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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실격

원제목 人間失格(1948)
출판일 2018-08-01
저역편자 다자이 오사무 지음ㅣ정수윤 옮김
출판사 도서출판 b
가격 9,000
도서규격 151쪽 | 120 X 180mm
ISBN 979-11-87036-61-6
구매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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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발행하며

 
일본에서 가장 많이 읽히는 작가이자 일찍이 김승옥이 만약 그의 작품을 읽지 않았다면 소설을 쓸 생각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고백한 작가, 다자이 오사무의 대표작 ≪인간 실격≫이 문고판의 형태로 다시 나왔다. 
 
다자이 사후에 출간된 이 작은 책은 70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젊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으며 ‘청춘의 서書’로까지 평가받아 왔는데, 올해 사후 70주년을 맞이하여 다시금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그의 수많은 작품 중에서 유독 ≪인간 실격≫이 여러 번 번역되고 널리 읽히는 데에는 나름 이유가 있는데, 그것은 청춘시절에 겪게 되는 방황과 우울을 이 작품만큼 때론 예리하고 때론 따뜻하게 묘사하고 있는 소설도 없기 때문일 것이다. 
≪인간 실격≫은 다자이가 죽기 한 달 전 탈고한 작품으로 다자이의 자전적 면모가 고스란히 담긴 작품이다. 이즈음에는 폐결핵이 도지고 불면증도 심해 건강이 매우 좋지 않았지만, 이 작품을 반드시 완성시키겠다는 의지로 집필에 매달렸다. 
≪인간 실격≫의 주인공 오바 요조는 초기작 「어릿광대의 꽃」(≪만년≫에 수록됨)처럼 다자이 자신을 모델로 한 것이다. 소설 속 요조의 삶은 사실과 허구, 그리고 전해들은 이야기 등이 얽히고설킨 ‘구성된 삶’으로, 다자이의 실제 경험과는 차이가 있다. 1948년 6월 13일 강으로 뛰어든 다자이는 ≪인간 실격≫에 대한 독자들의 반응을 알지 못한 채 세상을 뜬다. 이후 ≪인간 실격≫은 사후에 출간된 전집의 한 권으로 비로소 세상에 나온다. 
 
다자이 오사무의 소개와 연구를 라이프워크로 생각하는 번역가 정수윤 씨가 다자이 오사무의 전 작품의 번역을 완간한 후 이번에 새롭게 펴내는 ≪인간 실격≫은 몇 년 전 완간된 ≪다자이 오사무 전집≫ 제9권에 수록된 것을 읽기 쉽게 전체적으로 다시 다듬고 새롭게 해설을 붙인 책으로, 전집판과는 또 다른 맛을 느낄 수 있어 다자이 오사무 팬뿐만 아니라 문학을 사랑하는 모든 분에게 뜻깊은 선물이 될 것이다. 
 
그리고 “부끄러움 많은 생애를 보냈습니다”로 시작하는 이 수기의 첫 문장처럼, 작가 자신의 수치와 악덕을 고스란히 세상 밖에 선포하는 이 작품은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회, 부끄러움을 모르는 세상을 사는 인간들에게 여전히 날카로운 칼로 다가올 것이다. 
 
■  지은이 소개 
 
다자이오사무太宰治
1909년 일본 아오모리 현 북쓰가루에서 태어났다. 본명은 쓰시마 슈지津島修治. 1936년 창작집 ≪만년≫으로 문단에 등장하여 주옥같은 작품을 많이 남겼다. 특히 ≪사양≫은 전후 사상적 공허함에 빠진 젊은이들 사이에서 ‘사양족’이라는 유행어를 낳을 만큼 화제를 모았다. 1948년 다자이 문학의 결정체라 할 수 있는 ≪인간 실격≫을 완성하고, 그해 서른아홉의 나이에 연인과 함께 강에 뛰어들어 생을 마감했다. 일본에서는 지금도 그의 작품들이 베스트셀러에 오르거나 영화화되는 등 시간을 뛰어넘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정수윤
경희대학교를 졸업하고 와세다대학교 문학연구과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지은 책으로 ≪모기 소녀≫, 옮긴 책으로 <다자이 오사무 전집> 1권 ≪만년≫, 4권 ≪신햄릿≫, 7권 ≪판도라의 상자≫, 9권 ≪인간 실격≫,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문예적인, 너무나 문예적인≫, 미야자와 겐지 ≪봄과 아수라≫, 나가이 가후 ≪게다를 신고 어슬렁어슬렁≫, 오에 겐자부로 ≪읽는 인간≫, 이노우에 히사시 ≪아버지와 살면≫, 다케히사 유메지 ≪사랑하지도 않으면서≫, 미즈노 루리코 ≪헨젤과 그레텔의 섬≫, 일본산문선 ≪슬픈 인간≫ 등이 있다. 
 
