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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의 문학

시리즈 트랜스필 총서 5
출판일 2022-05-30
저역편자 송승환, 이진경, 진은영, 최진석 지음 ㅣ 송승환 엮음
출판사 도서출판 b
가격 14,000
도서규격 반양장본ㅣ130 x 190mm l 253쪽
ISBN 979-11-89898-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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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외부성에 대한 사유”

 

 

1. 이 책의 소개

 

   <수유너머104>의 인문학 연구자들이 기획하고 도서출판 b에서 출간하는 <트랜스필 총서> 5권으로 바깥의 문학이 출간되었다. 이 책은 문학의 언어가 생성되고 발명되는 ‘바깥’에 대한 사유를 서로 횡단하고 ‘바깥의 문학’에서 우정을 나눈 이진경, 진은영, 송승환, 최진석의 글을 모았다.

   사회학자이며 철학자인 이진경은 「세계의 바깥, 혹은 세계-외-존재의 존재론」에서 그의 형형한 철학에 대한 사유와 함께 시에 대한 사랑을 유감없이 드러낸다. 이진경은 우리가 세계-내-존재로서 갇혀 살지만, 그렇게 갇히기 이전에 이미 그 세계의 바깥에 있고, 갇혀서도 그 바깥에 있다고 말한다. 그는 릴케, 랭보, 페소아, 보들레르, 이원, 진은영, 송승환, 김행숙, 신해욱, 황인찬, 김언희 등의 시를 읽고 바깥에서 규정되지 않은 삶의 언어를 면밀히 분석한다.

   시인이자 철학자인 진은영은 「문학의 바깥, 삶의 바깥」에서 글을 쓰는 사람이 어떤 순간에 스스로가 지은 성스럽고 외떨어진 공간에 유폐된 듯한 이상한 기분에 휩싸이게 되는지, 그로 인해 바깥을 희망하게 되는지에 대해 말한다. 그는 글쓰기를 바라보는 심리학적 시선, 상처의 바깥, 작가가 된다는 것, 짐 자무쉬의 영화 <패터슨>(2016)이 보여주는 문학의 바깥, 탁월성 바깥의 문학으로서 아마추어 문학 등을 성찰하고 최종적으로 삶의 바깥을 사유한다.

   시인이자 문학평론가 송승환은 두 편의 글 「바깥의 시학」과 「바깥의 문학 혹은 순간의 현존」에서 릴케의 사물시와 이브 본느프와의 시를 읽는다. 「바깥의 시학」은 “저편 멀리”를 지시하고 저편에서 “이따금 이쪽을 바라보는 미소”의 언어. 말할 수 없지만 말해야만 하는 언어가 출현하는 공간. 그리하여 세계의 내면 공간과 “언제나 마주” 설 때, 침묵으로 흘러넘치는 언어. 그것이 릴케의 ‘바깥의 시학’이며 도시의 사물들을 구원하는 언어라고 말한다. 「바깥의 문학 혹은 순간의 현존」은 프랑스 현대 시인 이브 본느프와의 시집 두브의 운동과 부동에 대하여를 읽는다. 절대에의 추구라는 무한 ‘운동과 부동’, ‘미지의 진정한 장소’와 그 실재를 담지하려는 ‘언어의 시도와 실패’를 그려내는 시. 그것이 ‘지금-여기’ 바깥으로 향하는 이브 본느프와의 언어이다.

   문학평론가이자 인문학자인 최진석은 두 편의 글 「비인간, 또는 새로운 부족들의 공-동체」와 「탈인간을 위한 시-차들」에서 시와 소설을 아우르는 바깥에 대하여 질문한다. 「비인간, 또는 새로운 부족들의 공-동체」는 황정은 소설이 던진 물음들을 점검한다. 황정은 소설은 통념과는 ‘다른’ 방식으로 현실을 구성하는 비인간의 욕망과 힘에 대한 기록으로서의 글쓰기. 온갖 인간적 가능성이 파국에 이르고 소진된 이 시대, 곧 사이-시간을 살아가는 방법이  황정은의 문학임을 명증한다. 「탈인간을 위한 시-차들」은 코로나19의 대유행이 낳은 효과를 논의하면서 공동체의 연결성에 대한 긍정과 부정의 양상을 살핀다. 이장욱, 원성은, 류성훈, 성윤석의 작품을 분석하면서 인간 ‘바깥’을 보고자 하면서도 인간적인 것 ‘안’에 갇혀 있을 수밖에 없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 비인간에 대한 시적 탐문은, 그것이 지구 생태에 대한 것이든 정치적 공동체에 대한 것이든, 또는 사물 세계의 사변적인 것이든 인간과 비인간의 시-차들, 그 역설을 어떻게 담아낼 수 있느냐에 달려 있음을 사유한다. 

