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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롤

원제목 La parole
시리즈 바리에테 신서 34
출판일 2021-12-15
저역편자 조르주 귀스도르프 지음 ㅣ 이윤일 옮김
출판사 도서출판 b
가격 14,000
도서규격 반양장ㅣ130 x 190mm l 200쪽
ISBN 979-11-89898-65-6 9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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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쉬르의 랑그 우위의 구조주의 언어학에 맞서는 실존주의 언어학”

 

 

 

1. 이 책의 소개

 

이 책 <파롤>은 조르주 귀스도르프의 La parole(Presses Universitaires de France, 1952, Paris)을 옮긴 것이다. <파롤>은 귀스도르프가 프랑스 일반 교양인에게 실존 현상학적 관점에서 언어철학을 소개하기 위해 쓴 책이다. 철학개론서의 모범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프랑스 철학자 앙리 뒤메리Henry Duméry는 이 책을 ‘작은 걸작un petit chef-d'oeuvre’이라고 상찬하기도 하였다. 귀스도르프는 에드문트 후설과 막스 셸러의 현상학, 그리고 하이데거, 키르케고어, 칼 야스퍼스 등의 실존주의 사상에 크게 영향을 받은 1930년대 프랑스 철학자 세대에 속한다. 따라서 귀스도르프의 철학은 사르트르, 메를로-퐁티, 폴 리쾨르의 실존주의적 현상학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전개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책의 제목은 그 책의 내용을 압축적으로 집약해 보여준다. 예컨대 전통적인 예술 규정에서는 마치 형용모순처럼 생각되는 제목인 부르디외의 <예술의 규칙>은 그의 아비투스 이론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탁월한 명명으로 보인다. 마찬가지로 귀스도르프의 <파롤>은 이미 그 제목만으로도 소쉬르의 랑그 우위 구조 언어학을 비판하겠다는 의도를 십분 담고 있다. 따라서 언어철학에 관심을 갖고 있는 독자들에게 이 책은 구조주의 언어학과 함께 실존주의 언어학을 병행하여 참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원어의 미묘한 뉘앙스를 살리기 위해 책 제목을 우리말로도 그대로 <파롤>로 표시했다.

 

  소쉬르의 <일반 언어학 강의>는 구조 언어학의 탄생을 알리는 기념비적인 저작이다. 소쉬르의 구조 언어학은 이후 로만 야콥슨, 레비-스트로스 등과 같은 후속 세대의 학자들을 통해 구조주의라는 철학 사조 또는 방법론을 탄생시켰다. 이때 구조주의는 의식, 시간, 역사성의 범주에서 맴돌고 있었던 현상학이나 실존철학의 주체 중심적 사유에 반대해서 주체의 해체라는 기치를 높이 들었다. 구조주의는 인간 중심적 주체가 사실은 무의식적 보편 구조의 산물이며, 따라서 인간의 모든 행위는 그로부터 독립된 구조에 의해 고유한 자리와 의미가 부여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소쉬르에서 출발한 구조주의 사조가 맹위를 떨치고 있던 1950년대 프랑스에서 주체의 죽음을 역설하는 귀스도르프는 <파롤>을 통해서 실존 현상학자의 한 사람으로서 실존적 주체로서 ‘말하는 인간Homo loquens’의 지위를 회복시키고자 분투한다.  

 

  귀스도르프에게 언어는 자기의식에로 옮겨진 인간 존재로서, 말mot의 출현은 인간의 주권을 드러내는 중요한 사건이다. 인간은 세계와 자기 사이에 말이라는 그물을 설치하고, 그것에 의해 주인이 된다. 따라서 인간이 세계 속에 온다는 것은 말을 해가기 시작한다는 것prendre la parole이고, 자신의 실존적 경험을 담론의 세계로 변형시키는 것이다. 이때 낱말의 효력은 구조 언어학에서처럼 객관적인 기호가 아니라 의미의 지표라는 사실에 신세 지고 있다. 이름은 현실을 결정화하되, 사람의 태도에 따라 현실을 간결하게 표현한다. 즉, 각 낱말은 상황의 낱말이고, 나의 결정에 따라 세계 상태를 요약하는 낱말이다. 이처럼 낱말의 차원에서만 보아도 언어는 그것을 작동시키는 개인의 주도권보다 먼저 존재하지 않는다. 기존의 랑그는 언어적 활동을 전개하는 뼈대만을 제시할 뿐이다. 그렇다면 언어에 대한 반성은 파롤 안에서 자기주장의 양태로 있고, 또 세계 속의 거주의 양태로 있는 인간적 현실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문제는 언어 그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말하는 사람의 문제라는 것이다. 이것은 파롤을 삼인칭인 객관적인 체계로서가 아니라 개인적인 기획인 것으로 고찰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2. 지은이 소개

