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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으로서의 문학

출판일 2017-12-05
저역편자 조영일
출판사 도서출판 b
가격 12,000
도서규격 199쪽 | 126 X 210mm
ISBN 979-11-87036-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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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발행하며

 
“대통령되기보다 어려운 전업작가, 하지만 넘쳐나는 문학지망생”
<직업으로서의 문학>은 <가라타니 고진과 한국문학>, <한국문학과 그 적들>, <세계문학의 구조>라는 평론집과 가라타니 고진의 번역자로서 유명한 조영일이 6년 만에 발간하는 문학에세이집이다.
“문학은 직업일 수 있는가?” 다소 엉뚱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오늘날 문학가나 문학 지망생들에게는 어떤 의미에서 “문학이란 무엇인가?”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질문일 수 있다. 왜냐하면 “문학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는 문학의 상품적 성격과 그것을 생산하는 주체(작가)가 괄호에 넣어져 있는 데에 반해, “문학은 직업일 수 있는가?” 하는 질문은 ‘상품으로서의 문학’이 가진 의미와 그것을 파는 작가에 대한 실존론적 물음이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문학으로 생계를 해결하기가 매우 힘들다. 먼저 독서시장이 작다. 이는 단순히 출판시장이 작다는 의미도 있지만 그보다는 독서층이 얇다는 의미다. 다음은 그런 독서인구조차도 대부분 한국문학이 아닌 외국문학(특히 일본문학)을 읽는다는 사실이다. 문제는 이런 현상이 일시적인 문제가 아닌 구조적인 문제라는 데에 있다. 지난 20여 년간 창작자나 문예지에 대한 많은 공적 지원이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사정이 나아지기는커녕 더욱 나빠진 것은 그 때문이다.
이런 현실을 어떤 소설가는 전업작가 되기가 대통령이 되는 것만큼 어렵다고 쓴 적이 있다. 흥미로운 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학 지망생들이 넘쳐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신춘문예의 경우 매년 투고자가 증가하고 있다. 왜 이런 모순적인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어떤 이들은 이런 상황을 한국문학의 희망으로 간주하기도 하지만, 그에 동의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한국에서 ‘직업으로서의 문학’은 출판시장(작품을 출간하고 독자가 읽는)보다 교육시장에 편중되어 있으며, 실제 교육 시장에 비하면 출판 시장이란 한줌에 가깝다. 그런데 교육 제도란 그 한줌(창작을 해서 작가로서 생계를 해결할 수 있다)에 대한 환상에 의해 유지되고 있다. 그리고 모든 제도가 그러하듯 문학교육에서도 중요한 것은 냉철한 현실 인식보다는 제도의 유지와 지속이다.
 
“언제부터 문학은 직업이 되었나”
그런데 “문학은 항상 직업이었을까?” 이상한 질문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과거를 돌아보면 그렇지만도 않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문학이 직업으로서 명확히 인식된 것은 아주 최근이다. 즉 이전에는 돈을 버는 것이 문학의 주된 목적이 아니었다. 그럼 당시 문학인들은 무엇을 위해 문학을 했던 것일까. 지금의 관점에서는 의외일지 모르지만 훌륭한 작품을 남기기 위해서였다. 따라서 당대의 즉각적인 반응(바꿔 말하면 인기나 판매)에 크게 얽매이지 않았고, 상품성과 문학성은 엄격히 구분되어 이야기되었다.
하지만 80년대가 되면 사정이 크게 바뀐다. 1970년대의 문학적 성공이 ‘중산층 생활을 간신히 유지’하는 정도였다면, 1980년대의 문학적 성공이란 입신출세이자 월급쟁이로는 불가능한 부를 얻는 것을 의미했다. 하지만 여전히 ‘문학=직업’(문학으로 부를 축적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은 여전히 남아있었다. 그러던 것이 90년대에 들어서자 문학의 사회적 역할이 축소되면서 ‘직업으로서의 문학’이 일반화되기 시작한다. 그런 결과 80년대의 경우 상품성은 항상 대중과의 야합으로 의심받았지만, 90년대의 상품성은 문학성의 증거로서 받아들여지게 된다. 즉 오늘날 유통되는 ‘직업으로서의 문학’이라는 관념은 바로 이 시기에 형성된 것이다.
 
“직업으로서의 문학을 고찰한다는 것”
‘직업으로서의 문학’에 대해 고찰한다는 것은 성공한 문학가의 성공담을 확인하거나 성공한 문학가의 가계부를 엿보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그것은 문학을 한다는 것과 생활을 한다는 것 사이의 거리를 성찰하는 일이자 문학적 자존심과 생계라는 현실 간의 균형을 가늠해보는 일이다.
 
