과 독서와 불면의 DNA를 우리 부부는 이젠 누구에게로 더는 연결할 수 없는 나이가 되자 헌 집을 떠나고 싶어졌다. 어머니를 잘 모셨고 딸을 잘 키웠던 아내는 오래 기억할지도 모르고 어머니에게 덤덤하게 대했고 딸에게 볼멘소리 했던 나는 영영 잊을지도 모를 헌 집, 우리 부부는 변두리 없는 곳으로 또 어떤 DNA를 만들어낼지 알 수 없는 여생을 살러 가기 위해 변두리 헌 집을 팔아버렸다. 미련 없이 어머니와 딸도 같이 지냈던 헌 집을 미련 없이……

 

■ 시인의 말

 

현실과 비현실, 생물과 무생물, 인간과 비인간이 어우러지거나 부딪치거나 갈라설 때 만들어지는 단편적이거나 계속적인 작은 서사와 서정을 쓰고 싶었으나 거대도시 서울 변두리에서 마지막 지내던 시절에는 골목을 내다보며, 강화도에 자발적으로 유폐한 후에는 논둑밭둑을 바라보며 이 시들을 썼다. 내가 가진 것은 시밖에 없다고 말할 수 있기를 바랐던 저 청년 시절부터 내가 이웃들보다 더 가진 것이 있다면 시뿐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지금까지 나는 줄곧 시만 써왔다. 이 시들을 그 모든 시의 대상들에게 바친다.

 

■ 추천사

 

시집 <초저녁>을 펴낼 때 시인 하종오의 나이는 예순 하나 즉 환갑을 맞이했으며 그의 시력(詩歷)은 40여 년에 이르렀다. 그동안 시인의 시 세계는 임지연, 고명철 등의 평론가들에 의하여 ‘하종오식 리얼리즘’이라고 명명되었다. 이는 그의 시가 독자적이고 견고한 성격을 이룩하였다는 사실의 한 가지 증거이다. 자연인의 나이로는 이순(耳順)을 넘기고, 시인의 나이로는 불혹(不惑)에 이르러서 하종오는 <초저녁>이라는 제목의 시집을 묶어냈다. 또한 이 시집에 실려 있는 작품들은 발표 시기상으로도, 시 세계의 흐름상으로도 그의 근작 시집인 <신강화학파>와 그 이전까지의 시집들 사이를 연결하는 고리에 해당한다. 그만큼 <초저녁>은 시인이 그동안 걸어온 길과 앞으로 걸어갈 길을 아우르는 시집이다. 이와 같은 측면은 시집의 내적인 구성 원리에서부터 뚜렷하게 드러난다. -홍승진(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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