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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 사는 사람은 산이 되고

부제목 유승도 산문집
기타사항 2017 세종도서 문학나눔 선정도서
출판일 2016-11-30
저역편자 유승도
출판사 도서출판 b
가격 12,000
도서규격 반양장본ㅣ261쪽ㅣ145x210mm
ISBN 979-11-87036-13-5
구매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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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발행하며

 
도서출판 b에서 유승도 시인의 산문집 <산에 사는 사람은 산이 되고>가 출간되었다. 유승도 시인은 영월 망경대산의 오막살이에서 비탈 밭을 일구며 시를 쓰고 농사를 지으며 살아가고 있다. 구름이 휘감고 도는 높고 깊은 산중에서 시를 쓰고 농사를 지으며 까치집 같은 오두막에서 가족이 옹기종기 모여 세속적 욕심을 버리고 오순도순 살아갈 것만 같은데 시인은 산골살이가 그리 아름답거나 만만하지만은 않다는 실상을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시인의 산골 생활 20년이 어떤 것이었는지를 세세히 들려주면서 산골 생활이나 귀촌 생활 등에 대한 일반인들의 환상을 리얼하게 뒤집어 놓는다.
시인은 1997년에 영월 망경대산 중턱에 땅을 사서 그해 겨울에 쓰러져가던 오두막을 뚜닥뚜닥 손질하기 시작했다. 다음 해 봄에 막 백일이 지난 아이와 아내를 수리가 끝나지도 않은 집으로 들인 어수룩함이 말해주듯이 유승도 시인의 산골 생활은 처음부터 시련이었다. IMF사태 이후 일기 시작한 ‘귀농’이란 말에 어설프게나마 들어맞을 것 같은 가족이 시인의 가족이었다. 그런데 농사지으며 살겠다고 들어온 젊은이를 산촌 사람들은 반기지 않았다. ‘젊은 놈이 뭐 할 짓이 없어 들어왔나?’ 의혹의 눈길로 바라보았다. 글도 좀 쓴다고 하니 더욱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았다. 그러니 무엇이 제대로 되겠으며 글인들 마음에 들게 씌어질 수 있었겠는가?
 
물론 시인은 순박하고도 정감 넘치는 사람들을 찾아서 산촌에 들어간 것은 아니다. 어느 산 구석에 그런 사람들이 모여 살고 있으리라는 생각조차도 하지 않았다. 될 수 있으면 인위적인 삶을 멀리하면서 자연스런 삶을 모색해 보고자 들어갔던 것이다. 사람도 자연의 일부분에 지나지 않으니 말이다. 자신 또한 자연의 일부분으로써 기존의 모든 존재들과 평등한 세상을 꿈꿨다. 사람은 풀 한 포기나 나무 한 그루, 들쥐나 개미 한 마리와 다를 게 없다고 유승도 시인은 말한다. 나아가 굴러가는 돌이나 길가의 개똥까지도 사람과 별다를 게 없다고 얘기한다. 지구별에 사는 모든 존재는 다 별인 까닭이다.
 
유승도 시인에게 자연은 결코 세속과는 다른 안온하거나 유유자적할 수 있는 공간이 아니다. 그야말로 자연은 먹고 먹히는 치열한 삶의 격전지일 뿐이다. 하지만 그곳엔 지위의 높고 낮음이 없고, 비천하고 숭고함도 없다. 시인은 그러한 자연과 삶에 대한 태도를 토대로 한 삶을 꿈꾼다. 모든 존재들이 경쟁 속에서 살되 상대를 존중해주는 기초 위에 세워진 생활 공동체를 그는 바란다. 유승도 시인이 강조점을 찍는 부분이 바로 존중이다. 힘없는 사람 없이 힘 있는 사람 없고 먹히는 자 없이 먹는 사람 없다는 것. 그래서 가진 자는 가지지 못한 자에게 감사해야 하며 먹는 자는 먹히는 자에게 고마워해야 할 이유다. 감사하기 싫다면 그런대로 살아도 상관은 없다. 어차피 먹는 자 또한 먹히는 신세가 되고야 말 것이니까.
 
