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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라는 문제

시리즈 b판시선 032
기타사항 2019 우수출판콘텐츠 제작지원사업 선정작
출판일 2019-07-24
저역편자 하종오
출판사 도서출판 b
가격 10,000
도서규격 125쪽 | 124 X 194mm
ISBN 979-11-89898-05-2
구매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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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발행하며

 
“당신에겐 돈이란
어떤 의미와 가치를 갖는가?”
 
하종오 시인은 도서출판 b의 ‘전속시인’이다. 최근 몇 년 동안 도서출판 b의 에서만 12권 째의 시집을 펴내고 있다. 시인은 부지런히 쓰고 출판사 또한 부지런히 펴낸다. 아무리 ‘전속시인’이라지만 요즈음 시집 판매는 고작 5백 부를 넘기기가 힘들다는데 출판사에서도 줄기차게 한 시인의 시집을 출판하는 것은 무슨 연유일까? 출판사는 ‘부지런히 그리고 많이 쓰지만 하종오 시인의 감수성이나 문학적 비판의식은 식을 줄을 모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하여간에 창작과 출판에 한해서만 말한다면 이런 행복한 결합이 어디 있을까. 극소수의 베스트셀러를 내는 작가를 제외한 많은 작가들이 부러워할 출판 형태의 하나일지도 모른다. 이번에는 ≪돈이라는 문제≫를 들고 나왔다.
≪돈이라는 문제≫는 58편의 연작시 형식으로 씌어졌는데 시인 스스로도 “가장 비시적인 주제이며 소재”라고 생각하던 돈에 대한 시집이다. 그런데 시인은 가장 비시적인 주제를 가지고 막상 시를 써보고 나서는 “돈에 대한 이 시들을 쓰기 전까지 나는 왜 돈을 가장 비시적인 주제이며 소재라고 단정했을까?”라고 되묻고 있다. 그리고 “돈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는, 그래서 돈을 벌고 써야 하는 사람들에 관한 시이며, 빈부와 흥망성쇠와 희로애락과 생사가 돈으로 조정되고 관리되는 한국사회에 관한 시”라고 자신의 시집에 대한 의미를 시인의 말에 덧붙이고 있다.
시와 돈은 근본적으로 거리가 멀면 멀수록 좋다고 생각한 것은 시인 혼자만이 아닐 것이다. 시는 돈과 멀어질수록 더욱 빛나 보였고, 돈은 시와 반대 방향의 힘으로만 움직이는 듯했기 때문이다. 시인은 한국에서 가장 돈을 못 버는 직업의 상징이 되어 있으며, 돈은 부자의 상징이다. 그러나 시인 역시도 돈이 있어야 산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혹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종오 시인의 ‘화폐 시편’은 모든 사람의 삶과 그 희로애락을 상징하는 기호로서 돈을 언어화하고자 한다. 누구나 돈에 울고 돈에 웃고, 돈에 죽고 돈에 사는 세상을 부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뻔한 세태 풍경을 말하고자 공들여 시를 쓴 것일까. 아니라면 하종오 시인이 돈에 대해 시를 쓴 이유는 무엇일까.
시는 현실적인 필요와 인식에서의 돈에 대한 시이지만, 시인에게 가장 비시적인 주제와 소재라고 인식되었던 문제에 대한 문학적 도전으로서의 창작 작업이었고, 한편으로 돈을 자본으로서의 문제가 아니라 화폐의 문제로서 그 의미를 재규정하려는 시도는 아니었을까? 그래서 이 시편들에는 ‘내화(貨)’, ‘네화(貨)’, ‘우리화(貨)’, ‘하종오화(貨)’ 같은 화폐를 통해서 서로 교환하고 분배하는 시적 상상력을 작동시키고 있는 것은 아닌가.
지금까지의 한국문학사에는 ‘돈’을 자본의 축적과 착취 문제 속에서 다루며 계급적 관점에서 묶는 시가 많았다. 그런데 ‘돈’을 자본 대신 화폐로서 주목하는 하종오의 시편은 화폐와 얽혀 있는 삶의 모습들 하나하나가 얼마나 시적인지를 언어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시집 역시 하종오의 단독성이 여실히 드러난다 하겠다.
 