■  지은이 소개
 
조영일
문학평론가. 2006년 「비평의 빈곤: 유종호와 하루키」를 <문예중앙>에 발표하며 비평활동을 시작했다. 지금까지 <가라타니 고진과 한국문학>(2008), <한국문학과 그 적들>(2009), <세계문학의 구조>(2011)를 쓰고, <세계사의 구조> 등 12권의 가라타니 고진의 저작과 아즈마 히로키의 <존재론적, 우편적> 등을 번역했다. 일본의 문예지 <문학계>, <겐론>, <스바루> 등에 비평이 소개되었고, <세계문학의 구조>가 이와나미서점(岩波書店)에서 단행본으로 나왔다.
 
■  차례
 
서문...7
 
1. 직업으로서의 문학…13
2. 비평가의 길…37
3. 문학과 국가…67
4. 문학과 도둑…83
5. 한국문예지개조대강…99
6. 헬조선을 둘러싼 모험…129
7. 문단-내-성폭력은 없다…151
8. 도서정가제에 대하여…165
9. 작가선언을 권함…173
10. 셰익스피어를 거부한 사내…185
 
■  본문에서
 
“작가들이 글을 써서 먹고살 만해진 것은 언제부터일까요? 즉 ‘직업으로서의 작가’(전업작가)는 언제부터 등장한 것일까요? 저는 그것을 1980년대라고 봅니다. 물론 이청준, 최인호, 황석영 등이 본격적으로 활동하는 1970년대가 되면 소위 문학으로 먹고사는 것이 가능해지기는 합니다. 하지만 세속적인 관점에서 보았을 때, 그들의 성공은 제한적이었습니다.”(24쪽)
 
“90년대에 들어서서 사회운동의 도구로서의 문학의 역할이 축소되거나 소멸되자 ‘직업으로서의 문학’이 일반화되기 시작합니다. 그것을 가능하게 한 것은 90년대 초반을 풍미한 소위 ‘후일담문학’이라 할 수 있는데, 표면적으로 그것들은 80년대의 시대정신(정치적 문학)에 대한 반성 내지 비판이라는 형태를 취하고 있었지만, 실은 ‘상품으로서의 문학’에 대한 투항이었습니다. 신경숙과 공지영이 바로 그것을 대표하는 작가들로, 이후의 한국문학은 그녀들의 영향력 아래에 놓이게 됩니다.(26쪽)
 
“‘직업으로서의 문학’이란 한마디로 문학으로 생계를 유지한다는 의미로, 한국에서 그것은 90년대에 들어서 비로소 성립했습니다. 어떻게 그것이 가능하게 되었던 것일까요? 그것은 두 가지 측면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첫째는 방금 이야기한 ‘상업성=문학성’이라는 공식입니다. (중략) 다른 하나는 문예창작과의 증가와 창작자의 교수화입니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데, 왜냐하면 80년대에 문학이 많이 팔렸다고 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일부 베스트셀러 작가에 한정된 이야기로, 대부분의 창작자들은 여전히 빈곤한 환경에 놓여 있었습니다. 그것은 문단의 평가를 받은 작가들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90년대 즈음부터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문예창작과는 그런 창작자들을 대거 대학에 흡수시켰습니다. 이런 문학인의 집단취직은 매우 특기할 만한 문학사적 사건이 아닐 수 없습니다. 수백 명의 생계문제가 일시에 해결되었기 때문입니다.”(29-30쪽)
“순문학은 예나 지금이나 많이 팔리지 않습니다. 운 좋게 팔려도 겨우 중산층의 삶을 유지하는 정도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를 문학하기 좋았던 시절로 회상하는 것은 ‘상품성=문학성’이 상식으로 통하는 지금의 관점(90년대에 시작되어 2000년대에 고착된)을 과거에 역투사하기 때문입니다.”(32쪽)
 
“작가들이 경제적으로 여유로워지면 정말 좋은 작품이 나올까? 정말이지 심각하게 묻고 싶습니다. 만약 그에 대한 확신이 없다면, 더 이상 문학인들을 지원해서는 안 됩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말 그대로 특혜에 지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세상에는 문학인들보다 더 힘들게 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분명히 이야기하지만, 지난 100여 년간의 한국문학사에서 지금처럼 문학가들이 잘 먹고사는 때가 없었습니다. “무슨 소리냐?”고 벌컥 하시는 분도 있을 텐데, 사실이 그러합니다. 그저 창작만 해서는 살기가 힘들 뿐입니다. 그런데 사실 이것도 따지고 보면 옛날이 더 힘들었습니다. ‘문학으로 먹고살기’가 모든 문학가들의 로망이라고 한다면, 지금이 그 로망을 이룬 사람이 가장 많은 시기가 아닐까 합니다. 한국문학의 위기가 처음 감지되던 90년대, 당시 한국문학계에는 전례 없는 풍요로움이 찾아왔습니다. 그렇다면 그것은 도대체 어디서 온 것일까요? 답은 대학에서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문예창작과에 있습니다. 이 시기 신분이 불안했던 창작가들의 대학진출이 대거 일어납니다. (중략) 한국의 비평가들과 창작자들은 대학이라는 우산 아래서 신분보장은 물론 경제적 안정까지 확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85쪽)
 
