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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가 가지런한 이유

시리즈 b판시선 022
출판일 2018-04-25
저역편자 고선주
출판사 도서출판 b
가격 10,000
도서규격 142쪽 | 125 X 194mm
ISBN 979-11-87036-48-7
구매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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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발행하며

 

b판시선 22번째로 고선주 시인의 세 번째 시집을 펴낸다. 두 번째 시집 이후 6년 만이다. 시인은 광주전남작가회의에서 활발하게 문단활동을 하며 언론사에서 기자로도 일하고 있다. 

이번 시집은 ≪오후가 가지런한 이유≫라는 제목처럼 평화스러운 오후가 느껴지는 시집이다. 하지만 정작 시집 안에는 인공적인 사물에 둘러싸여 전혀 평화스럽지 못한, 망가지고 아픈 인간의 삶이 시편마다 배어 있다. 그런 의미에서 시집 ≪오후가 가지런한 이유≫는 이 세계의 축소판처럼 느껴진다. 

 

시인은 무등산에 오르며 ‘안아픈세상연구소’라는 안내판을 보면서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시인의 시선이 어디에 머무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하루가 지난다는 것은” “붕대 붙인 날이 더 늘어간다는 것”이라면서 세상 모든 “아픔은 어디에서 오는가”라는 문제를 제기한다.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인 이병철은 이에 대해 해설에서 <세상 어디로 눈을 돌려봐도 “모두 아픔에 관한 진단들”이다. 시인은 “아픔은 어디에서 오는가”라고 묻고 있다며 “고선주의 문제의식은 여기서 시작된다. 시집에는 인공자연에 대한 묘사가 자주 눈에 띈다. 그는 인공자연이 자연을 대체하면서 인간과 자연, 생명과 우주 사이에 생긴 간극이 현대인을 불행하게 만든다는 것을 우리에게 경고하고 있다>고 말한다. 

 

시인의 섬세한 감성은 가짜가 넘쳐나는 인공적인 세계에서 마냥 절망하고 있지만은 않다. 일상의 발견을 통해 삶속에 존재하는 작은 웃음을 예민하게 발견하기도 한다. 이마의 주름을 다룬 <「미간眉間과 미간未刊>, 혓바늘을 다룬 <혓바늘 거느리고 산다>, 치통에 대한 <오후의 한때>, 그리고 수염에 관한 <그놈> 등이 그렇다. 

 

이은봉 시인은 추천사에서 고선주 시에 대해 <그 자신을 포함한 세상의 모든 것들이 대등하고 동등한 가치와 존재로 활기차게 되살아나고 있다. “내 마음의 키는 단신이 된 지 오래”라고 말하는 그에게 이미 그대 “마음의 키는” 장“신이 된 지 오래”라는 말을 전하고> 있다. 

 

시인은 “치통처럼 아파오는 일상”으로부터 “물렁물렁해진 오후를 기다린다”고 한다. 이 시집을 통해 시인이 기다리는 물렁해진 오후를 가만히 들여다봐도 좋을 것이다. 

 

■  지은이 소개 

 

고 선 주: 1996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계간 ≪열린시학≫, 계간 ≪시와정신≫ 등에 시와 평론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 시작. 광주전남작가회의 사무처장과 이사를 역임했고, 현재 언론사에서 문화부장을 맡아 일하고 있다. 시집으로 ≪꽃과 악수하는 법≫ ≪밥알의 힘≫ 등이 있으며, 공저로 ≪광주문학지도 1≫이 있다. 

 

■  차례 

 

시인의 말 5 

 

제1부 

가끔 마른 문어도 바다를 생각한다 12 

주전자에게 1 14 

주전자에게 2 16 

휘어짐에 대하여 17 

미간과 미간 20 

무등산에 오른다는 것 22 

혓바늘 거느리고 산다 24 

봄날, 버려진 의자 27 

그해 여름의 기억 30 

화도에서 32 

오후의 한때 35 

햇빛 길을 내다 38 

 

제2부

다시 지지직 TV 42 

아찔한 일상 만지작거리다 45 

거품에 관한 생각 47 

어부가 남긴 말 50 

그놈 53 

뒷장이 삶 앞으로 밀다 55 

무를 말하다 57 

그러니까 58 

안아픈세상연구소 59 

불만의 모습 60 

비둘기 61 

 

