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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사랑은 붉어라

시리즈 b판시선 024
출판일 2018-05-30
저역편자 김명지
출판사 도서출판 b
가격 10,000
도서규격 118쪽 | 124 X 194mm
ISBN 979-11-87036-57-9
구매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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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발행하며

 
b판시선 24번째로 김명지의 시집 ≪세상 모든 사랑은 붉어라≫가 나왔다. 이 시집은 2010년에 등단한 시인의 첫 시집으로, ‘엄마가 닿지 못한 나이 그 나이를 넘어’선 ‘나를 돌보는 데 익숙지 않아 누군가를 돌’보며 어느새 ‘세상 모든 사랑은 붉어라’에 이르렀다고 고백하고 있다.
 
늦깎이로 문단에 나와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시인은 현재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은 어느 곳이든 달려가 힘을 보태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데, 얼마나 정신없이 살았으면 “잠시 앉았다 가자”고 쓰고 있다. 그러면서 “돌이켜보니/그날이 우리에겐 최초의 찰나였거늘” 매 순간 “첫”이 아닌 날이 없었다고 중얼거린다.
 
“오래 앓”고 난 후 “꽃이 태어나”듯 생명을 새롭게 얻은 이 시집에는 아련하고 애달픈 삶의 잔영이 진하게 남아 있다. 완경을 코앞에 둔 시인은 “여자에 이를 날 고대하던 딸을 남겨두고/완경에 이르지 못한 채/한숨 깊은 세상을 버린/어미를 그리워”(<사모곡>)하며 “신열”을 앓기도 한다. 아마 무척이나 외롭고 아팠을 것이다. 그래서 다음과 같이 토해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무릇,/세상 모든 사랑은 붉어라”.
 
시집에는 외롭고 쓸쓸한 잔상들로 가득하다. <아버지, 마트료시카> <백중> <사모곡> <순댓국 한 그릇에 공깃밥 둘> <아버지가 보낸 봄> 등을 읽다 보면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깊이 묻어둔 가족 이야기가 아프긴 하지만 마냥 절망스럽지 않으니, 그것은 시인의 고백에 담긴 진실함 때문이 아닐까 한다. 시인은 “지상의 외롭고 고단하고 때때로 쓸쓸한 사람”들에게 “함께 붉어”지자고 말을 건네고 있는데, 그 때문일까 <순호 씨와 아가> <엄마라는 소리> <폭낭> 등에서 “고향 언덕배기”를 닮은 이웃들은 <한 무더기의 고향>처럼 서로를 위로하며 어루만지고 있다.
 
이민호 문학평론가는 해설에서 “그의 시를 읽는 일은 붉은 마음과 만나는 시간이다. 그는 살면서 만나면서 헤어지면서 죽음을 대하면서 언제나 붉어졌던 날들을 이 시집에 차려 놓았다. 일편단심(一片丹心), 그의 시는 한 가지 생각으로 마음을 모을 때마다 먹는 음식, 절식(節食)이다”라고 하면서 “붉은색은 전통적으로 열정과 순수의 상징을 띠고 있다. 몸을 사르는 불길처럼 뜨겁기도 하고, 귀신도 근접할 수 없이 순결하”다고 평하고 있다.
 
또 정희성 시인은 김명지 시인의 이 순결한 ‘붉은 마음’에 대해 “사정이 그러함에도 시인은 제 앞을 생각하지 않고 넓게 세상을 걱정하고 있다. 그렇다. 이게 시인이다. 맹목이 아니고서야 어찌 시인일 수 있겠는가”라고 말하면서 김명지의 ‘첫’ 시집에 대해 각별한 애정을 드러내고 있다.
 
■  지은이 소개
 
김 명 지: 1965년 전남 여수에서 출생하여 강원도 속초에서 성장.
2010년 ≪시선≫으로 등단. 현재 푸드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으며, 한국작가회의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  차례
 
시인의 말 5
 
제1부
아버지, 마트료시카 12
봄동 14
능소화 지는 골목 15
이월의 초상 16
목련 18
꽃이 태어나는 시간 19
벚꽃 엘레지 20
화양연화 21
눈물, 라크리메 22
비문 24
그녀, 정선 26
백중 28
가을이 다 갔네라고 말하던 그 시간 30
잠기다 32
생 즉 사 사 즉 생 34
 
제2부
은혜식당 36
민들레의 말 39
사모곡 41
해 질 녘 파리크라상에서 김태정을 읽는다 44
굴비 예찬 46
한 무더기 고향 47
순호 씨와 아가 48
물밥 50
지금은 사라진 성북역에서 51
사랑 52
엄마라는 소리 53
광화문 비가 54
척산 온천장에서 56
신문을 보다가 57
 
