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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과 울음의 순서

시리즈 b판시선 014
기타사항 2017 세종도서 문학나눔 선정도서
출판일 2017-01-27
저역편자 하종오
출판사 도서출판 b
가격 9,000
도서규격 124 X 194 반양장, 143쪽
ISBN 979-11-87036-15-9
구매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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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발행하며

 
도서출판 b에서 출간된 하종오의 시집 <웃음과 울음의 순서>는 ‘육아 시편’이다. 이 시집은 시인의 외손녀가 태어나서 자라는 모습을 61편의 시들 속에 따뜻하게 담아내고 있다. 이 육아 시편들은 어린이의 시점을 취하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동시(童詩)와는 거리가 멀다. 그렇다고 이 시집이 아이를 독자로 삼고 있는 것도 아니다. 여기에 담긴 시편은 어른만의 시각으로는 인식하기 어려운 삶의 진실을 갈피갈피 담아낸다. 시인이 몸소 외손녀와 더불어 울고 웃는 과정 속에서 이 시집은 태어났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아기를 시로 다루는 경우에는 시적 화자가 언제 어디에 있는 누구인지 잘 보이지 않기 쉽다. 갓 태어난 아기를 시적으로 잘 표현한 작품이라고 할 수는 있어도, 구체적으로 어떠한 화자가 표현한 작품인지는 그리 뚜렷하게 드러나 있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아기라는 존재 자체가 워낙 ‘시적’이기 때문에, 적절한 비유와 상징을 사용하면 아기에 관한 시 한 편이 만들어질 수 있다. 그런데 하종오의 경우에는 분명히 아기를 주된 시적 소재로 다루고 있음에도, 시적 화자가 자리한 시간과 공간이 오히려 오롯하게 도드라진다. 언뜻 보기에 하종오의 육아 시편이 밋밋하고 메마른 것 같으면서도 우리에게 무언가 ‘시적인’ 느낌을 주는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이 육아 시편은 ‘하종오’라는 사람의 몸짓과 목소리를 체험시키기 때문이다. 화려한 비유나 자극적인 상징이 없다고 하더라도, 한 사람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시는 그 자체로 한 사람으로 느껴지기에 함부로 읽어치울 수 없는 작품이 된다.
하종오의 육아 시편은 자칫 소재주의에 머무를 위험을 넘어, 하종오식 리얼리즘의 면모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하종오의 육아 시편은 초로에 접어든 남성으로서, 여성의 몫으로 과도하게 짐 지워져 있는 육아 노동을 돕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하종오 시집 <웃음과 울음의 순서>속에는 볼 수 있는 만큼만 보는 사람이 있다. 시는 곧 사람이며, 거짓말로부터 자유롭고, 자유로우므로 시적이다.
 
 
■  지은이 소개
 
하 종 오: 1954년 경북 의성에서 출생했다. 1975년 <현대문학> 추천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벼는 벼끼리 피는 피끼리> <사월에서 오월로> <넋이야 넋이로다> <분단동이 아비들하고 통일동이 아들들하고> <정> <꽃들은 우리를 봐서 핀다> <어미와 참꽃> <깨끗한 그리움> <님 시편> <쥐똥나무 울타리> <사물의 운명> <님> <무언가 찾아올 적엔> <반대쪽 천국> <님 시집> <지옥처럼 낯선> <국경 없는 공장> <아시아계 한국인들> <베드타운> <입국자들> <제국(諸國 또는 帝國)> <남북상징어사전> <님 시학> <신북한학> <남북주민보고서> <세계의 시간> <신강화학파> <초저녁> <국경 없는 농장> <신강화학파 12분파> 등이 있다.
 
 
■  차례
 
수국 꽃 10
작명 12
해산어미 14
신생아실 밖에서 16
수유 18
유축 20
기저귀 22
놀소리 24
배냇짓 26
삼칠일 28
젖을 빨아먹는 소리 30
젖병 32
공갈젖꼭지 34
맘마 36
포대기 38
백일 40
엎치기 42
유모차를 타고·1 44
유모차를 타고·2 46
유모차를 타고·3 48
까꿍 50
즐거운 이모들 52
모빌 54
풀 먹인 홑청을 시친 요 56
입에 손을 넣고 빤다 58
둥이 타령 60
자장자장 61
치아발육기 62
외조모의 어르는 소리 64
두 손을 맞잡고 두 발을 포개고 66
목욕하는 저녁 68
아기를 안는 법·1 70
아기를 안는 법·2 72
아기를 안는 법·3 74
부채 76
젖먹이와 한때 78
보행기·1 80
보행기·2 82
웃음과 울음의 순서 84
애착 담요 86
첫 이유식 88
턱받이 90
귀둥이가 앉아 발을 잡고 논다 92
트림 94
어부바 95
목말 96
아기식탁의자 98
이유식 앞에서 100
같이 놀다·1 102
같이 놀다·2 104
같이 놀다·3 106
같이 놀다·4 108
나를 향해 입술을 투루루 떨었다 110
그림동화책 112
배밀이 114
먹고, 놀고, 자고 116
직립하기 위하여 118
숟가락 120
잠재우는 법 122
직립보행하기 위하여 124
특별한 날 126
 
