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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로 읽는 SF

출판일 2024-01-23
저역편자 복도훈 비평집
출판사 도서출판 b
가격 18,000
도서규격 130 x 190mm l 373쪽
ISBN 979-11-92986-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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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다른 세계와 새로운 삶에 대한 열망”

 

1. 이 책의 소개

 

문학평론가 복도훈의 <키워드로 읽는 SF>는 열세 개의 키워드로 읽는, 주로 외국 SF에 대한 글들을 모은 SF 비평집이다. 열세 개의 키워드는, “이웃, 눈물, 빈손, 씨앗, 존재, COVID-19, 촉수, 꼭두각시, 석유, 빛, 괴물, 우지, 먼지 등이다. 이 책은 <SF는 공상하지 않는다>(2019)에 이은 필자의 두 번째 SF 비평집이다. 

 

<키워드로 읽는 SF>에 대한 구상은 저자가 SF를 본격적으로 읽기 시작하고 그에 대한 글을 쓰기 시작한 2008년 무렵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무렵에 저자는 SF가 다른 삶과 세계를 꿈꿀 수 있는 강력한 문학 장르라는 사실에 매료된다. 대체로 2010년 이전에는 SF에 대한 독서 대중의 관심이 지금과 비교해 현저히 낮았고 관련 비평도 지금처럼 많지 않았다. 저자가 주로 한국어로 번역된 SF 고전을 비평의 텍스트로 삼았던 점도 그러한 사정과 무관하지는 않다. 문학비평가로서 저자가 주로 기대고 있던 마르크스주의와 정신분석적인 비판 이론의 고갱이를 SF 작품들이 선취하고 있다는 확신을 발견하는 과정도 저자의 선택에 한몫했다. 

 

<키워드로 읽는 S>F는 1부와 2부로 나뉘는데, 그 시간적 분기점은 2020년이다. 2020년 벽두에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되었다. 펜데믹이 한두 달이면 종식될 거라는 막연한 기대는 점차 멀어지다가 급기야 우리 삶의 일부가 되었다. 이 과정에서 저자는,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살아온 세계는 사라져갔고, 팬데믹과 기후 변화는 우리가 처한 세계가 새로운 세계임을 깨우쳐 주었으며, 그 깨달음은 예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세계를 새롭게 고민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고 말한다. 그 세계는 인간이 만든 것들이 인간을 초과해 인간과 인간 아닌 존재에게 재앙으로 되돌아오는 세계이며, 인간보다 수명이 훨씬 긴 존재자들이 인간의 사후에도 존재하게 되는 세계이며, 또한 인간인 누군가가, 즉 그의 후손이 여전히 그곳에서 살 수밖에 없는 그 세계인 것이다. 

 

다른 세계와 새로운 삶에 대한 열망, 즉 세계는 오직 인식된 세계라는 인식=세계의 원환(圓環)에 갇힌 세계 바깥의 ‘거대한 외계’(퀑탱 메이야수)를 사유하고 그 안에서 다른 존재자들과 함께 살아가는 방식을 고민하는 방법론이 절실했던 시기에 저자는 H. P. 러브크래프트의 코스믹 호러와 그 변종인 레자 네가레스타니의 사변 소설 <사이클로노피디아>, SF 공포 영화 <서던 리치>, 그리고 프란츠 카프카의 소설 등을 SF로 읽는다. 괴물의 존재론에 관심을 보였으며, 반출생주의를 비롯한 멸종의 담론에 매혹된다. 이른바 사변적 실재론과 인류세 담론이라는 연장들이 저자의 방법론적 사유 노트에 새로이 담겼다. 

 

<키워드로 읽는 SF>의 1부가 주로 다른 세계와 존재, 곧 더 나은 세계와 존재 방식에 대해 상상하고 있다면, 2부는 우리가 알지 못했던 세계와 존재 방식을 탐구하고 있다. 글 한 편마다 핵심어를 제시하고 ‘키워드로 읽는 SF’라고 책의 제목을 정한 것은 SF 장르의 잠재력이라고 할 만한 사고 실험의 장점을 드러내고 있다. 