“우리에게 경제적 관계란 곧 도덕적 관계이다.”(시마자키 도손) 이는 문학이란 국가의 보호대상이나 치부의 수단이 될 수 없으며, 그로부터 독립성을 유지했기에 문학가로서의 자존감을 유지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즉 어떤 의미에서 재야에서 겪는 소외감(쓸쓸함)이란 문학가라면 당연히 감당해야 하는 것이었습니다.”(94-95쪽)
 
“오늘날 작가가 작품을 써서 돈을 버는 것은 비판을 받을 일이 아닙니다. 도리어 크게 장려될 뿐만 아니라 팔리지 않는 작가는 아내에게서조차 작가 대접을 받지 못하는 시대이지요(간 큰 남자 현진건인 셈이죠). 하지만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이런 분위기는 비교적 최근에 생겨난 것으로, 일부 작가의 성공이란 다른 수많은 작가들의 희생에 의해 이루어진 것입니다. 그런데도 오늘날 성공한 작가들은 자신들의 상업적 성공을 문학적 성취로 착각하고 통장에 거액이 들어와도 어떤 위화감도 느끼지 않습니다. 도리어 자신들의 능력과 노력에 대한 정당한 대가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지금의 분위기에서는 어쩌면 그들이 옳을지도 모릅니다. 왜냐하면 결국 살아남은 자가 노력한 자이고 능력 있는 자이기 때문입니다. 확실히 경제적 관계가 곧 도덕적 관계인 셈이지요.”(97쪽)
 
■  지은이의 말
 
“이 책에서 다루는 문제는 특별히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처해있는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문학계에 있는 사람들이라면 모두가 느끼고 있는 것들입니다. 단 누워서 침 뱉기이기 때문에 애써 사고하기를 거부하고 있을 뿐이지요. 하지만 소위 문단 바깥에 있는 사람, 예컨대 문학 지망생이나 일반 독자들은 이런 사정을 모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작년에 부각된 지망생과 문인(학생과 선생) 간의 성범죄 문제도 이런 무지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취미로서의 문학’으로 충분히 만족하시는 분들이라면 이런 고찰에 흥미가 없을지 모릅니다. 설사 제도가 생산하는 환상 속이라고 해도 즐거움만 찾으면 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문학과 진지한 관계를 맺길 원하는 지망생과 상업적으로 성공하지 못한 대다수의 작가들에게는 이보다 더 중요한 문제도 없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먹고사는 문제이기 전에 자존심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문학을 직업으로 삼아 생계를 해결하는 방법을 가르쳐주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등단을 하고, 또 문단의 스타가 될 수 있는지도 알려주지 않습니다. 하지만 한국에서 문학을 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리고 한국에서 문학가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약간의 실마리는 줄 것으로 믿습니다. 세상에는 살아남는 것보다 슬퍼하는 것보다 중요한 일이 있으니까요.”

  1. 50년 후의 시인

    김수영과 21세기

    최원식, 유중하, 박수연, 김응교, 이영준, 유성호, 노혜경, 임동확, 김진희, 조강석

    2019-02-28

    양장본 | 375쪽

    2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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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엘 캐럴 지음ㅣ이윤일 옮김

    2019-02-27

    양장본 | 432쪽 | 152x224mm

    26,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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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거미남

    아케치 고고로 사건수첩 3

    에도가와 란포 지음ㅣ이종은 옮김

    2019-01-31

    336쪽 | 130 X 190mm

    1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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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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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곤자 다케시 지음ㅣ이신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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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양장본ㅣ152X 224mmㅣ432쪽

    2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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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아름다움과 정의로움에 대하여

    바리에테신서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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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01-15

    반양장본ㅣ126X210mmㅣ160쪽

    1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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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판고전 15

    사드 지음ㅣ이충훈 옮김

    2018-12-13

    반양장본 | 464쪽 | 130 X 190mm

    1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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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형구

    2018-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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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종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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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 회색빛 베어지다

    b판시선 026

    박선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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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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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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