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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의 비평

출판일 2024-01-22
저역편자 복도훈 지음
출판사 도서출판 b
가격 24,000
도서규격 130 x 190mm l 589쪽
ISBN 979-11-92986-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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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이 품어야 하는 마음가짐으로서의 유머”

 

1. 이 책의 소개

 

문학평론가 복도훈의 새 비평집 <유머의 비평>이 출간되었다. 저자가 2010년부터 2022년까지 써온 한국문학과 관련된 비평을 묶은 것이다. 복도훈은 이미 <눈먼 자의 초>상(2010), <묵시록의 네 기사>(2012), <SF는 공상하지 않는다>(2019) 등의 비평집을 펴낸 바 있다. 

 

저자에게 유머는 일종의 마음가짐, 말하자면 너와 나를 괴롭게 하는 그게 실은 별 게 아니야, 라고 속삭이며 위무하려고 애쓰는 마음가짐이다. 너와 나를 괴롭게 하는 것이 당연히 아무것도 아닐 리가 없다. 다만 저자가 생각하는 유머는 고통에 너와 나의 몸과 마음 대부분을 밀어 넣고 그것의 자양분으로 삼거나 그런 삶에 은밀하게 안주하려는 태도와 결별하려는 몸짓이다. 그것은 자신을 또 다른 자신으로 객관화해 바라보려는 안간힘 같은 것이다. 

 

유머의 비평의 1부에 실린 글들은 ‘정치적 올바름’이나 정체성 정치와 관련된 담론에 대해 비판적으로 개입한 것들이다. 대략 2010년대 중반부터 진행되었던 페미니즘의 물결의 어떤 우려된 부분, 정치적 올바름과 정체성 정치에 대한 과몰입의 경향을 비판하고 있다. 저자는 궁극적으로 인종과 성별 등 정체성과 차이를 강조하는 문학과 정치보다는, 사도 바울의 말을 빌려, ‘유대 사람이나 그리스 사람이나, 종이나 자유인이나, 남자나 여자나 차별이 없는’ 지점을 모색한다. 그러면서 저자는 비평에서 가장 우선되어야 하는 지향점은 차별받는 소수자의 정체성을 포함해 고통받는 다수의 삶에 대해 공감하는 일임을 강조한다. 따라서 유머의 비평에서 1부에 실린 글들은 가장 논쟁적이며, 당대적인 글들이라 할 수 있다. 

 

2부에 실린 글들은 바로 그러한 고통받는 다수의 삶에 대한 재현 및 재현의 위기에 대한 비평적 개입으로, 한국인인 필자가 용산 참사와 세월호 참사 등을 겪어내면서 느꼈던 무력(無力), 우울, 분노, 공감에 관한 것들이다. 3부에 실린 글들은 저자가 관심을 기울이는 작가와 작품(최인훈, 김태용, 김연수, 이신조, 김희선, 박민규, 이승우)에 대한 비평과 리뷰를 모은 것들이다. 4부에 실린 글들은 저자의 비평적 실존에 영향을 미친 외국 철학자 또는 비평가인 자크 라캉, 슬라보예 지젝, 가라타니 고진 등에 대한 메타비평이다. 특히 4부의 마지막에 실린 「저승의 칸트」는 저자가 “규범화된 비평의 형식을 깨고 싶어 썼”다는 글인바, 저자의 향후 비평의 방향성을 암시하는 글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2. 지은이 소개

 

■복도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문예창작학과 부교수. <문학동네>(2005년 봄호)에 평론을 발표하면서 문학평론가로도 활동하고 있으며, 현대문학상(2007)을 수상했다. 저서로 <눈먼 자의 초상>, <묵시록의 네 기사>, <자폭하는 속물>, <SF는 공상하지 않는다>, <한국 창작 SF의 거의 모든 것>(공저), <키워드로 읽는 SF> 등이 있고, 역서로 <성관계는 없다>(공역)가 있다.

