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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강화학파

시리즈 b판시선 004
기타사항 2014 세종도서 문학나눔 우수도서
출판일 2014-02-10
저역편자 하종오
출판사 도서출판 b
가격 8,000
도서규격 반양장본ㅣ190쪽ㅣ124x194mm
ISBN 978-89-91706-29-3
구매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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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발행하며

 

도서출판 b에서 하종오 시인의 시집 <신강화학파>가 출간되었다. 1975년에 등단한 하종오 시인은 시력 40여 년 동안 이로써 27권 째의 시집을 펴낸다. 이 시집은 제목에서 보여주듯이 강화도 시편에 해당한다. 하종오 시인은 “남을 살펴보는 눈으로 자신을 들여다볼 수 있는 데라면 / 어디든 이주할 작정하고 있던 나는 / 이십여 년 만에 서울 떠나 / 강화로 되돌아가고 싶”(「강화학파 첫인사」)었다고 시집의 서시에서 밝히고 있다. 한때 강화도에서 홀로 기거하며 창작활동을 하던 시기가 있었는데 최근 가족까지 솔거하여 본격적으로 강화도에서의 새로운 삶을 시작하였다. 따라서 이 시집은 하종오 시인이 서울을 벗어나 강화도로 이주하고 난 후의 첫 결실인 셈이다.

 

하종오 시인은 이 시집에서 조선 후기에 창설된 ‘강화학파’에서 착안하여 ‘신강화학파’라는 가상적 학파를 설정한다. ‘신강화학파’는 고전적 엘리트 집단을 상징하는, 소위 주류로 행세하는 ‘강화학파’에 대립한다. ‘신강화학파’는 엘리트와는 거리가 먼 농부, 기술자, 막일꾼 등으로 구성된다. 그런데 그들은 강화의 정치ㆍ경제 따위를 좌지우지 하지는 못해도 “강화의 햇빛과 바람에 대해서” 잘 알고 그 자연적 본성과 어울리며 허명을 구하지 않고 순결하고도 진솔하게 살아간다는 차원에서, 시인은 그들이야말로 강화도의 비주류가 아닌 주류라는 역설적 함의를 부여한다. 그러한 구도 속에서, 혹은 시적 주체의 지향 속에서 전자의 세속적 욕망 구조를 씨줄로 삼고 후자의 조화로운 삶의 의미를 날줄로 삼아 ‘신강화학파’적 삶의 의미를 다양하고 구체적인 모습들에 비추고 되물으면서 당대의 진정성 있는 삶의 서사를 촘촘하게 직조해 놓고 있는 것이 리얼리즘을 추구하는 이 시집의 아름다움이다.

 

올해 환갑의 나이를 맞는 하종오 시인은 최근 몇 년 사이에 거의 매년 한두 권의 시집을 펴낼 정도로 도무지 식지 않는 왕성한 창작력을 과시한다. 그는 ‘시인의 말’에서 이 시집까지 ‘이천 편의 시’를 썼다고 말하고 있는데 시인 스스로 ‘처음 쓴 시와 이천 번째 쓴 시가 다르지 않’다고 자평하고 있다. 물론 이 말은 비평가들과 독자들의 견해와도 어긋나지 않을 것이다. 하종오 시인은 시력 40여 년 동안 한결같이 현실에 대한 문학적 응전으로서의 시를 써왔다. 그래서 그에게는 곧잘 이 시대 ‘최후의 리얼리즘 시인’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또 그의 문우(文友) 고형렬 시인은 일찍이 그를 ‘하시(河詩)’라고 칭한 바가 있다. 아마도 그 칭호는 시인에게 부여될 수 있는 그 최고의 찬사이자 칭호일 것이다. 하종오 시인에 대한 견고한 문학적 신뢰 속에서 나왔을 그 칭호에 화답이라도 하듯이 여전히 단호하고 명료한 그의 문학적 태도가 이 시집에 짙게 깔려 있다. 그리고 그 찬사와 칭호를 하종오 시인은 응당 누리겠다는 듯 거기에 걸맞은 항상적인 시적 성과를 갈무리해내고 있다.