제3부 

날짜선 넘다 64 

이국의 빈방 66 

설경 68 

쥐와 쥐에 대한 단상 70 

소금이 그립다 72 

여행객의 일기 73 

호수 성당 75 

눈길 77 

식사 한 끼 유감 79 

눈물의 날 81 

그곳에 산다 84 

지평선 87 

 

제4부 

비닐봉지 속 물고기 90 

아이에게 배우다 91 

하루 씻기는 날 93 

나무들 96 

청산 불가한 빚 98 

불 꺼진 방 100 

모서리 101 

하늘나라 안녕하신가 103 

책에 손이 베었다 104 

꽃잎 105 

열 살 아이의 말씀 106 

 

제5부 

물의 사원 108 

가로등이 있는 저녁 110 

안경 벗다 112 

노래 113 

뿌리 114 

역사 116

소소한 입장에 대한 변론 117 

천둥과 꽃잎 118 

구닥다리 카메라 120 

위험한 아포리즘 121 

먼나무 123 

 

해설 ∣ 이병철 125 

 

■  본문에서 

 

<꽃잎> 

 

꽃잎이 바람에 날렸다

바람의 손이 

끌어당긴 것이다 

정처 없이 가고 싶었으나 

갈 수 없었다 

또 꽃잎이 날렸다 

어느새 검어졌다 

저 먼 곳을 희망했으나 

바람이 놓아주지 않았다 

꽃잎은 울 수도 없었다 

심장이 뛰었으나 

꽃잎은 아무렇지 않았다

먼 훗날 

그 꽃잎에 

바람이 등을 기대고 

그땐 정말 미안했다고 말하겠지 

 

* * * * * * 

 

<안아픈세상연구소> 

 

아버지의 폐가 잘려나간 날

너, 아프지 마라 

 

하루가 지난다는 것은 

붕대 붙인 날이 더 늘어간다는 것이다 

 

팅팅 불은 네 얼굴 

슬키고 핏방울 맺힌 날 

호스피스병동에서 또 죽어나간 삶 

 

그리고 깨져버린 첫사랑 

모두 아픔에 관한 진단들이다 

아픔은 어디에서 오는가 

 

■  시인의 말 

 

디스크에 걸린 삶은 

여전히 유효하다 

허리 꼿꼿한 세상 꿈꿨지만 

단단히 휘어져 버렸다 

나이를 한 살 한 살 먹어가면 

더 가벼워질 시간들과 

조우할 것이라고 믿었다 

그런데 하루 시간으로 그 하루가 

감당되지 않으니 

일상은 늘 창백해졌다 

 

세상 산다는 것 늘 모를 일투성이다 

그래서 떠난 누군가를 기다리기보다는 

심연에서 출렁거릴 시詩 만나러 

무작정 길을 떠나기로 했다 

 

■  추천사 

 

고선주의 시는 늘 풍성하고 신선한 비유와 함께하고 있어 읽는 맛을 배가시킨다. 이들 비유 중에서도 환유가 바탕이 되고 있어 좀 더 근친적인 기쁨과 즐거움을 주는 것이 그의 시이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냉장고 속 마른 문어”에서 해동된 “바다”를 발견하기도 하고, “끓어오르는 주전자”에서 “너무 뜨겁게 달아오른 삶”을 깨닫기도 하는 것이 그의 시이다. 그뿐만 아니라 자신의 시를 통해 그는 “십오 년 전 신혼 때 샀던 주전자”에서 “누군가에 의해 들려지는 삶”을 발견하기도 한다. 나아가 그는 “휘어 있”는 “아버지의 왼발”에서 “휘어 있”는 “세상”을 깨닫기도 하고, “무등산에” 갔다가 “집에 오자마자” “무등산으로/드러”눕기도 한다. 이처럼 고선주의 시에는 시적 주체인 그 자신과 자연의 온갖 사물들이 뒤얽혀 하나로 살고 있다. ─이은봉(시인, 광주대학교 문창과 교수) 

 

옹색한 눈길 눈빛으로 밑줄을 그으며 보았을 뿐인데, 그 선 따라 숨통이 트이고, 맘이 ‘가지런’해진다. 시가 따뜻해서 그랬다. 정말 그렇다. 그 따뜻함은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나온다. 그에게 가족은 고단한 일상을 버티는 힘일 테다. 그래서 과잉된 도취나 오감을 억압하는 미학적 권력의지도 없다. 그저 일상에 내재된 질서를 찾아내기 바쁜, 이런 시를 일컬어 우리는 삶을 ‘연출’하는 것이 아니라 ‘발견’하는 자의 노래라 해도 될 것이다. ─조성국(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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