■  지은이 소개
 
하종오
1954년 경북 의성 출생. 1975년 <현대문학> 추천으로 등단. 시집으로 <벼는 벼끼리 피는 피끼리> <사월에서 오월로> <넋이야 넋이로다> <분단동이 아비들하고 통일동이 아들들하고> <정> <꽃들은 우리를 봐서 핀다> <어미와 참꽃> <깨끗한 그리움> <님 시편> <쥐똥나무 울타리> <사물의 운명> <님> <무언가 찾아올 적엔> <반대쪽 천국> <님 시집> <지옥처럼 낯선> <국경 없는 공장> <아시아계 한국인들> <베드타운> <입국자들> <제국(諸國 또는 帝國)> <남북상징어사전> <님 시학> <신북한학> <남북주민보고서> <세계의 시간> <신강화학파> <초저녁> <국경 없는 농장> <신강화학파 12분파> <웃음과 울음의 순서> <겨울 촛불집회 준비물에 관한 상상> <죽음에 다가가는 절차> <신강화학파 33인> <제주 예멘> <돈이라는 문제> <죽은 시인의 사회> 등이 있다.
 
■  차례
 
시인의 말 5
 
돈이라는 문제 1 10
돈이라는 문제 2 12
돈이라는 문제 3 14
돈이라는 문제 4 16
돈이라는 문제 5 18
돈이라는 문제 6 20
돈이라는 문제 7 22
돈이라는 문제 8 24
돈이라는 문제 9 26
돈이라는 문제 10 28
돈이라는 문제 11 30
돈이라는 문제 12 32
돈이라는 문제 13 34
돈이라는 문제 14 36
돈이라는 문제 15 39
돈이라는 문제 16 40
돈이라는 문제 17 42
돈이라는 문제 18 44
돈이라는 문제 19 46
돈이라는 문제 20 48
돈이라는 문제 21 50
돈이라는 문제 22 52
돈이라는 문제 23 54
돈이라는 문제 24 56
돈이라는 문제 25 58
돈이라는 문제 26 60
돈이라는 문제 27 62
돈이라는 문제 28 64
돈이라는 문제 29 66
돈이라는 문제 30 68
돈이라는 문제 31 70
돈이라는 문제 32 72
돈이라는 문제 33 74
돈이라는 문제 34 76
돈이라는 문제 35 78
돈이라는 문제 36 80
돈이라는 문제 37 82
돈이라는 문제 38 84
돈이라는 문제 39 86
돈이라는 문제 40 88
돈이라는 문제 41 90
돈이라는 문제 42 92
돈이라는 문제 43 94
돈이라는 문제 44 96
돈이라는 문제 45 98
돈이라는 문제 46 100
돈이라는 문제 47 102
돈이라는 문제 48 104
돈이라는 문제 49 106
돈이라는 문제 50 108
돈이라는 문제 51 110
돈이라는 문제 52 112
돈이라는 문제 53 114
돈이라는 문제 54 116
돈이라는 문제 55 118
돈이라는 문제 56 120
돈이라는 문제 57 122
돈이라는 문제 58 124
 
■  본문에서
 
<돈이라는 문제ㆍ4>
 
원화와 달러화와 위안화와 엔화와는
전혀 환전되지 않는 개인화폐로
나는 하종오화(貨)를 만들겠다
 
내가 여럿, 가능하다면
나를 수천 명쯤 생겨나게 해서
한 동네를 이루게 될 때,
수천 명의 나는
하찮은 일을 하고서도
하종오화를 받아서
폼 나게 쓸 수 있다
 
시를 쓰는 나는 집안 청소하는 나에게
1,000하종오를 줄 수 있고,
청소하는 나는 길에서 짐을 들어주는 나에게
700하종오를 줄 수 있고,
짐을 들어주는 나는 나의 손자와 놀아주는 나에게
500하종오를 줄 수 있고,
나의 손자와 놀아주는 나는 시를 낭송하는 나에게
300하종오를 줄 수 있다
 
당신이 나에게 노래 한 곡을 불러준다면
나는 당신에게 1,000하종오를 지불할 것이다
당신이 나에게 1,000하종오를 지불하면
나는 당신에게 그림 한 장을 그려줄 것이다
 
당신도 여럿, 가능하다면
당신을 수천 명쯤 생겨나게 해서
한 동네를 이루게 될 때,
하종오화하고만 환전되는 개인화폐로
당신화(貨)를 만들면 좋겠다
 