이러한 도저한 생각은 단순한 산골 생활에서가 아니라 자연의 한 부분으로 녹아든 삶에서 우러나오는 것은 아닐까. 아마도 시인은 산에 살면서 자연스레 스스로 산의 일부분이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런 생각이 시인 자신의 삶을 자급자족적인 방식으로 이끌어나가고 있는 듯하다. 그것은 어느 누구에게나 스스로의 삶이 당당해지기 위해서일 것이다. 자신이 먹을 것을 스스로 지어서 먹고만 산다면 어느 누구와 다투거나 눈치를 보지 않고 살고 싶은 대로 살 수 있을 것이라고, 그것이 인생이라고 시인은 말한다. 그런데 그렇게 마음대로 살기 위해선 자신의 목숨을 걸어야 할 때가 있을지도 모르며, 그는 그런 때가 오면 기꺼이 그렇게 하겠다고 한다. 그런 말을 믿고 믿지 못하고는 독자들의 판단일 수밖에 없는 일이다. 그런 이유만으로도 이 산문집을 읽어볼 작은 이유는 될 것이다.
 
■  지은이 소개
 
유승도
1960년 충남 서천 출생. 1995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에 시 「나의 새」 외 9편이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작은 침묵들을 위하여>, <차가운 웃음>, <일방적 사랑>, <천만년이 내린다> 등이 있으며, 산문집으로는 <촌사람으로 사는 즐거움>, <고향은 있다>, <수염 기르기> 등이 있다. 현재 강원도 영월 망경대산 중턱에서 자급자족적인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다.
 
■  차례
 
책머리에 5  
 
제1부
7월의 나무 그늘 아래 서면 수선화가 그리워진다 13
나를 돌아보며 나를 찾으며 17
사람은 어디로 가나 23
자연의 손길 28
우리네 33
집을 청소하면 왜 내 마음이 맑아질까? 38
죽음 혹은 헤어짐, 쓸쓸함에 대하여 43
바람아, 겨울엔 친하지 말자 49
빈 밭에 서서 한 해를 돌아본다 55
삭도 63  
 
제2부
막히면 막힌 대로 굽으면 굽은 대로 91
내몽골 메뚜기와 말 그리고 사람과 초원 111
나와 시 119
내 삶 속의 동물들 125
좋은 게 좋은 거라고 당신은 말하지만 134
보이지 않는 죽음을 본다 139  
 
제3부
5월의 나뭇잎, 현준이에게 147
풀벌레 우는 밤은 흔들리지 않고 흐른다 152
손님 158
재잘재잘 163
겨울 어귀에서 바라보는 두 가지 길 그리고 169
사과를 하지도 받지도 않는 사람들 173
애국자들이 너무나 많다 176
무심함이 흐르는 삶을 바라본다 179
나를 지키며 나아가는 삶 181
나는 무엇이고 너는 또 무엇인가? 186
영원으로 이어지는 한 번의 만남을 생각한다 199
은행나무의 웃음 203
문득 걷고 싶은 날 211
봄은 흐른다 215  
 
제4부
서로 다른 꽃이 핀다 221
가을로 가는 길목에 서서 227
저 새를 어찌 가둘 수 있으랴 235
파도소리 그리고 분봉 242 녹
음 속에 가을은 있다 245
흐름 249
좁쌀영감 255
오늘 하루를 바라보며 258
 
■  본문에서
 
농사를 축소했다. 세 사람 먹을 것만 짓기로 했다. 그리고 좀 더 많은 시간 동안 글을 쓰며 보내겠다고 마음먹었다. “남의 마을에 와서 공짜로 나무를 베어 때니 좋겠네.” 나무를 공짜로 땐다고 하는 마을사람의 말이 듣기 싫어 화목보일러도 연탄보일러로 바꾸었다. 그때부터 마을의 장례행사나 결혼식은 물론 일반적인 모임에도 가급적 참석하지 않았다. 나와 자연과 글에 집중하려 노력했다. 마을일에 협조하지 않는다며 뒷말을 하는 수군거림이 들려왔다. 그렇거나 말거나 신경 쓰지 않았다. 이 세계 전체와 맞설 자신이 없다면 나의 자유는 보장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었다(아울러 자신만의 세계도 확보할 수가 없다). 자신을 위해 무리를 이루고 파벌을 만드는 어리석은 짓을 하지 않으려면 강해져야 했다. -(20쪽)
 