 

 

3. 차 례

 

책머리에 9

 

제1부

 

신을 보는 자들은 늘 목마르다 27

―2017년의 한국문학과 ‘정치적 올바름’에 대한 비판적인 단상들

 

‘정치적으로 올바른’ 시대, 책 읽기의 괴로움 57

 

‘도래할 책’을 기다리며 89

 

유머의 비평 105

―축제, 진혼, 상처를 무대화한 비평의 10년을 되돌아보기

 

정치적 올바름입니까, 혐오입니까?―아뇨, 괜찮아요! 153

―슬라보예 지젝의 ‘정치적 올바름’ 비판을 중심으로

 

제2부

 

“여기 사람이 있었다” 199

―르포르타주, 죽음의 증언 그리고 삶의 슬로건

 

애도와 인륜 229

―세월호 참사 100일에 부쳐

 

“내 귀에 폭탄” 245

―<더 테러 라이브> 또는 실재의 서사

 

인형과 난쟁이 265

―소설가 황정은과 나눈 말들의 풍경

 

아무것도 ‘안’ 하는, 아무것도 안 ‘하는’ 문학 295

―우기(雨期)에 읽는 소설들, 무위(無爲)의 주인공들

 

제3부

 

책에 따라 살기 339

―최인훈의 화두에 대하여

 

“다시 시도하라. 또 실패하라. 더 낫게 실패하라.” 363

―김태용론

 

토템과 터부 389

―박화영의 악몽 조각가에 대하여

 

우리, 이페머러의 수호자들 409

―조현의 나, 이페머러의 수호자에 대하여

 

소설, 비 425

―김연수와 이신조의 단편

 

기원과 종말 441

―김희선과 박민규의 단편

 

소설로 쓰는 성서 해석학 457

―이승우의 단편들

 

제4부

 

빌려 간 주전자를 되돌려주기 477

―자크 라캉의 정신분석과 한국 문학비평

 

지젝이 어쨌다구? 507

―슬라보예 지젝과 네 가지 담론

 

가라타니 고진을 ‘읽는다’는 것 535

 

저승의 칸트 561

―형이상학의 정원을 어슬렁거리는 유령에 대한 비평 픽션

 

후기 581

 

발표지면 587

 

 

 

4. 지은이의 말

 

내게 유머는 특정한 대상을 조소하거나 야유하는 데 주력하는 기지와 같은 것이 아니다. 그렇다고 유머는 슬픔을 경시하거나 고통의 하중을 외면하지 않는다. 우는 자를 못 본 체하지 않는다. 유머는 일종의 마음가짐, 말하자면 너와 나를 괴롭게 하는 그게 실은 별 게 아니야, 라고 속삭이며 위무하려고 애쓰는 마음가짐이다. 너와 나를 괴롭게 하는 것이 당연히 아무것도 아닐 리가 없다. 다만 내가 생각하는 유머는 고통에 너와 나의 몸과 마음 대부분을 밀어 넣고 그것의 자양분으로 삼거나 그런 삶에 은밀하게 안주하려는 태도와 결별하려는 몸짓이다. 그것은 나를 또 다른 나로 객관화해 바라보려는 안간힘 같은 것이다. -(저자, <후기>에서)

 

 

5. 본문 속에서

 

주체와 타자는 자신을 끊임없이 악한 외부나 비가시적인 낯선 타자로부터 침해받기 쉬운 취약한 정동으로 정의된다. 유동적이고 불확실한 상황에서 도덕은 ‘취약한 삶(precarious life)’의 권리를 침해할 수 있는 언행에 대한 제도적 규제와 금지 서약, 도덕적 자기 단속과 검열을 승인하는 것을 수용한다. 문화적으로는 취약한 정동으로서의 자신에게 불쾌와 해악을 줄 수 있는 타자의 문화적 모욕과 멸시의 언행, 각종 미디어와 문화상품에서 재현의 자극적인 양상을 즉각 나의 감수성을 침해하는 폭력으로 간주한다. 현실을 (재)구성하는 폭력적 과정으로서의 재현보다는 재현의 폭력에 대해 논의하는 것을 더욱 선호한다.