■  차례 
 
서문 7 
 
첫 번째 수기 11 
두 번째 수기 28 
세 번째 수기 80 
 
후기 150 
작품 속에 인용된 시 전문 155 
옮긴이 후기 159 
다자이 오사무 연표 164 
 
■  본문에서 
 
“부끄러움 많은 생애를 보냈습니다. 
 
저는 인간 생활이라는 것을 종잡을 수가 없습니다. 저는 도호쿠東北 지방 시골 마을에서 태어났기에, 기차를 처음 본 것도 꽤 크고 나서였습니다. 역 안에 있는 구름다리를 오르락내리락하며 그것이 선로를 건너기 위해 만들어진 것인 줄은 까맣게 모르고, 그저 역내를 외국의 놀이동산처럼 복잡하게 꾸며 즐겁고 멋스럽게 만들기 위한 시설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그것도 꽤 오랫동안 그렇게 믿었습니다. 구름다리를 오르내리는 게 제겐 몹시도 세련된 놀이라, 철도 서비스 가운데서도 가장 쓸 만하다고 여기고 있었는데, 나중에 그게 그저 승객들이 선로를 건너기 위한 대단히 실리적인 계단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고 졸지에 흥이 가셨습니다.”(11쪽)  
 
“저는 공복이 무엇인지 알지 못했습니다. 아뇨, 그건 제가 의식주 걱정 없는 집에서 자랐다는 뜻이 아니라, 그런 빤한 뜻이 아니라, ‘공복’이라는 감각이 좀처럼 와 닿지 않았다는 말입니다.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저는 배가 고파도 그걸 깨닫지 못했습니다.”(12쪽) 
 
“요컨대 저는 인간의 삶이라는 것을 아직 전혀 모른다, 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행복을 바라보는 저의 관점과 세상 사람들의 관점이 완전히 엇갈리고 있다는 불안, 저는 그 불안으로 밤마다 뒤척이고 신음하다 거의 미치기 직전까지 간 적도 있습니다. 제가 과연 행복할까요. 어려서부터 행복한 녀석이란 소리를 자주 들었는데, 저는 제가 있는 곳이 늘 지옥 같았고, 오히려 저를 행복한 녀석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저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훨씬 더 안락해 보였습니다.”(14쪽) “저는 옆 사람과의 대화가 거의 불가능합니다. 무슨 말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도무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어릿광대였습니다.”(14-15쪽) 
 
“뭘 갖고 싶으냐는 말을 들으면, 그 순간, 갖고 싶은 것이 없어졌습니다. 뭐든 상관없다, 어차피 날 즐겁게 해주는 물건 따위 이 세상에 없다, 그런 생각이 얼핏 드는 것입니다.”(19쪽) 
 
“여자는 남자보다 훨씬 더, 허물없이 익살을 즐기는 것 같았습니다. 남자들은 제 어릿광대짓을 보며 끝없이 낄낄거리지는 않았고, 저도 남자들 앞에서 혼자 신이 나 과하게 익살을 떨다가는 실패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반드시 적당한 때에 매듭을 짓고자 했지만, 여자들은 대충 끝내는 법이 없이 언제까지고 우스꽝스러운 짓을 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저는 그 지칠 줄 모르는 앙코르에 응하느라 녹초가 되곤 했습니다. 어찌나 잘들 웃어대는지요. 대체로 여자란, 남자보다 훨씬 더 집요하게 쾌락을 탐하는 것 같습니다.”(36쪽)  
 
“비합법. 저는 그것이 어렴풋이 즐거웠습니다. 오히려 마음이 편했습니다. 세상의 합법이라는 것들이 차라리 더 무서웠고, (거기서는 엄청나게 강력한 무언가가 느껴집니다) 그 구조를 알 길이 없었으며, 도무지 그 창문 없는 으스스한 방에는 앉아 있을 수가 없어서, 바깥이 비합법의 바다라 해도 그곳으로 뛰어들어 헤엄치다 이윽고 죽음에 이르는 편이 한층 더 마음 편할 것 같았습니다.”(53쪽) 
 
