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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대유행

시리즈 b판시선 039
출판일 2021-01-20
저역편자 하종오
출판사 도서출판 b
가격 10,000
도서규격 143쪽 | 124 X 194mm
ISBN 979-11-89898-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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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발행하며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병이 발생한 지 1년이 넘었고 백신이 개발되어 감염 예방 조치가 시작되었지만 감염병 피해는 차도가 보이지 않는 지경이다. 지구상의 모든 인간은 불안과 공포에 떨고 감염된 환자들은 죽거나 운 좋게 치료가 되어도 후유증으로 고통을 받고 있으며 갖가지 사회적 통제 속에서 실직과 폐업 등으로 망연해지는 현실이다. 그야말로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병 사태는 세계적 대유행 상황이다. 이런 즈음과 상황 속에서 하종오 시인의 발빠른 현실 감각은 <세계적 대유행>이라는 시집으로 응수를 한다.
 
하종오 시인은 최근 10여 년 전부터 지금까지 20여 권의 시집을 상재하고 있는데 각 시집마다 모두 뚜렷한 연작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이번 시집 또한 예외 없이 코로나19 펜데믹이라는 단일한 주제로 54편의 시를 묶었다. 이 시집의 해설에서 홍박승진은 하종오의 최근 10여 년의 시를 분석하면서 하종오의 연작 형식의 특징을 “미시적인 단위로서의 자아에 초점을 맞춘 유형”의 리듬과 “세계적 시각을 통하여 인간다운 삶을 누리지 못하는 인류의 고통에까지 시적 관심을” 갖는 거시적 단위의 리듬으로 구분하면서 이 “두 리듬은 이번 시집 <세계적 대유행>에서 극적인 종합을 이루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세계적 대유행’에서 ‘세계적’이라는 말은 자아와 인류와 전 지구적 생명체가 연결되어 있는 모습으로 이 시집 속에 형상화되며, ‘대유행’이라는 말은 그 지구적 차원의 연결이 ‘단순한’ 유행, 즉 인위적으로 만들어졌다가 금세 사라져버릴 수 있는 성질의 연결을 완전히 넘어서는 ‘대’유행, 즉 절대적이고 근본적인 연결로서 이 시집 속에 그려져 있다는 것이다.
 
이 시집은 크게 세 가지 의미를 전달하고 있다고 해도 좋겠다. 첫째, ‘지구의 언어에 귀를 기울여라’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인간에게 / 모여서 함께 잘 살기를 금지하는 것 같고 / 흩어져서 각자 겨우 살기를 요구하는 것 같다(「밀집」)”와 같은 시어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인간에 대한 접근을 지구 즉 자연이 인간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것이며, 인간의 언어에 대한 깊은 반성과 동시에 자연의 언어, 즉 지구의 언어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는 인류가 지구상에 존속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점을 경고하고 있는 듯하다. 둘째, ‘욕망과 국가를 넘어선 인간다움의 추구’다. 하종오는 시인의 말에서 “인간의 욕망으로 사회와 생태의 질서가 교란되고 파괴된 지구의 어딘가에서 출현한 코로나19 바이러스, 자꾸 변이한다는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인간의 욕망으로 제압할 수 있을까?”라고 묻고 있다. 그러면서 “멋이 나지 않는 방호복을 입고 /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환자를 돌보는 의료인이 / 인간으로서 가장 멋있어 보(「방호복에 관한 견해」)”인다는 시어로 욕망을 넘어서는 사유를 하고, “사람 간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대유행할 수 있다는 / 허위사실을 인터넷에 유포했다고 해서 / 공안에 체포되어 경고와 훈계를 받(세계적 대유행ㆍ1」)”은 중국의 의사 이원량의 이야기를 하며 국가주의를 넘어서야 함을 역설하고 있는 듯하다. 한 국가에서 아무리 방역을 성공적으로 수행한다 하여도 다른 국가가 방역에 실패하면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셋째, ‘주체와 객체의 자리바꿈에 대한 의미’를 담고 있다. “그리하여 사람들에게 자연과 국가 중 무엇이 강한지를/나는 생각해보기로 했다(「긴급재난지원금ㆍ3」)”나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당신과 나를 동일한 인간으로 볼 것(「숙주ㆍ2」)”이라는 시어들은 지구상에서 인류가 가장 우월한 존재가 아님을, 또 인간의 사회적, 계급적 차이도 바이러스에게는 전혀 의미 없음을 전하고 있는 듯하다. 우리에게 전복적 사유의 단초를 제공하기에 충분한 이 시들을 외면할 수 없게 만든다.
 