ㅣ해 설ㅣ 홍승진 129
ㅣ후 기ㅣ 143
 
 
■  본문에서
 
<신생아실 밖에서>
 
신생아실 안 통유리창 앞으로
침대에 누운 갓난아기가 올 때마다
신생아실 밖 통유리창 앞에서
친척들이 탄성을 질렀다
갓난아기는 강보에 싸여 있었지만
세상에 제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사람과 사람 사이를 비집으려는지
고개를 돌리고 얼굴을 찡그리고
두 눈을 떴다 감았다 했다
친척들은 갓난아기에게서
자신과 닮은 이목구비를 찾았거나
아깃적 자신의 모습을 봤는지
또 더 크게 탄성을 질렀다
산모는 자신의 장점만
갓난아기한테 다 있으리라 믿는지
환한 미소를 지으며 가만있었다
외손을 보러 온 나는
그들 모두를 곁눈질하다가 그만
나도 모르게 갓난아기가 되었는지
못내 아무 말을 하지 못했다
 
* * *
 
<삼칠일>
 
딸이 미역국을 떠먹고
아기에게 모유를 먹이던 날에
나는 밥을 챙겨 먹고
신작시 초고를 썼네
 
딸이 아기에게 젖을 물리면서
몸에 도는 피를 새삼 느꼈을 날에
나는 낱말을 바꾸고 행을 나누다가
신작시를 탈고해서 되풀이 살펴보았네
  
아기를 품에 안은 딸과
신작시를 가슴에 품은 나는
날이면 날마다
서로 안부를 물었네
 
해산 중에 늘어난 골반을
딸이 원상태로 되돌려놓는 동안
아기가 자주 배냇짓한다고 말했고
시작詩作 중에 찾아온 낱말을
내가 한글사전 속에 되돌려 보내는 동안
신작시가 곧잘 읽히다가 만다고 말했네
 
 
■  시인의 말
 
외손이 태어난 뒤 바라보며 쓴 시들이다.
오래전 아들과 딸을 기를 때 이미 보았던 모습과 장면도 이 시들에 겹쳐 있다.
그때도 나는 오로지 시를 쓰고 있었는데 이런 영감이 떠오르지 않았다.
초로에 영유아에게서 시상을 얻는다는 건 경이로운 경험이다. 죽어감과 태어남의 교차 지점에서 느낄 수 있는 실감이기도 하다.
젊어서 이런 시들을 쓸 줄 알았더라면 나는 행간이 깊고 넓고 아늑한 시를 쓰는 시인이 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  추천사
 
시는 시인이 쓰는 것이다. 아기에 관한 시도 시인이 쓰는 것이다. 그런데 리얼리즘 시는 시인이 어떠한 시공간 속에서 어떻게 발화하고 몸짓하는지를 인식하는 데에서 비롯한다. 적어도 하종오식 리얼리즘의 시만은 지금까지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렇다면 아기에 관해서 쓴 리얼리즘 시에도 ‘시인이 쓰고 있다’는 의식이 들어 있어야 할 것이다. 하종오의 육아 시편이 지니는 첫 번째 특징은 ‘시인’이라는 입장에서 아기의 탄생과 성장을 바라본다는 점이다.
한국 현대시에서 아기에 관한 시가 그리 많은 편도 아니었지만, ‘시인’의 자의식을 직접 제시할 만큼 시적 화자의 위치와 태도를 거침없이 드러낸 경우가 또 있었을까? 분명히 시인이라 시를 썼을 텐데도, 정작 시 텍스트 안에서는 시인 아닌 행세를 태연하게 하지 않나? 그렇다면 그것은 얼마나 위선인가? 하종오의 육아 시편은 어찌 보면 너무나 당연하지만 정작 진솔하게 표현되기 어려운 시적 사유에서 태어난다. 그중 하나는 아기를 돌보고 그 경험으로써 시를 쓰는 시적 화자의 정체성이 ‘시인’이란 사실이다. 그런가 하면, 초로에 접어든 남성으로서, 여성의 몫으로 과도하게 짐 지워져 있는 육아 노동을 돕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하종오 시집 <웃음과 울음의 순서> 속에는 볼 수 있는 만큼만 보는 사람이 있다. 시는 곧 사람이며, 거짓말로부터 자유롭고, 자유로우므로 시적이다. -홍승진(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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