 

■ 조르주 귀스도르프(Georges Gusdorf, 1912~2000)

귀스도르프는 파리고등사범학교와 소르본느대학교에서 철학을 공부하고, 철학교수 자격을 획득하였다. 스트라스부르그대학교, 캐나다의 라발대학교, 미국의 텍사스주립대학교(오스틴)와 캐나다 몬트리올의 HEC에서 가르치기도 하였다. 스트라스부르그시에는 귀스도르프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그의 이름을 딴 거리명이 있다. 주요 저서로는 <자아의 발견La Découverte de soi>(1948), <희생이라는 인간 경험L'expérience humaine du sacrifice>(1948), <도덕 실존론Traité de l'existence morale>(1949), <파롤La parole>(1952), <신화와 형이상학Mythe et métaphysique>(1952), <형이상학론Traité de méta physique>(1956), <인문과학 서론Introduction aux sciences humaines>(1960; 1974), <인문과학과 서구 사상Les Sciences humaines et la Pensée occidentalle>(1964~1988) 등이 있다. 

 

■ 이윤일

숭실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철학과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가톨릭관동대학교에서 VERUM교양대학 교양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의미, 진리와 세계>, <논리로 생각하기 논리로 말하기>, <언어철학연구 II>(공저), <논리교실 필로지아>(공저), <현대의 철학자들>, <논리와 비판적 사고>(공저)를 낸 바가 있으며, 번역서로는 <콰인과 분석철학>, <철학적 논리학 입문>, <철학적 논리학>, <인간의 얼굴을 한 윤리학>, <마이클 더밋의 언어철학>, <진리와 해석에 관한 탐구>, <예술철학>, <포스트모던 해석학> 등이 있다. 논문으로는 「후기 마이클 더밋의 철학과 실재론―반실재론의 분류」, 「합리성과 상대주의」, 「퍼트남의 실용적 실재론」 외 다수가 있다. 

 

 

3. 차 례

 

1장 정의 7

2장 인간 세계로 넘어가는 문턱으로서의 파롤 9

3장 파롤과 신들: 언어의 신학 21

4장 파롤과 철학자들 33

5장 인간적 현실로서의 파롤 53

6장 만남으로서의 파롤 69

7장 의사소통 87

8장 표현 97

9장 의사소통의 진정성 109

10장 파롤의 세계 129

11장 말하는 인간 137

12장 파롤의 고정 기술 151

13장 파롤의 도덕을 향하여 163

 

    옮긴이 후기 177

 

 

4. 본문에서 

 

  출발점에서부터 언어는 자아와 타인 간의 만남의 경계선을 표시한다. 그리고 말을 하기에 앞서서 기존의 말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언어는 오랫동안 자아가 타인에게 의존하고 있다는 것을 정당화해 줄 것이다. 게다가 일상적 의미와 개인적 주도 행위 간의 세력 투쟁은 결코 그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인간 파롤의 사용 한계를 정의해준다. 만일 내가 말을 한다면, 그것은 나 자신보다는 타자를 위해서 말하는 것이다. 나는 타자에게 말을 걸기 위해, 나 자신을 이해시키기 위해 말을 한다. 파롤은 여기서 이음줄trait d'union과 같은 것이다. 그러나 타자가 나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나의 언어는 그의 언어이어야 한다. 그것은 나보다 타자에게 더 우선권을 주어야 하며, 이해되면 될수록 그것은 더욱더 공통분모이지 않으면 안 된다. 타자들은 나에게 말하는 것을 가르쳤고, 나에게 파롤을 주었다. 그러나 그렇게 함으로써 타자들은 아마도 나의 원래의 목소리를, 약하면서도 느리게 자유로워지는 원래의 목소리를 억눌렀을 것이다. 언어, 그것은 타자라고 말하는 것은, 우리가 어린 시절부터 기존 언어의 강요된 상투적 표현에 복종해서 갇혀 지내고 있다는 것을 다시 긍정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우리가 보았듯이 파롤의 발명은 인류의 지배권을 확립해주었는데, 일종의 역설적인 전도에 의해, 개인은 파롤의 이 휘황한 발명의 이점을 빼앗긴 채로 있다. 외견상으로 그것은 모든 사람의 발명이지만, 그러나 어느 누구의 고유한 발명도 아니다. 그것은 우리들 각자에게 발걸음을 맞추게 함으로써, 타인과 강제로 동조하게 함으로써 나타났던, 말하자면 결정적인 소외에 의한 발명인 것이다. 