 

 

2. 지은이 소개

 

■복도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문예창작학과 부교수. <문학동네>(2005년 봄호)에 평론을 발표하면서 문학평론가로도 활동하고 있으며, 현대문학상(2007)을 수상했다. 저서로 <눈먼 자의 초상>, <묵시록의 네 기사>, <자폭하는 속물>, <SF는 공상하지 않는다>, <한국 창작 SF의 거의 모든 것>(공저), <키워드로 읽는 SF> 등이 있고, 역서로 <성관계는 없다>(공역)가 있다.

 

 

3. 차 례

 

책머리에 7

 

제1부

 

이웃: 너무 멀거나 지나치게 가까운 15

─스타니스와프 렘의 <솔라리스>

 

눈물: “빗속의 내 눈물처럼” 59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꾸는가?>와 <블레이드 러너>

 

빈손: 변증법적 유토피아 교육극 95

─어슐러 K. 르 귄의 <빼앗긴 자들>

 

씨앗: “한 번 더!” 129

─킴 스탠리 로빈슨의 <쌀과 소금의 시대>

 

존재: “존재하기 위해서, 존재 속에 계속 남기 위해서” 169

─마지 피어시의 <시간의 경계에 선 여자>

 

제2부

 

COVID-19: 오드라덱의 웃음 203

─세계 종말의 비평

 

촉수: 밤의 공포보다 긴 촉수 237

─러브크래프트와 코스믹 호러

 

꼭두각시: “생육하지 말고 너희 이후로 땅이 고요하게 하라!” 261

─토머스 리고티의 <인간종에 대한 음모>

 

석유: 사이클로노피디아와 H. P. 러브크래프트 279

─레자 네가레스타니의 <사이클로노피디아>

 

빛: X구역을 살아가기 299

─알렉스 가랜드의 <서던 리치: 소멸의 땅>

 

괴물: 이성이 잠들면 괴물이 깨어난다 323

─이충훈의 <자연의 위반에서 자연의 유희로>

 

우지: 불로장생의 꿈 339

─길가메시 서사시에서 좀비 아포칼립스까지

 

ㅣ후기ㅣ 먼지: 어느 사변적 외계 지질학자의 명상 361

 

발표지면 371

 

 

 

4. 지은이의 말

 

2019년이 한국 SF 역사에서 뜻깊은 해라는 것은 한국문학의 독자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수많은 SF 작품이 출간되었으며, 드물게 베스트셀러의 자리를 차지했다.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학술 대회와 강좌 등이 열렸으며, 한국 SF가 해외에 본격적으로 소개되었다. SF 전문 출판사들이 생겨났으며, 각종 SF 공모전이 생겨났다. 문예지는 SF를 비중 있게 다루기 시작했으며, 학술지는 동시대의 한국 SF를 연구 대상으로 삼았다. 그런데 SF에 등장하는 특정한 미래 시점을 의미심장하게 취급하는 경우가 종종 있고, 나 또한 예외는 아니다. 조지 오웰의 1984(1948)에서 전체주의적 디스토피아가 도래하는 1984년, 1984년에 개봉된 <터미네이터> 1에서 인공지능 스카이넷이 인류에게 핵전쟁을 벌이는 1997년 그리고 <블레이드 러너>(1982; 1993)의 2019년 등등. 나는 <블레이드 러너>에 그려진 미래가 앞으로 2019년이 되면 정말 실현될지도 모른다고, 영화를 처음 보던 1993년 스무 살 무렵에 생각했다. 인간과 대화를 하는 인공지능이 탑재된 플라잉카가 하늘을 날고, 감성과 지성을 가지고 눈물을 흘리는 안드로이드가 만들어질 거라고. 물론 SF를 본격적으로 읽기 시작하고 나서야 SF는 미래를 예언하는 것이 아니라 가능한 미래를 상상하는 일임을 알게 되었다. -(<책머리에>에서)

