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슬라보예 지젝으로 대표되는 슬로베니아 학파의 작업을 국내에 소개하는 저작이다. 지젝 이외에도 돌라르, 살레클, 주판치치, 보조비치 등의 학자들이 각자의 독특함을 유지하며 포진되어 있는 슬로베니아 학파의 작업에 진입하는 지은이의 방식은 서술의 평이함이라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이 책에서 지은이는 사랑와 증오라는 식상하면서도 가장 흥미로운 문제를 다양한 사례와 라캉주의적 개념을 통해 분석해나간다. '욕망'과 '충동'이라는 중심적인 두 개념을 해명하면서, 또한 적용하면서 문제를 풀어나가고 있다.

 

지독한 사랑에 빠져 있을 때 우리는 왜 우리의 사랑 대상과의 결합을 끊임없이 가로막는 것인가? 왜 우리는 종종 우리가 가장 사랑하는 것을 파멸시키는가? 왜 우리는 불가능한 대상을 추구하는가? 우리가 사물을 욕망하는 것은 그것을 손에 넣을 수 없기 때문인 것인가? 따라서 욕망을 살아 있게 하려면 욕망의 실현을 막을 필요가 있는 것인가?

 

소설 『순수의 시대』와 『남아 있는 나날』, 고전적인 할리우드 멜로드라마, 사이렌의 노래, 차우셰스쿠의 루마니아, 관객을 무는 개처럼 행동하는 러시아 공연 예술가 올레그 쿨릭 같은 다양한 현상들을 살피면서 레나타 살레클은 사랑과 증오, 폭력과 숭배, 리비도적 충동과 파괴적 충동의 어지럽고도 복잡한 관계를 탐사한다. 또한 이 책에서 살레클은 관용과 존중에 대한 다문화주의자들의 요청이 과연 적법성한 것인지에 의문을 제기하며, 신체 예술과 같은 실천들을 현대 사회에서 주체성에 영향을 미친 근본적 변화의 증상들로서 탐구한다. 『사랑과 증오의 도착들』은 현대의 여러 논쟁들에 대한 시기적절한 개입이다.

 

■ 저자소개

 

레나타 살레클 (Renata Salecl)

1962년 슬로베니아에서 태어났으며, 철학자이자 사회학자. 슬로베니아 류블랴나 대학교 범죄학 연구소 연구원, 런던 정치경제대학 교수이며, 미국 듀크대학교 문학부 객원 교수로 있다. 지은책으로 <자유의 전리품>이 있으며, 슬라보예 지젝과 함께 <사랑 대상으로서의 응시와 목소리> <코기토와 무의식> <섹슈에이션>을 편집했다.

 

이성민

서울대학교 영어교육학과를 졸업했고, 서울대학교 미학과 대학원에서 공부했다. 옮긴책으로는 <들뢰즈의 철학사상>이 있으며, 현재 정신분석을 공부하며 이와 관련된 저술 및 번역 작업을 하고 있다.

 

■ 목차

 

서론: <영원>에서 <모순>으로

 

1. “당신을 포기하지 않는 한 당신을 사랑할 수 없어”

『남아 있는 나날』혹은 금지로서의 사랑 ― 『순수의 시대』혹은 낭만적 사랑의 윤리학 ― 사랑 속의 큰 타자 ― “결코, 나는 굴욕을 무릅쓰고 다른 어떤 것을 원하지 않을 것입니다”

 

2. 욕망과 충동 사이에서의 사랑

<랩소디>, 혹은 나르시시즘으로서의 사랑 ― <베일 속의 사랑>, 혹은 사랑 속의 초자아 ― 사랑과 욕망 ― 욕망에서 충동으로 ― 남성적 천재와 여성적 천재

 

3. 여성적 향유의 침묵

타자의 욕망, 타자의 향유 ― 사이렌은 어떻게 즐기는가? ― 호메로스를 카프카와 더불어

 

4. 국가에 대한 사랑을 위하여: 차우셰스쿠의 디즈니랜드

정체성과 제도 ― 기억의 향수 ― 예술작품으로서의 국가 ― 루마니아의 몰

 

5. 나를 사랑해 달라. 나의 개를 사랑해 달라: 정신분석과 동물/인간 분할

개와 인간 ― 파블로프를 프로이트와 더불어 ― 무無를 먹기

 

6. 악은 보지도, 말하지도 말라: 증오 표현과 인권

언어 폭력 ― 큰 타자와 희생자의 고통 ― 잔여 ― 문화적 차이의 폭력 ― 상이한 보편성들이 있는 것인가?

 

7. 신체 절제: 음핵절제에서 신체 예술까지

입문식과 개인화 ― 권위의 불능 ― 상상적 시뮬라크르 배후에는 무엇이 놓여 있는가?

 

결론: “이것은 아무것도 말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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