<돈이라는 문제ㆍ58>
 
한 도시에서 돈은
뭉치기도 하고
흩어지기도 하고
헤쳐 모이기도 한다
 
수많은 내가 끼리끼리 일하고 물건을 살 땐
내화(貨)가 되어 폼 나게 쓰이고 싶은 돈,
수많은 네가 끼리끼리 일하고 물건을 살 땐
네화(貨)가 되어 폼 나게 쓰이고 싶은 돈,
수많은 그가 끼리끼리 일하고 물건을 살 땐
그화(貨)가 되어 폼 나게 쓰이고 싶은 돈,
돈은 한 도시에서 폼 나게 돈을 증식하여
수많은 내가 사는 지역에선 폼 나게 내화로 돌아다니다가
수많은 네가 사는 지역에선 폼 나게 네화로 돌아다니다가
수많은 그가 사는 지역에선 폼 나게 그화로 돌아다니다가
수많은 나와 수많은 너와 수많은 그가 한 도시에서 어울리자
우리화(貨)로 단일통화가 되어버린다
 
지역화폐로 통용되는 우리화는
더욱더 많은 나를 한 도시로 이주하게 해서
더욱더 많은 너를 한 도시로 이주하게 해서
더욱더 많은 그를 한 도시로 이주하게 해서
우리에게 분배되어 있다가
나와 너와 그에게 서로 지불되고
우리에게 회수되고 만다
 
■  시인의 말
 
이 시집에 실린 연작시는 가장 비시적인 주제이며 소재인 돈에 관한 시이며, 돈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는, 그래서 돈을 벌고 써야 하는 사람들에 관한 시이며, 빈부와 흥망성쇠와 희로애락과 생사가 돈으로 조정되고 관리되는 한국사회에 관한 시이다.
돈에는 감정이나 생각이나 이념이 없으나 돈을 가진 자들에게는 감정이나 생각이나 이념이 있어, 돈을 도구나 수단이나 방법으로 삼아 돈을 가지지 않은 자들을 돕거나 괴롭히거나 외면한다.
가족의 음식과 의복과 거처를 장만하려면 돈이 있어야 하고, 외출이나 여행을 하려면 돈이 있어야 하고, 책을 구매하려면 돈이 있어야 하고, 아! 이 시집 <돈이라는 문제>를 사서 읽으려 해도 돈이 있어야 한다.
이러한 돈에 대한 이 시들을 쓰기 전까지 나는 왜 돈을 가장 비시적인 주제이며 소재라고 단정했을까? 돈과 관련된 언어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돈 있는 자가 돈을 의롭게 이롭게 쓰지 않는다면 돈이 없는 자와 같다.
 
■  추천사
 
하종오의 화폐 시편은 시와 가장 거리가 멀어 보이는 돈을 시적인 것의 한복판으로 불러들인다. 시와 돈은 태생적으로 불화해왔다. 시는 돈과 멀어질수록 더욱 빛나 보였고, 돈은 시와 반대 방향의 힘으로만 움직이는 듯했다. 시인은 한국에서 가장 돈을 못 버는 직업의 상징이 되어 있으며, 돈은 부자의 상징이 되어 있다. 그럼에도, 그 때문에, 하종오의 화폐 시편은 모든 사람의 삶과 그 희로애락을 상징하는 기호로서 돈을 언어화하고자 한다.
시는 인간과 인간 사이, 인간과 세계 사이를 새롭게 연결하려고 또다시 시도해보는 언어 아닐까. 그러므로 현재의 인간과 세계 전체를 이미 연결시키고 있는 화폐는 중요한 시적 언어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한국문학사에서 자본의 축적과 착취 문제를 다루며 인간을 계급이라는 집단으로 묶는 시는 많았다. 그러나 “내화(貨)”와 “네화(貨)”가 발행되고 유통되어 “우리화(貨)”로 분배되고 교환될 수 있다는 시적 상상력에서 극단적으로 드러나듯이, 자본 대신 화폐에 주목하는 하종오의 시편은 화폐와 얽혀 있는 삶의 모습들 하나하나가 얼마나 시적인지를 언어화한다. 동시에 화폐의 상상력은 국경으로도 한정될 수 없는 인간 생존의 보편적 신성함까지 표현해내는 것이다. - 홍승진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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