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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의 연금술

부제목 21세기 젊은 시를 말하다
출판일 2016-04-28
저역편자 정철훈
출판사 도서출판 b
가격 15,000
도서규격 양장본 l 309쪽 l 152x210mm
ISBN 979-11-87036-06-7
구매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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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발행하며

 
도서출판 b에서 정철훈의 『감각의 연금술』이 출간되었다. 시인이자 소설가이며 저널리스트인 정철훈이 2000년 이후 한국 문단에서 가장 첨예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48명의 젊은 시인들과 나눈 대화의 기록이다. 여기서 ‘젊다’는 것은 나이의 젊음이 아니라 ‘감각’의 젊음을 지칭한다. 그들의 시엔 어떤 감각이 꿈틀대고 있는가.
그들은 시적인 것과 서사적인 것의 경계를 허물고 제도화된 문법을 무너뜨리며 불온한 꿈을 꾸는 자이다. 그들은 시 장르의 순결성마저 지향하지 않는 듯하다. 그렇기에 그들을 지켜보는 기성 시단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기존 서정시의 범주를 훌쩍 넘어서는 스타일로 인해 그것을 ‘시’로 볼 수 있는가 하는 것과 ‘난해하다’는 것이 그것인데, 그들이 저항하는 것은 기성의 굳어진 감각일지도 모른다.
 
그들은 자신만의 언어적 역동성과 불온성으로 우리 시대의 감각을 극한까지 밀어붙인다. 그들의 존재가 귀한 것은 기성세대가 구축해놓은 언어 미학을 초과하는 감각의 폭주에 있을 것이다. 그들이 벌이는 카니발은 언어의 무한 놀이를 통해 기존 상징 질서를 교란하는 일종의 사건이기도 하다. 그들은 우리 안에 존재하는 문화적 다원주의를 포착한다. 
 
그들의 불온성은 말이 너무 많은 우리 시대에 스스로를 고립시키려는 ‘실험성’과 ‘시란 무엇인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을 계속하는 ‘힘’ 자체에 있을 것이다. 언어를 소유한 인류는 과연 누구인가. 시는 무엇이어야 하는가,라는 질문 앞에서 그들이 펼치는 ‘감각의 연금술’은 우리가 알아내지 못한 언어의 비경을 알아내기 위한 몸부림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들에게 있어 시는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 말하기’에 다름 아니다. 그들에게 있어 전통적인 가부장적 부권은 미약했고 상징적 아버지라고 할 이데올로기도 위력적이지 않았다. 그들은 개별적 자아의 눈을 뜨기 시작했지만 미디어의 영향력으로 인해 그 개별적 자아마저 균질화되었다. 그들은 하루하루 증발하는 ‘나’를 확인해야 했고 타인과 구별되지 않는 ‘나’를 증명해야만 했다. 그들 세대의 이런 환경은 새로운 시를 촉발시켰고 ‘나에 대해 말할 수 없다’는 불가능의 상황이 역설적이게도 ‘나’를 다르게 말하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강정 황병승 조연호 김경주 최치언 김이듬 안현미 유형진 강성은 이영주 정한아 이제니에서 1980년대생인 이이체(1988년생), 김승일(1987년생), 오은(1982년생)에 이르기까지 한국시단의 ‘이단아’를 망라하고 있다. 그들이 ‘감각의 연금술’이라는 이름의 카니발에 우리를 흔쾌히 초대했으니 그 카니발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감각의 확장을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  지은이 소개
 
정철훈
1997년 『창작과비평』에 「백야」 등 6편의 시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 시작. 시집으로 『살고 싶은 아침』『내 졸음에도 사랑은 떠도느냐』『개 같은 신념』『뻬쩨르부르그로 가는 마지막 열차』『빛나는 단도』등이 있으며, 장편소설로 『인간의 악보』『카인의 정원』『소설 김알렉산드라』『모든 복은 소년에게』등이 있고, 그 밖에 『뒤집어져야 문학이다』『소련은 살아있다』『김알렉산드라 평전』『옐찐과 21세기 러시아』『내가 만난 손창섭』등이 있다.  
국민일보 문화부장, 논설위원, 문학전문기자 등을 역임하고. 현재 국제한인문학회 부회장, 한국근대문화연구소 대표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  차례
 