   그리하여 이 책에 실린 글들은 이름 붙일 수 없고 규정할 수 없는 ‘바깥’에 대한 사유의 실천들이다. 세월호 사건과 촛불 집회, 팬데믹처럼 단일한 의미로 정의할 수 없고 명징한 명제로 정리할 수도 없는 ‘바깥’에 대한 사유처럼 각각의 글들은 확고한 주제와 중심으로 환원할 수 없는 바깥에서 각자의 ‘바깥’ 사유를 전개한다. 글쓴이들은 그 바깥을 사유하고 공부하면서 서로 멀어지고 함께 빛나는 우정을 경험하였다. 이 책은 그 입장으로서의 바깥과 우정을 나눈 글쓰기의 결과물이다. 사랑스러운 별들로부터 멀어지며 빛나는 바깥에의 경험과 우정을 독자들과 나누고자 한다.

 

 

2. 지은이 소개

 

■엮은이 소개

송승환 시인. 문학평론가. 2003년 문학동네 신인상에 시가 당선, 2005년 현대문학에 비평이 신인 추천되어 등단하였다. 시적인 것과 정치적인 것의 전위와 언어 실험을 고민하면서 강의와 글쓰기를 수행하고 있다. 시집 드라이아이스 클로로포름 당신이 있다면 당신이 있기를, 비평집 측위의 감각 전체의 바깥 등이 있다. 계간 문학들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글쓴이 소개

이진경 사회학을 전공해 사회학 말고는 뭐든 한다고 주장하는 잡학자. 종종 사회학도 한다. 예술, 존재에 휘말리다 김시종, 어긋남의 존재론 불온한 것들의 존재론 코뮨주의 파격의 고전 노마디즘 철학과 굴뚝청소부 등의 책을 썼다.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기초교육학부에 소속되어 있다.

 

진은영 시인. 2000년 문학과사회 봄호에 시를 발표하면서 등단하였다. 시집 일곱 개의 단어로 된 사전 우리는 매일매일 훔쳐가는 노래와 천사들은 우리 옆집에 산다 니체, 영원회귀와 차이의 철학 문학, 내 마음의 무늬 읽기 등을 썼다. 한국상담대학원대학교에서 문학상담을 가르치고 있다.

 

최진석 문학평론가. 문학과 사회, 문화와 정치의 역설적 이면에 관심을 두면서 강의와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사건과 형식: 소설과 비평, 반시대적 글쓰기 사건의 시학: 감응하는 시와 예술 불가능성의 인문학: 휴머니즘 이후의 문화와 정치 감응의 정치학: 코뮨주의와 혁명 민중과 그로테스크의 문화정치학: 미하일 바흐친과 생성의 사유 등을 썼다. 계간 뉴래디컬리뷰 편집인이자 청색종이 문화/과학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3. 차 례

 

책머리에─입장으로서의 바깥 5

 

이진경─세계의 바깥, 혹은 세계-외-존재의 존재론 11

송승환─바깥의 시학 95

-릴케의 사물시

진은영─문학의 바깥, 삶의 바깥 119

최진석─비인간, 또는 새로운 부족들의 공-동체 157

-황정은 소설이 던진 물음들

송승환─바깥의 문학 혹은 순간의 현존 191

-이브 본느프와의 시집 두브의 운동과 부동에 대하여 

최진석─탈인간을 위한 시-차들 217

-거대한 연결의 시적 조건

 

 

4. 지은이의 말

 

  바깥은 미명의 어둠 속이며 무한한 우주의 심연에서 존재하는 모든 존재자들의 어떤 자리(la position)이다. 바깥은 어떤 이름도 붙일 수 없고 어떤 이름도 없이 온전히 스스로 ‘있음’으로 빛나는 것들의 자리이다. 바깥은 모든 법과 주체의 동일성의 원리로 통제되는 삶에 대한 ‘죽음의 선고’이며 죽어감과 되살아남이 동시에 발생하는 무無의 장소이다. 주체와 인칭(人稱)이 죽고 ‘비인칭(Impersonnalité)’과 ‘중성(Neutre)’(모리스 블랑쇼)이 되는 지점이다. 바깥에서 이름을 지닌 존재자들은 ‘~이다’의 규정성에서 풀려나와 ‘~이 있다’는 무규정성의 존재가 된다. 바깥은 이름 붙일 수 없는 것들에 대한 언어의 한계 속에서 마주하는 사물들의 범람이며 ‘있지 않음의 있음’, 그 사물들이 개시되는 세계이다. 의미가 비어 있는 중심이다. 일상의 기욤이 죽고 시인이 되는 시간, 기욤의 타자성이 실현되는 시간이다. “진정한 시는 법의 바깥에 있다”(조르주 바타유)는 것을 경험하는 글쓰기. 내가 말하는 것이 아니라 내 안의 ‘그’가 말하는 상태의 경험. 기욤이 시를 쓰는 것이 아니라 불현 어떤 미결정의 목소리에 붙들려서 매혹되고 ‘나’ 너머에 잔존하는 모든 것에 의해 시가 씌어지고 시를 받아쓰는 순간의 경험이다. 세월호 사건과 촛불 집회처럼 예상치 못한 사건으로 인하여 일상적 삶의 외부로 추방당하고 다른 삶을 살게 되는 경험이다. 삶과 작품을 구성하고 있는 것을 균열시키는 외부의 경험이다. 그리하여 바깥으로의 이행은 완전한 무(無)의 경험과 타자성의 글쓰기이며 규정된 삶의 의미를 전복하는 미학적이며 정치적인 실천이다. (엮은이_「책머리에」 중에서)  