■  지은이 소개
 
하종오
1954년 경북 의성 출생. 1975년 <현대문학> 추천으로 등단. 시집으로 <벼는 벼끼리 피는 피끼리> <사월에서 오월로> <넋이야 넋이로다> <분단동이 아비들하고 통일동이 아들들하고> <정> <꽃들은 우리를 봐서 핀다> <어미와 참꽃> <깨끗한 그리움> <님 시편> <쥐똥나무 울타리> <사물의 운명> <님> <무언가 찾아올 적엔> <반대쪽 천국> <님 시집> ... 더보기
수상 : 1983년 신동엽문학상
최근작 : <새는 뒤로 날지 않는다>,<세계적 대유행>,<사람에겐 돈이 얼마나 필요할까?> … 총 56종
 
■  차례
 
ㅣ시인의 말ㅣ 5
 
집에 머물기 10
거리두기ㆍ1 12
거리두기ㆍ2 14
거리두기ㆍ3 16
환기 18
등원 20
비말 22
양팔 간격 24
맞은편과 옆자리 26
손 씻기 28
투명 가림판ㆍ1 30
투명 가림판ㆍ2 32
헛기침 34
숙주ㆍ1 36
숙주ㆍ2 38
숙주ㆍ3 40
숙주ㆍ4 42
숙주ㆍ5 44
숙주ㆍ6 46
밀접 48
마스크ㆍ1 50
마스크ㆍ2 52
마스크ㆍ3 54
마스크ㆍ4 56
마스크ㆍ5 58
마스크ㆍ6 60
마스크ㆍ7 62
마스크ㆍ8 64
마스크ㆍ9 66
방호복에 관한 견해 68
비대면ㆍ1 70
비대면ㆍ2 72
포옹과 입맞춤과 악수 74
세계적 대유행ㆍ1 76
세계적 대유행ㆍ2 78
세계적 대유행ㆍ3 80
세계적 대유행ㆍ4 82
세계적 대유행ㆍ5 84
세계적 대유행ㆍ6 86
세계적 대유행ㆍ7 89
세계적 대유행ㆍ8 90
세계적 대유행ㆍ9 92
세계적 대유행ㆍ10 94
세계적 대유행ㆍ11 96
세계적 대유행ㆍ12 98
세계적 대유행ㆍ13 100
세계적 대유행ㆍ14 102
세계적 대유행ㆍ15 104
긴급재난지원금ㆍ1 106
긴급재난지원금ㆍ2 108
긴급재난지원금ㆍ3 110
예감 112
 
ㅣ해설ㅣ 홍박승진 115
 
■  본문에서
 
<투명 가림판ㆍ1>
 
일주일에 하루 유치원 가는 어린 손자는
투명 가림판이 세워진 책상에 식판을 놓고
의자에 앉아 점심 먹은 뒤 귀가한다
 
책상의 앞과 양옆,
삼면에 세워진 투명 가림판이
비말로 감염되는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막아준다곤 하지만
그 상태에서 분명한 점은
어린 손자가 마음대로
몸이나 고개를 뒤로 돌릴 수 없다는 것,
어린 손자가 교사의 가르침을 듣기는 해도
뒤돌아보는 법을 배우지 않아서
제가 걸어온 뒤쪽을 기억하지 않을지도 모르고
제 뒷모습을 누군가 지켜본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지도 모르고
저보다 뒤처져 있는 아이들을 챙기지 않을지도 모른다
어린 손자는 오로지 앞만 보는 법을 배워서
남들보다 더 빨리 나아가기 위해서
양옆을 곁눈질하는 아이로 자라지는 않을까
 