별들이 가득한 밤하늘을 바라보고 있으니 닫혔던 가슴이 열리는 소리가 들린다. 멀리서 반짝이는 별들, 잊었던 나의 모습을 바라보며 좁디좁은 마음을 풀어낸다. 낮이 현미경의 세계라면 밤은 망원경의 세계다. 밤하늘의 별들은 우주적 존재로 건너가는, 사람의 징검다리다. 드넓은 품을 간직한 ‘나’를 보고 싶다면 밤하늘을 바라볼 일이다. 거기 우주의 한 부분을 차지한 채 당당하게 반짝이는 내가 있다. 머리를 조아리지도 않고 웃음을 만들어 짓지도 않으며 좁지도 자잘하지도 않은, 우주의 가슴을 간직한 사람이 있다. 언제나 바라봐도 환한 얼굴이 거기에 있다. 인간의 모습으로 있는 동안, 밤하늘의 저 별들과 두 발 디디고 선 이 별 사이의 작은 별로 내가 존재하고 있음을 알게 된 것에 대해 하늘에 감사한다. 내가 죽어도 나는 이 세상의 별일 것이다. -(25쪽)
 
이 좁디좁은 산골에서 살아가려면 사람의 가슴 또한 좁아야 마땅하다. 그래야 별 탈 없이 살아간다. 넓디넓은 가슴은 이런 산골짝엔 맞지가 않다. 품에 겨우 안을 만큼의 하늘 한 조각 가슴에 안고 살아야 한다. 좁쌀영감이 되어야 한다. 산골짜기가 되어야 한다. 저 들판과 바다로 나아가는 문이야 그저 쪼끔만 열어두고 살아야 한다. 산골에 사는 사람은 산을 닮아야 한다. 서로 좁쌀이라 욕하며 살아야 한다. 이 좁디좁은 산골에서 살아가려면 사람의 가슴 또한 좁아야 마땅하다. 그래야 별 탈 없이 살아간다. 넓디넓은 가슴은 이런 산골짝엔 맞지가 않다. 품에 겨우 안을 만큼의 하늘 한 조각 가슴에 안고 살아야 한다. 좁쌀영감이 되어야 한다. 산골짜기가 되어야 한다. 저 들판과 바다로 나아가는 문이야 그저 쪼끔만 열어두고 살아야 한다. 산골에 사는 사람은 산을 닮아야 한다. 서로 좁쌀이라 욕하며 살아야 한다. 내가 이런 마음을 갖게 된 건 얼마 되지 않았다. 나도 처음엔 사람들의 속 좁음이 답답하여 한숨이 절로 나오곤 했다. 그렇다면 나는? 나는 넓디넓어서 사람들의 속 좁음을 탓하고 있었는가? 물론 아니다. 나 또한 그들의 속 좁음을 탓할 만큼 속 좁은 인간이었다. 어찌 보면 나 스스로를 탓하고 있었다. 그러면 어찌해야 하나? 마음을 넓게 갖겠다고 다짐한다고 해서 즉시 담대한 인간이 되는 것도 아니지 않는가? 사람들 또한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하여 면전에서 비판을 해봤자 사람됨이 당장 바뀌는 일은 없다. 그냥 인정하자. 어차피 이런 곳에서 넓디넓은 마음은 맞지도 않는다. 산골짜기, 딱 그만큼의 넓이를 가진 마음이면 족하다. 더 넓어봤자 무겁기만 하다. 마음을 정리하고 바라보니 산골 사람들의 얼굴이 곧 산골짜기였다. 그래, 인정하는 데서부터 시작하자. 산골짜기 작은 꽃송이 하나에서 우주를 바라보는 일도, 지금의 나, 나아가 사람들의 현재 모습을 인정하지 못한다면 가능한 일이 아니다. 인정하고 인정하여 한 마디 말도 할 수 없는 벙어리가 된다한들 인정하지 못하여 답답함에 갇히는 것보다는 낫다. 최소한 감옥은 벗어나자. 나도 좁쌀이다. -(255쪽)
 
■  저자의 말
 
삶의 의미를 간직한 채 살아가는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 살아가는 것이 재미있는 사람들은 또 얼마나 될까? 별다른 의미가 없더라도 그리고 특별한 재미가 없더라도 사람들은 살아간다. 삶의 의미나 재미는커녕 답답하고 쓸쓸하고 경제적 고통에 울부짖으면서도 살아가는 사람들 또한 많다. 요즈음의 나를 본다. 삶의 의미나 재미의 차원이라면 나 또한 별다른 게 없다. 담담하다고나 할까? 무슨 의미나 재미가 있어야만 살아갈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말에 동의하게 된다. 삶의 의미와 재미를 찾을 수 있다면 그렇게 하는 것도 좋으리라 생각되긴 하지만 찾고 싶은 열정도 희미하다. 흘러가는 세상을 잔잔한 눈길로 그저 바라보고 싶다. 그 외에는 별다른 생각이 없다. -<책머리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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