책을 묶으며        5
 
제1부 모독된 자아를 견디는 힘
김경주―몸속에 떠도는 시차라는 문양        15
김승일―부정의 힘으로 던지는 돌직구의 언어        22
강  정―랭보가 되고 싶은 심미주의자        29
조연호―무의식에서 발원하는 음악적 비문        35
김성대―모스부호를 치는 토끼의 발명        42
박진성―병이라는 경보장치가 울린 시        47
이장욱―세계의 끝에서 태어나는 시적 예감        54
심보선―1.5인칭 공동체 언어        60
 
제2부 환상으로 채색된 기억 속의 매혹
김중일―후렴의 시간을 허밍하다        71
손택수―잃어버린 유토피아의 신화적 복원        77
여태천―헛스윙, 당신을 위한 랩소디        83
오  은―시대를 읽는 청춘의 언어유희        87
박성준―두 개의 혀를 가진 디지털 래퍼        92
이이체―유언의 어떤 유형        97
서효인―장외 홈런의 승부사        103
장이지―어머니 마음 같은 초심의 계보학        111
 
제3부 이브 해방의 약사
김민정―고탄력 검은 유희로의 질주        119
김선우―몸에서 피어난 생태적 여성주의        124
김이듬―금지된 것을 거부하는 여전사        130
안현미―슬픔을 채색하는 환상적 서정        136
이영주―언니를 찾습니다        141
이  원―영원으로 가는 역마차를 탄 순간주의자        147
이제니―언어로 언어를 말하는 이브의 반란        152
진은영―정치적인 것과 문학적인 것의 분배        158
 
제4부 증명으로서의 육체
강성은―마법의 주문을 외우는 몽상가        167
김소연―슬픔과 고독의 발명        172
김행숙―마주침의 발명        178
신영배―물이면서 그림자이면서        184
유형진―비성년의 거울에 비친 자화상        190
이근화―‘우리’라는 익명성의 진화        196
이민하―모조 숲을 거니는 황홀한 산책자        202
정한아―세계의 수상함에 대한 철학적 모놀로그        209
조말선―당신이라는 소실점        214
 
제5부 운명을 만나는 방법
김태형―온몸으로 수신되는 주파수        221
유희경―티셔츠에 목을 넣을 때        226
이기인―노동시의 새로운 실험        232
박장호―언어로 우려낸 진짜배기 공룡 사골탕        238
박후기―가족도감의 유전자        244
장석원―이질적 기억을 뒤섞는 하이브리드 원심력        248
최금진―불행과 허기를 꿰뚫는 상생의 생태학        255
최치언―구술의 역동성으로 무장한 전사        260
 
제6부 자기에게 돌아오는 머나먼 모험
김  근―기억의 변주와 설화적 재생        267
김  산―지구별에 불시착한 우주 소년        273
신동옥―유전되는 아버지, 누전되는 누이        278
신용목―과장 없는 새로운 사실성의 재현         284
이재훈―명상하는 명왕성의 부족        290
조동범―속도란 무엇인가        295
황병승―이해되기 전에 흡수되는 감각의 폭주        300
 
수록 시인 약력        305
 
■  본문에서
 
5) 첫 시집 『에듀케이션』을 통해 세상에 들려주고자 한 것은 무엇이었는지?
-나는 그냥 사람들이 슬퍼하길 바라면서 뭔가를 썼어요. 쓰면서 내가 슬펐기 때문이죠. 사람들은 열심히 잘, 지적으로, 이성적으로, 감정적으로 살아보려고 하지만… 나는 사람들이 자기가 의도한 것처럼 이상적인 모습으로 살아가는 꼴을 본 적이 한 번도 없어요. 웃기고 슬픈 일이죠.
-김승일, 부정否定의 힘으로 던지는 돌직구의 언어(26쪽)
 