“마침내 우리는 결혼했고, 그로 인한 기쁨은 꼭 그렇게 거대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 뒤에 찾아온 슬픔은 처참하다는 표현이 부족할 만큼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습니다. 제게 있어 ‘세상’은, 역시 끝을 알 수 없을 만큼 무서운 곳이었습니다. 결코 한판승부 따위로 하나부터 열까지 다 정해지는, 그런 만만한 곳이 아니었습니다.”(117쪽) 
 
“지금 제게는, 행복도 불행도 없습니다. 그저, 모든 것은 지나갑니다. 제가 이제껏 아비규환으로 살아온 소위 ‘인간’ 세계에서, 오직 한 가지 진리처럼 여겨졌던 것은, 그것뿐이었습니다. 그저, 모든 것은 지나갑니다. 저는 올해로 스물일곱이 되었습니다. 흰머리가 눈에 띄게 늘어 사람들은 제가, 마흔이 넘은 줄로 압니다.”(149쪽)  
 
“그 사람 아버지가 나쁜 거예요.” 무심히 그렇게 말했다. “우리가 아는 요조는 참 순수하고 배려심도 많았는데, 술만 안 마셨어도, 아니, 마셨더라도……, 신처럼 착한 아이였습니다.”(154쪽) 
 
■  옮긴이의 말 
 
“인간은 어쩌면 필연적으로 무언가를 잃어버리기 위해 태어나는지도 모른다. 궁극적으로는 생명을. 탄생이 세상에 하나를 보태는 힘이라고 한다면, 죽음은 딱 그만큼을 세상에서 빼는 힘이다. 탄생은 플러스, 죽음은 마이너스. 본질적으로 우리는 플러스의 힘으로 이 땅에 내려와 마이너스의 힘을 향해 떨어져 내리고 있는 건 아닐까. 지금 이 순간에도. 
나는 오랜만에 이 책을 꼼꼼히 읽으며, 인간의 본성은 결국 비겁함이 아닐까 생각했다. 자신이 죄를 저지르고도 사탄의 유혹에 빠져 타락했다고 핑계를 대는 아담처럼, 요조는 그야말로 남의 핑계를 대며 시종일관 징징거리기 바쁘다. 내가 이렇게 타락한 건 약 때문, 일 때문, 호리키 때문, 여자 때문, 아버지 때문이야. 그런데 정말 이상한 건 그 다음에 일어났다. 나는 요조가 지닌 그 추잡한 인간의 본성에 치를 떨면서도, 그 모습을 바로 나 자신에게서 발견한 것이다. 나는 정말 소스라치게 놀랐으며, (몇 십 년 동안 쭉 내 안에 있는 성질이었음에도) 어느새, 남 탓을 하지 않게 되었다. 인생을 살면서 나 이외의 다른 무언가를 탓하지 않고 살기란 지극히 어려운 일이지만, 나는 오바 요조 덕에, 작가 다자이 오사무 덕에, 다행히 이를 터득하고 마흔을 맞게 되었다. 그러고 보니 작가 본인은 생전에 맞이하지 못한 그 나이. 영영 물속으로 가라앉아 투명해진 시간……. 이미 많은 분들이 다양한 형태로 이 배려심 많은 작가가 베푼 서비스를 즐겨왔을 테지만, 그중 이 책도 여러분의 하강 비행을 함께할 소중한 무언가가 되길 바란다.” 
 
■  추천사 
 
스무 살 무렵 ≪인간 실격≫을 읽으며, ‘요조’라는 두 글자가 나올 때마다 동그라미를 쳤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저는, 지금, 요조라는 이름으로, 노래를 만들고 또 부르고 있습니다. 지금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잘 모르겠는데, 모쪼록 저를 이해해주었으면 하고 바랍니다. 저는, 지금, 그저, 요조로 살아가는 삶이 정말 행복할 뿐입니다. - 요조(가수) 
 
좋아하는 작가는 여러 명 있지만 그중에 하나만 꼽으라고 한다면, 저는 주저 없이 다자이 오사무를 들 것입니다. 열네 살 때 ≪만년≫을 접한 이래 중고등학교 시절 전집을 즐겨 읽었고 그 후로도 몇 번이나 반복해서 읽고 있지만, 그때마다 새로운 무언가가 가슴에 와 닿습니다. 제게 다자이의 소설은 크리스트교 신자들의 성서와도 같아서, 책을 펼칠 때마다 작고 아름다운 기적이 일어나곤 합니다. - 유미리(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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