아이들이 모두
투명 가림판에 막혀
뒤쪽에 앉은 아이가 찡긋하는 눈짓을 알아차리지 못한다면
양쪽에 앉은 아이가 쉬는 들숨날숨을 느끼지 못한다면
서로가 서로를 헤아리는 법을 알지 못하게 되지는 않을까
또, 앞쪽에 앉은 아이가 중얼거리는 혼잣말을 듣지 못한다면……
 
일주일에 하루 유치원 가는 어린 손자는
투명 가림판이 세워진 책상에 식판을 놓고
의자에 앉아 점심 먹은 뒤 귀가한다
 
<세계적 대유행ㆍ11>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세계적 대유행을 해서
봉쇄령을 내린 나라들 중
어떤 잘사는 나라에선 봉쇄령을 해제하겠다고
최고 권력자가 선언을 했다
이 선언을 나는 이해하지 못한다
최고 권력자는 감염병으로부터 주민들을 보호하고
일하지 못해 먹고살 수 없는
주민들에게 먹을거리를 줘야 하는데,
감염병에 걸리든 말든
주민들이 일해서 마련하라는 선언 아닌가
어떤 못사는 나라에선 봉쇄령을 해제하라고
가난한 주민들이 시위를 했다
이 시위를 나는 이해한다
가난한 주민들이 일하러 다니지 못하면
굶어 죽거나 감염병에 걸려 죽는 수밖에 없다
그래도 감염병에 걸리면 나을 수도 있지만
굶으면 전혀 살 수가 없으므로
먹을거리를 구하기 위해 일하러 다니겠다는 시위 아닌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세계적 대유행을 하는 날마다
봉쇄령이 내려지지 않은 나라에서 사는 나는
먹을거리가 모자라지 않은 나라에서 사는 나는
봉쇄령을 해제하겠다는 어떤 잘사는 나라의 최고 권력자를 비난하고
봉쇄령을 해제하라는 어떤 못사는 나라의 가난한 주민들을 염려한다
 
■  시인의 말
 
펜데믹pandemic,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세계적 대유행의 시대가 와 있다.
나는 어디로 갈 것인가보다 덜 갈 것인가(혹은 안 갈 것인가), 무엇을 할 것인가보다 덜할 것인가(혹은 안 할 것인가), 누구를 만날 것인가보다 덜 만날 것인가(혹은 안 만날 것인가)를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감염을 피하는 기준으로 삼고 나날을 보내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세계적 대유행 중인 지금과 그 이후에 우리의 삶에서 무엇이 달라질까.
인간의 욕망으로 사회와 생태의 질서가 교란되고 파괴된 지구의 어딘가에서 출현한 코로나19 바이러스, 자꾸 변이한다는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인간의 욕망으로 제압할 수 있을까?
 
■  추천사
 
『세계적 대유행』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지구가 인간에게 건네는 언어로 받아들인 시적 기록과 같다. 시인은 인간이 지금까지 귀를 닫아왔기에 인간에게는 낯설 수밖에 없는, 그 바이러스라는 지구의 언어를 번역하여 들려준다. 인류가 살아남는 길은 인간중심주의를 버리는 길뿐이라는 것이 시인이 해독한 메시지이다. 놀랍게도 시인은 인간중심주의의 한계를 뼈저리게 반성하는 동시에, 인간다움 자체를 폐기하려 하지 않고 재구성하려 한다. 바이러스 사태의 근본 원인은 거짓된 인간다움을 참된 인간다움으로 착각해왔다는 데 있을 따름이라고 사유하며, 인간과 지구를 함께 살릴 수 있는 인간다움이 어딘가에는 반드시 있으리라고 믿으며, 시인은 인간의 본질을 이기적 욕망과 그릇된 국가 권력을 넘어선 것으로서 새롭게 규정하고자 한다. 그렇게 균열이 간 인간중심주의의 틈새로, 시인은 인간과 자연 사물이 주체와 객체의 자리를 자유롭게 바꾸며 서로 평등한 목소리로 발화하는 경이로움을 목격한다. - 홍박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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