 

 

5. 본문 속에서

 

  세계의 바깥은 어디에나 있다. 우주의 대기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나 세계의 바깥이 있다. 내 신체의 내부, 그 황야 같고 원시림 같은 내부에도 있다. 그것은 또 세계 안에도 있다. 그렇기에 세계의 바깥을 찾아 세계의 바깥으로 나가는 것은, 세계가 없는 곳, 사람들도 없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곳으로 나가는 것은 매우 어리석은 일이다. 그러나 사실 아주 흔히 일어나는 일이다. 그런 점에서 그런 바깥은 실은 바깥이 아니라 세계의 짝이라고, 세계의 그림자요 세계의 음각화라고 해야 한다. 죽음에서 생명의 바깥을 찾는 것은 누구나 하는 안이한 일이다. 죽음은 생명 안에 있고, 생명의 조건이다. 바깥은 어디에나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어디서든, 또한 누구든 세계의 바깥을 찾을 수 있고 그 바깥으로 나갈 수 있다. 어쩌면 세계의 바깥에 대해 말하는 것보다 더 어렵고 중요한 것은 그 바깥이 어디 따로 없음을, 어디에나 있음을 말하는 것 아닐까? (이진경, 51-52쪽)

 

700송의 시로 이루어진 힌두교 경전 바가바드 기타에 따르면 “인간은 아홉 개의 구멍이 뚫린 상처”이다. 영국 시인 프랜시스 톰슨은 또 이렇게 말했다(어느 소설가가 무척 마음에 들었는지 이미 자신의 소설에서 인용한 구절이다). “우리는 모두 타인의 고통 속에 태어나고/자신의 고통 속에 죽어간다.” 고통이나 불행으로부터 쓸 권리가 주어진다면 누구나 마음껏 글을 쓸 수 있다. 유년 시절이 불행하지 않았다고 해서 작가가 되지 못할까 봐 걱정할 필요는 없다. 불행과 고통은 늘 우리에게 차고도 넘친다. 그리고 앞서 말했듯이 우리는 쓰는 일을 통해 그것의 바깥으로 나가거나 적어도 바깥을 내다보게 된다. (진은영, 126-127쪽)

 

  대학에서 나는 독학자였다. 국문과 강의실에 앉아 있었지만 펼쳐 놓은 책은 외국 문학 관련 서적이었다. 우선, 랭보의 시를 김현의 번역과 다른 이준오의 번역으로 랭보 시선(책세상, 1990)에서 읽었다. 물론 원문과 대조하여 읽을 만한 프랑스어 실력이 여전히 없었기에 원문과 번역 사이의 간극을 직관과 상상력으로 채우면서 읽었다. 그리고 랭보의 ‘투시자(Voyant)’ 편지로 유명한 「폴 드므니에게 보낸 편지(1871. 5. 15)」를 읽었다. 

  나는 17살 랭보의 놀라운 문장이 전개하는 ‘경이(la merveille)’ 앞에서 오랫동안 머물렀는데, 그중에서도 “모든 감각들의 착란을 통해서 미지에 이르는 것”과 “나는 타자입니다”에서는 거의 정지 상태로 있었다. ‘미지(l'inconnu)’라는 낱말과 ‘타자(un autre)’라는 이름은 내가 줄곧 탐색해 온 ‘다른 삶’과 다른 것이 아니었다. 시인은 보이지 않는 세계를 투시하고 미지를 향해 나아가는 사람이라는 것과 ‘지금’의 ‘나’와 ‘다른’ ‘타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랭보의 편지를 통해 직감하였다. (송승환, 193쪽)

 

도스토옙스키의 지하생활자가 절규처럼 내뱉었듯 인간은 2×2=4라는 수학적 법칙을 벗어나는 존재이다. 2×2=5가 아무리 비합리적 오류라 해도, 그것을 믿고 행하고 싶다면 기어이 따르고 마는 존재가 인간이란 것이다. 만일 돌멩이와 인간이 그토록 건널 수 없는 차이를 갖는다는 점에 수긍한다면 당신은 여지없이 데카르트의 후예, 즉 근대인이라 할 수 있다. 영혼이 없는 순수한 물질로서의 자연은 기계론적 법칙에 종속되기에 예측 가능한 객체에 해당된다. 반면, 물질과는 달리 영혼을 지닌 인간은 예측 불가능한 주체이다. 이 도저한 ‘상식’을 어떻게 거절할 수 있을까? (최진석, 2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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