제3부
곤드레밥 60
그날 62
폭낭 64
가을 담쟁이 65
어린 꽃 봄꽃인 아해들아 66
노래하다 69
담배가게 아가씨 71
섣달그믐 73
묵화 2 74
서어나무 숲에 들다 75
순댓국 한 그릇에 공깃밥 둘 76
유물론 78
사랑이라 말하자 79
아픈 밥 81
 
제4부
너는 나의 봄이다 말하리 84
보고 싶다 85
기억을 갉는 기억 86
봄에 하는 생각 하나 88
당부 90
붉은 벽돌집에 꽃이 피었다 91
아버지가 보낸 봄 93
심장 같은 사랑이라니 95
낙화 96
첫, 97
그해 겨울 98
족제비 가족 101
 
해설 | 이민호 103
 
■  본문에서
 
<곤드레밥>
 
고양이 발자국 소리를 닮은
첫눈이 내리면
그곳에 들어
그 사람을 부르자
 
화절령 어디쯤에서 길을 잃어
서른 번의 가을이 지나도록 당도하지 못하는
그 사람을
 
숨죽인 낙엽소리 끌어 모으고
덕산기 골짜기 골바람 아궁이에 불러들여
화라락 타오르는 불길에 작은 솥을 하나 걸자
 
계절이 바뀔 때마다 부서지지 않고
봄날의 맛을 품고
마른 몸을 잘 지킨 곤드레 한 주먹 삶아내
방금 지어낸 밥과 함께 커다란 양푼에 담아
늦게 온 이유 따윈 상관도 없이
만항재 오르던 그날처럼
밥을 비벼 묵묵히 먹자
고요한 침묵 같은 맛을 느끼며
원망도 한숨도 비벼버리자
 
곤드레 나물밥 한 양푼에 고개를 박고
숟가락도 부딪치며
맛이 괜찮냐고 물어도 보면서
서른 번의 가을을 지워버리자
 
알싸한 바람이 분다
문밖에 첫눈이 곧 당도하겠다
 
* * * * * *
 
<순댓국 한 그릇에 공깃밥 둘>
 
아주 오래전
아이를 놓치고 시장통을 터덜터덜 걷는데
배가 너무 고팠다
 
이천 원짜리 순댓국집에 들어
사정없이 뿌려진 들깨가루를 걷어내고
비닐포장을 쿡쿡 찌르는 비린내
구부러진 허리를 버린 새우젓을 내려다보며
그래도 먹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후 오랫동안 순댓국을 먹을 수가 없었다
한 달 내내 우기인 허름한 골목 속
우기의 추위를 건너려고
순댓국집 문을 밀었다
 
탁자 여섯 개
서른쯤 되어 보이는 부부가 아이 다섯을 데리고 와
순댓국 세 그릇에 공깃밥 일곱 개를 시켰다
 
망설이며 숟가락을 부딪치는 소리,
오래전 놓쳐버린 내 아이가
탁자 앞에 앉아
저도 공깃밥을 시키고 있었다
 
순댓국 한 그릇에 공깃밥 둘
 
■  시인의 말
 
생각해보니 나는 늘 서성거렸다
 
누구도 돌봐줄 이 없던 시간을 넘어
다 살았겠다 싶던,
생명이 남았다면 쉰에 이르자 했었다
 
엄마가 닿지 못한 나이
그 나이를 넘어섰다
 
나를 돌보는 데 익숙지 않아
누군가를 돌볼 궁리에 바쁘게 살았다
 
조금 느리게
천천히 웃고 살 일이다
 
■  추천사
 
<< 언젠가 명지시인한테 문자를 했더니 정선아라리 축제라는 답이 왔다. 무언가 바쁜 듯이 보여 일을 하러 그곳까지 갔나 헛헛한 무엇이 있나 싶었는데 그게 다 이유가 있었구나. 누군들 외로움이 없을까마는 어머니는 “곧 여자에 이를 날을 고대하던 딸을 남겨두고”(<사모곡>) 세상을 떠나고, 마트료시카처럼 “여섯 다섯 넷 셋/점점 작아지는 아버지”(<아버지, 마트료시카>)는 병석에 있다. 그뿐이랴. “화절령 어디쯤에서 길을 잃어/서른번의 가을이 지나도록 당도하지 못하는/그 사람”(<곤드레밥>)은 여적 소식이 없고 “오래전 놓쳐버린 내 아이”를 생각하며 “순댓국 한 그릇에 공깃밥 둘”(<순댓국 한 그릇에 공깃밥 둘>)을 시키는 정경은 차마 눈물겹다. 사정이 그러함에도 시인은 제 앞을 생각하지 않고 넓게 세상을 걱정하고 있다. 그렇다. 이게 시인이다. 맹목이 아니고서야 어찌 시인일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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