따라서 인간 파롤의 근본적인 이율배반은 타인에 대한 탐색이면서 동시에 주체의 주장인 것으로 표현된다. -(72~74쪽) 

 

  쓰기와 읽기는 우선은 특권 계급의 전유물이다. 구술된 랑그와는 뚜렷하게 구별되는, 쓰여진 랑그를 사용할 줄 아는 식자들이 하나의 엘리트를 형성한다. 왜냐하면 방드뤼예가 말하듯이, “사람들은 결코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대로 쓰지 않는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쓰는 대로 쓴다(또는 쓰려고 한다).(<언어>, 389쪽) 통속적인 랑그는 결코 문자의 품격을 갖출 수 없다. 오늘날에도 스타일의 탐구는 문어la langue écrite의 특징적인 표시이며, 가장 짧은 편지도 우리로 하여금 결코 좌담에서는 나타나지 않는 꾸민 듯한 표현에 의존하게끔 한다. 이슬람 국가에는 쓰는 데 사용하기 위한 죽은 랑그인 문어 아랍어가 있으며, 쓰지는 않고 말하는 데 쓰이는 방언 아랍어가 있다. 얘기해 보자면, 우리들의 시대에도 발레리와 같은 작가가 그의 책에서 18세기의 문어를 전해주었는데, 이 랑그는 그 시대 때부터 구어langue familière와 아주 뚜렷하게 구분되는 것이었다. 그래서 문자의 귀족적인 성격이 유지되는 것인데, 이 성격이 우리에게 고어체와 관습체를 강요하는 것이다. 마치 종이와 펜대에 의존하는 것이, 말하고 있는 의식과는 구별되는 또 다른 의식을 우리 안에 불러 모으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문자는 아무나 누리는 특권이 되지는 못했었다. 그것은 어쨌든 서방에서 현대인의 최저 생계비에 속한다. 왜냐하면 오늘날 여전히 전체 인류 중에서 대다수는 문맹이라고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16세기에 새로운 기술적 혁명이 인쇄술의 발명과 함께 일어난다. 이 혁명은 수공업 시대에서부터 산업 시대에까지 지적인 삶을 운반함으로써 정신적 실존의 조건을 급격히 변화시켰다. 그 후로 쓰기와 읽기는 누구나 다 갖고 있는 역량이 된다. 활자화된 종이의 소비는 그 활용 기술이 완전해짐에 따라 계속 증가하고 있고, 그 결과 오늘날 인류는 잠재적인 부족, 전적인 신문지의 부족으로 헐떡거리고 있다. 16세기에서부터 책의 보급은 기초 교육의 덕분으로 각 사람에게 직접 진리에 접근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한다. -(본문 155~156쪽)

 

 

5. 지은이의 말

 

기존에 번역되어 나와 있는 귀스도르프의 책을 읽다가, 선입견과는 달리 이분이 마이너리티 철학자가 아니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이분을 더 공부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어 다른 저서들을 살펴보니, 내 세부 전공인 언어철학과 맞닿을 것 같은 책인 <파롤>이 눈에 띄었다. 책 제목이 암시하는 것처럼, 구조 언어학에 대한 비판적 내용을 담고 있다는 대략적인 소개에 마음이 이끌렸다. (…) 실존 현상학의 관점에서 언어만을 주제로 삼아서 접근한 책은 우리나라에서도 그리 많이 소개되지 않은 걸로 알고 있다. 이 책이 기존 분석철학 위주의 언어철학을 보완해주는 입문서의 역할을 해줄 것을 기대해본다. 대체로 까다로운 철학책을 읽는다는 것은 일정 수준 정신의 경지에 도달해 계신 분들의 체험일 것이기에, 소수일 독자층에게 경의를 표한다.-(<옮긴이 후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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