4) 성장기에 대해…
-어릴 적 가난이 결핍과 억압이었다면, 큰누나에 대한 서사는 제게 폭력이었어요. 누나의 신병을 곁에서 바라보기에는 제가 너무 어렸고, 무서웠어요. 집에 세습무 비슷하게 내려오고 있어서 안방 한쪽 구석에는 아버지가 당堂을 만드셨고, 이틀에 한 번씩 들어오셔서 출근하러 나가실 때마다 거기에 절을 했고, 저도 절을 했어요.
원래 세습무가 내려오는 곳에 강신무도 같이 온다고 하더라고요. 누나의 신병 때문에 가세는 더 기울었어요. 한두 푼이 아닌가 봐요. 내림굿 받는 게. 그리고 사실 저한테 와야 할 할아비 신이 누나한테 간 거라고 생각했죠. 지금도 누나는 매일 저를 위해서 초를 켜고 기도를 한데요. 연락은 잘 안 돼요. 누나는 제가 어릴 적에 가족과 헤어져서 잘 못 보고 살죠. 그래서 거의 누나가 어머니 같아요. 그러나 제가 시를 쓰게 된 이유가 직접적으로 강신 체험하고 상관있는 건 아니에요. 다만 시를 쓰는데 갑자기 언투나 호흡이 먼저 올 때가 있어요. ‘그분’(?)이 오셔서 시를 대신 써주는 것 같은 기이한 느낌이 날 때도 있고. 하지만 그건 호흡 수준에서죠. 그래도 첫 시집에 그걸 꼭 써야 했고 고백해야 했어요.
-박성준, 두 개의 혀를 가진 디지털 래퍼(95쪽)
 
강원도 태백은 그가 태어나 여섯 살까지 성장한 고향이다. 어느 날 친모는 사라지고 없는 그곳에서 오기와 낙천과 사랑을 유년의 정서에 새긴 뒤 세상 밖 경계선인 문막에서 새엄마와 함께 살았다. 남인수의 노래를 남인수보다 더 잘 불렀다는 아버지는 첫 부인을 놔둔 채, 서른도 되기 전에 남편과 사별한 채 딸 둘을 키우던 태백 장성광업소 부근의 여인을 만나 안현미를 낳았다. 탯줄을 직접 끊었고 갑자기 불어난 아우라지 강물에 떠내려가던 젖먹이 안현미를 구하기 위해 몸을 사리지 않을 정도로, 딸을 예뻐한 아버지였다. 하지만 그는 여섯 살 무렵 아버지의 첫 부인에게 보내졌고, 아버지는 더 깊은 막장으로 내려갔다.
가난 때문에 인문계가 아닌 서울여상에 진학한 그는 졸업 후 대기업 사무보조원으로 일자리를 얻은 20대 후반에 서울산업대학 문예창작과 야간반에 들어갔고 아현동 월세방에서 살면서 “더듬더듬, 거짓말 같은 시를” 타전하기 시작했던 그는 결국 시인이 되었다.
 -안현미, 슬픔을 채색하는 환상적 서정(136쪽)
 
진은영은 대학 시절에 토요일마다 구로 공단 근처에서 노동자 신문을 팔았다. 노동문제연구회 동아리를 하고 있었던 시절인데 그 지역 노동자들과 함께 만나기로 한 첫날에 오기로 약속한 노동자가 세 시간이나 늦게 나타났다.
“기다리면서 머리끝까지 화가 났어요. 그런데 늦은 사람이 실실 웃으며 들어오더라고요. ‘뭐 저런 사람이 다 있어.’ 하면서 속이 부글부글 끓어오르는데 가만히 보니까 손에 큰 붕대를 했어요. 사연을 이야기하는데 야근을 하고 이어서 오후 근무를 하다가 너무 피곤해서 졸았대요. 그 바람에 철판을 자르는 절단기에 손가락이 두 개나 잘렸다는 거예요. 붙여 보려고 병원에 갔는데 안 된다고 해서 그냥 간단히 수술 받고 왔다면서 웃어요.
그 이후로 하얗고 길고 상처 없는 내 손에 대한 콤플렉스를 갖게 되었어요. 윤리적인 감정이 아니라 당혹감 같은 거였어요. 가난하고 고된 삶에 대한 연민이 아니라 잘린 손가락으로도 웃으면서 나타날 수 있는 삶에 대한 당혹감…. 손가락이 절단되는 사건이야 종종 일어날 수 있죠. 그런데 충격적인 것은 그 일을 웃으며 넘길 수 있을 만큼 비일비재한 일상이 되는 삶이 내 가까이에 존재한다는 사실이었어요. 상상도 못해 본 다른 삶에 휩쓸려 버린 듯한 느낌이랄까요.
그래서 손가락에 대해서 자주 생각하게 됐어요.
-진은영, 정치적인 것과 문학적인 것의 분배(160쪽)

  1. 웃음과 울음의 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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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 프레임 혁신 : 디자인을 통해 새로운 생각을 창조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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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철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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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공지능시대의 예술에 대한 아홉 가지 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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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 미시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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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펠릭스 가타리+수에리 롤닉크 지음ㅣ윤수종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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