어쩌면 ‘정치적 올바름’은 니체가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언급한 ‘최후의 인간(the last man)’에게 알맞은 정치이자 도덕이 아닐까. 미량의 독을 주입하는 방식으로 안락한 꿈을 꾸고, 보호받기 위해 온기를 필요로 하며, 위험과 모험에 내맡기지 않고,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부터 자신과 타자를 보호하는 울타리를 만든다. 그가 살아가는 대지는 점점 작아질 것이다. 인간은 벼룩의 장수(長壽)를 누리겠지만 그 종족에게서 삶은 휘발된다. -(본문 53쪽)

 

자신이 죽으면 시체가 어떻게 처리될지에 대해 온갖 상상(매장은 숨 막히고, 화장은 뜨겁고, 수장은 물을 먹을 것 같아 곤란하고, 미라가 되는 것도 곤란하다는 둥)을 하는 데서 발생하는 마사오카 시키의 수필 「사후(死後)」의 골계와 해학은 결코 피할 수 없는 죽음을 대하는 정신의 서늘한 태도에서 비롯된다. 듣기에 절망적인 이야기이지만 이상하게도 웃게 된다. 그것은 가라타니가 소세키를 따라 강조하는 사생문의 세계 지향적 태도와 동일하다. 실제로 「사생문」은 “자신은 울지 않으면서 울고 있는 다른 사람을 서술하는” 작가의 언뜻 몰인정해 보이는 태도를 “울지 않아야 할 사건을 쓰면서도” 우는 다른 작가들의 태도와 구별 짓는다. 마치 어른이 아이를 대하는 것 같은 사생문의 정신 태도는 프로이트가 「유머」에서 말한 것처럼 어른이 상처받은 아이를 보며 미소 짓는 유머의 의도와 같다. -(본문 148-149쪽)

 

실재에 비추면 상징계는 늘 과도하게 억압적이거나 성가시게 불편한 것이었다. 그것이 아니라면 규범처럼 심심하고, 계약처럼 따분하며, 법처럼 별다른 흥미를 불러일으키지 않는 현실의 그만그만하고도 균질화된 세목이었다. 그것이 아니라면 법(아감벤)은 예외 상태와 폭력이라는 개념 이외에는 흥미를 돋우지 않았으며, 치안(랑시에르)은 정치(적인 것)가 아니라면 곤봉으로 시위대를 구타하는 폭력 경찰의 이미지로 간주되거나 사물들의 강제적인 조합과 배치의 산물에 지나지 않았다. 물론 실재의 효과적인 조명으로 상징계의 정체가 차이, 틈새, 균열, 결핍, 배제, 불안임이 밝혀지기도 했다. 그러나 그것은 또다시 실재(사건)의 도래를 초조하고 애타게 맞이하기 위한 준비 작업으로 환원되었다. 규범적인 도덕을 넘어서는 윤리는 얼마든지 상징계의 구멍, 실재, 도래하는 타자, 환대와 동의어가 되었으며, 그런 한에서 그것은 정치로 쉽게 갈아탈 수 있는 어휘가 되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실재의 윤리와 치안을 횡단하는 정치는 상상계적인 거울에 서로를 비추면서 무척이나 자족했다. 그러나 사람들이 이처럼 실재와 상징계에 몰두하는 동안 아이의 놀이터였던 상상계에는 잡초가 무성해졌으며, 아이의 처지는 더욱 소외되고 왜소해졌다. 이제는 누구도 아이와 거울을 돌보지 않게 되었다. 거울 놀이를 하던 아이는 단번에 늙은이로 변했다. 자아, 동일성, 통합, 물아일체, 주객 동일성, 자율성, 반영, 전체 등 상상계의 옛 덕목들은 한낱 그리움으로 추억하는 머나먼 뒤안길로 버려졌다. -(본문 504-50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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