 

■ 지은이 소개

 

하 종 오: 1954년 경북 의성 출생했다. 1975년 <현대문학> 추천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벼는 벼끼리 피는 피끼리> <사월에서 오월로> <넋이야 넋이로다> <분단동이 아비들하고 통일동이 아들들하고> <정> <꽃들은 우리를 봐서 핀다> <어미와 참꽃> <깨끗한 그리움> <님 시편> <쥐똥나무 울타리> <사물의 운명> <님> <무언가 찾아올 적엔> <반대쪽 천국> <님 시집> <지옥처럼 낯선> <국경 없는 공장> <아시아계 한국인들> <베드타운> <입국자들> <제국(諸國 또는 帝國)> <남북상징어사전> <님 시학> <신북한학> <남북주민보고서> <세계의 시간> <신강화학파> 등이 있다.

 

■ 차례

 

시인의 말 5

 

강화학파 첫인사 10

저물녘 12

돌멩이를 모아 집 둘레에 놓다 14

울타리 16

강화학파의 새 일파 18

밥 먹을 때마다 논을 바라본다 20

강화도의 밤 22

단풍나무 아래 24

새 강화학파 또는 망년우 26

고무신 28

개두릅나무 애순 30

호박씨를 심다 32

신강화학파 34

달빛 광경 36

입하 38

마을길 걷다 40

곁눈질 42

신강화학파의 할 일 44

쑥떡 봄철 46

밤나무에게 거름을 주다 48

바람길 50

봄비가 내리고 그치고 또 내리다 52

자칭 신강화학파 54

가장귀 56

호박씨를 누가 주었더라? 58

소리의 집 60

햇빛과 바람의 골짜기 62

신강화학파의 분파 64

잣나무들이 문제였다 66

늙은 밤나무를 위해 젊은 잣나무를 베다 68

자드락길 인사 70

내가 사는 부근 밭들마다 72

신강화학파의 아침나절 74

풍경 독점 76

흔한 정경 78

풍경 탄생 80

해질녘의 신강화학파 82

뭐 심으시꺄 84

솎아서 가져가게 하지 말고 솎아서 주어야 한다 86

일을 죽인다 88

신강화학파의 꿈 90

원주민 92

말년 94

고물자전거 96

목욕탕에서 98

신강화학파의 햇빛과 바람 100

복사나무 102

고구마 104

기둥 106

수법 108

강화학파와 신강화학파의 덕담 110

여생 112

늦봄 보슬비 115

감나무 116

신강화학파의 마을 118

깊드리 산봉우리 120

낡은 집 122

구경거리 124

신강화학파의 풍문 126

나무난간 128

울음소리 130

한밤중의 신강화학파 132

연밥 134

초어스름 136

신강화학파와 이천편 137

 

해설ㅣ홍승진 139

 

■ 본문에서

 

강화학파 첫인사

 

강화 떠나 서울에서 산 지

이십여 년 즈음 휴대폰이 울렸다

저는 강화학파의 한 사람입니다

선생의 집이 무너져 가고 있더군요

저희 강화학파에는 건축가도 있고 목수도 있으니

강화로 돌아온다면 신축하든 수리하든

선생이 원하는 대로 해드리겠습니다

강화학파의 한 사람이라는 자는 통화를 이어갔다

저희가 물맛 좋은 곳도 바람소리 잘 들리는 곳도

햇볕 따스한 곳도 선생에게 안내하겠습니다

제가 강화 살 적에

그런 장소를 찾아 다녀보았으나

제 집터만한 명당이 없었다고

그동안 잊고 있던 옛집을 떠올리게 해주어서 고맙다고

시큰둥하게 응답했다

젊었던 그 당시 막막해하던 나를 찾지 않았던 강화학파

나도 가르침이나 지혜를 구하러 가지 않았던 강화학파

이제 와서 왜 기별하는지 의문을 품는데

강화학파의 한 사람이라는 자는 한마디 더 하고 휴대폰을 끊었다

선생이 시인이라는 걸 최근에 알았습니다

남을 살펴보는 눈으로 자신을 들여다볼 수 있는 데라면

어디든 이주할 작정하고 있던 나는

이십여 년 만에 서울 떠나

강화로 되돌아가고 싶어 하는 나의 속내를 알아차렸다

오래 전에 머물렀던 자리에 머물러야 눈이 밝아지는 나이였다

 