 

 

5. 본문 속에서

 

SF 작품인 <솔라리스>의 특별한 의의가 있다. 한마디로 SF에서 ‘과학’은 협의의 과학기술이 아니라 인간의 지식과 학문에서 유추될 수 있는 것으로 현실을 반영할 뿐만 아니라 그것을 창의적으로 재구성하는 ‘인지’로, ‘소설’은 창의적이고도 역동적인 인지를 통해 기존의 현실에 대한 ‘낯설게하기’를 수행하는 것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러한 인지와 낯설게하기의 긴밀한 상호 작용에서 솔라리스와 하레이라는 전적으로 새로운(novum) 비인간 존재가 탄생했다. 솔라리스와 하레이라는 외계 ‘이웃’은 근본적으로 인간과 그의 인식적 탐구, 과학의 범주 모두를 당혹스러울 정도로 낯설게 만든다. 이러한 창의적인 인지적 낯설게하기로 생성된 서사의 새로움이 SF를 다른 장르와 구별 짓게 만드는 주된 헤게모니일 것이다. -(본문 56-57쪽)

 

 그러나 우리는 오드라덱의 이야기를 우리가 그 안에서 이해할 수 있는 의미보다 더욱 깊은 의미를 찾기 위한 일종의 추리소설로 간주했다. 단지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 아니라 정확히 이해할 수 없기에 계속해서 읽어야 하며, 최종 해석의 과녁에서 엇나가는 추리소설로. 그것은 어쩌면 비평의 물음에 대해 문학이 건네주는 경고 어린 웃음이지 않을까 싶다. 피조물을 당연하게 여기는 태도를 조심하라. 그것의 창조주를 의심하라. 문학 텍스트를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태도를 조심하라. 그것의 강력한 양면성에 주목하라. 작품이 우리의 이해력에 저항할 수 있도록 최대한 허용하라. 나아가 「가장의 근심」은 화자, 서술, 결말, 배경 등에 대한 문학(소설)의 규범과 그러한 규범을 그대로 따르는 비평에 대해서도 경고하는 것 같다. 예를 들면 문학으로 불러들인 객체를 주체(주인공과 작중인물)의 인식론적·정서적 범주로 환원하거나 다만 그 결과(효과)로만 기술해 왔던 사례는 얼마나 많은가. 왜 근대 소설의 많은 형태는 인간의 행동과 사유, 감정을 유일한 행위자로 승격시키는 한편으로 얼마나 많은 비인간들, 객체들을 추방해 왔던가. -(본문 233-234쪽)

 

<인간종에 대한 음모>는 러브크래프트의 공포소설에 대한 탁월한 비평이라고 해도 좋은 책이다. 러브크래프트는 단편 「크툴루의 부름」에서 우리의 잘난 체하는 과학과 우쭐대는 지식이 얼마만큼 무지의 거대한 대양 한가운데의 배처럼 초라하게 떠다니고 있는지를, 그리고 대양의 밑바닥에는 인간의 탄생 이전부터 존재해 왔으며 표류하는 인간의 운명에 절대적으로 무심한 초차원적인 존재자가 여전히 거주하고 있는지를 상상했다. 이것이 인간이 발견한 공포이며, 이러한 공포는 인간의 의식이 자신과 세상을 향해 갑자기 비명을 지르면서 홀연히 마주하게 된 참담한 진실이다. 그러니까 과학을 발명하고, 문명을 일구고, 자연을 정복하고, 다른 피조물의 지배자로 군림하게 된 것은 자연의 돌연변이인 인간의 의식 덕택이지만, 그는 의식 때문에 자신을 둘러싼 세계가 얼마만큼 위협적이고, 파괴적이며, 또한 인간의 운명에 궁극적으로 무관심한 존재인지를 알게 되었다. 의식이란 자신의 자아가 마치 허상처럼 달빛에 위태롭게 흔들거리는 끝없이 밑 빠진 우물이고, 그 아래로 한없이 낙하하는 공허이다. -(본문 26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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