* * *

 

강화학파와 신강화학파의 덕담

 

시단과 소식을 끊고 지내는 나에게

강화학파 문인과 신강화학파 문인이 제각각 찾아와

함께 강화에 관하여 글을 쓰자고 청했으나

어느 학파에도 속하고 싶지 않아 거절했다

강화에서 내가 시작詩作보다 더 관심을 가지는 게 있으니

집집마다 뛰어난 농사꾼이었던 노부부들 중

한 사람은 죽고 한 사람만 남아 농사일하는 모습인데

이런 나를 모르는 강화학파 문인과 신강화학파 문인은

나에게 시단과 담 쌓으면 주목받기 어렵지만

자기네 학파에 들어오면 그런 따위를 훌쩍 뛰어넘어

작품 안에 들어가 주인공으로 움직일 수도 있고

작품 바깥에 나가 독자로 읽을 수도 있다고 했다

나는 이미 그리하고 있다고 대꾸했더니

어린 자식을 업고 들일하다가 젖 먹였던 노부부들

다 키운 자식을 혼인시켜 외지로 분가시켰던 노부부들

모두가 머지않아 저세상으로 떠날 터이므로

강화학파도 신강화학파도

그들의 생을 기록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으니

공동 집필에 동참하면 길이 남으리라고 이구동성 꼬드겼다

나는 벌써부터 그 이야길 시로 쓰고 있다고 우쭐대자

강화학파 문인과 신강화학파 문인이 똑같은 덕담을 했다

그런 시편은 아무리 많이 발표해도 문명文名을 날릴 수 없소만

강화에서 외롭지 않을 수 있는 진실한 행위이기는 하오

경향 각지에서 리얼리즘 배신이 대세라는 시절엔 말이오

 

■ 시인의 말

 

이곳에선 시간이 햇빛처럼 환하게 다가와 모였다가 바람처럼 가없이 달아나 흩어진다.

이곳을 떠나본 적 없는 토박이들은 논밭에 매여서 말년의 생활을 이어가고 있고, 이곳으로 살러 온 외지인들은 말년의 생활에 사로잡혀서 논밭에 닿으려 하고 있다. 그들 주변에서 나는 ‘이천편시를 쓰지 않고 이천 번째 시를 썼으며 그러고 나서 첫 번째 쓴 시와 이천 번째 쓴 시가 같고 일편시와 이천편시가 다르지 않은 걸 보았’다.

이곳에서 햇빛처럼 환하게 빛나다가 바람처럼 가없이 사라지고 싶다.

 

■ 추천사

 

진실은 왜 중요한가? 과연 진실은 진실 그 자체이므로 우리에게 진실한 것인가? 이에 대하여 조금 다르게 답하는 시인이 있다. 사람은 외롭기 때문에 진실이 필요하다. 즉 진실은 외롭지 않을 수 있는 힘을 우리에게 줄 수 있을 때에만 진실이다. 이와 같은 이야기가 하종오 시집 <신강화학파>에 담겨 있다. 자신의 외로움을 거짓의 탓으로 돌릴 자신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시집을 읽어도 좋다. 외롭지 않은 사람은 구태여 이 시집을 펼칠 까닭이 없다. 외로움에 겨워서 진실을 찾는 이들이 이 시집의 아름다움을 더불어 나눌 수 있다. 그러니 오늘날의 리얼리즘이 어떠한 문제로 인하여 사그라지고 있는지에 대한 문제는 조금 뒤에 말해도 늦지 않다. 리얼리즘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이며, 그것을 과연 되살려야만 하는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는 나중으로 미루자. 이 시집은 외로운 시인 하나가 스스로를 섬에 가둔 이야기이다. -홍승진(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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