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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강화학파 12분파

시리즈 b판시선 013
출판일 2016-06-23
저역편자 하종오
출판사 도서출판 b
가격 9,000
도서규격 124 X 194 반양장, 174쪽
ISBN 979-11-87036-08-1
구매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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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발행하며

 
 
도서출판 b에서 출간된 하종오의 시집 <신강화학파 12분파>는 시인의 남다른 감회가 있을 만한 시집이다. 하종오 시인은 1975년에 <현대문학>으로 추천을 받아 등단한 이래 총 30권째의 시집을 펴냈기 때문이다. 
 
하종오 시인은 몇 년 전에 강화도로 이사를 하고 본격 ‘강화도살이’의 시적 결과로 시집 <신강화학파>(2014)를 펴낸 바 있는데, 이번 시집 역시 제목만 보아도 그 연장선상에 놓여 있는 시집이라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신강화학파 12분파>는 먼저 시집의 제목에서부터 하종오식 리얼리즘의 특성을 뚜렷하게 드러낸다. 신강화학파의 ‘분파(分派)’라고 한다면 우리는 쉽게, 신강화학파가 주류를 이루는 집단이며, 분파는 그로부터 갈라져 나온 비주류 집단이라고 예상해볼 수 있다. 그러나 이 시집은 주류와 비주류 간의 구분 자체에 관한 문제 제기에서부터 출발한다. 나아가 <신강화학파 12분파>는 비주류와 주류 간의 위계질서를 무너뜨리고, 오히려 비주류라고 일컬어지는 존재들의 삶에서 우리가 알지 못했던 무엇인가를 찾고자 한다. 심지어 이 시집은 동물의 목소리를 빌려서까지, ‘인간’이라는 상식적 범주 자체가 얼마나 보잘것없는지 이야기한다. 일반적으로 ‘파(派)’와 같은 집단의 작동 원리는 다른 집단과 경쟁하고, 다른 집단을 복속시키고, 그리하여 자기 집단을 확대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와 반대로 하종오의 시집 <신강화학파>는 ‘분파’에 주목하고 있다. 이와 같은 행보는 총체성이라는 미명 아래서 다양한 현실의 고통들을 고정된 전망이나 이론으로 환원하는 것이 아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신강화학파> 연작은, 한국의 문단에서 여타의 리얼리즘 문학 이론과 ‘미래파’ 담론, 그리고 ‘문학과 정치’ 담론 등이 여태껏 저질러온 일로부터 자유롭다. 전망이나 이론으로 다루어지지 않은 현실의 다양한 측면에 더욱 세밀하게 접근하는 것이야말로 ‘분파’에 주목하는 하종오식 리얼리즘 고유의 성격이다.
 
근래 하종오 시집의 해설을 독점적으로 쓰고 있는 신예 문학평론가 홍승진은 권말 해설에서 이번 시집에 대하여 ‘분파의 미학’이라는 명명과 함께 ‘단독성’(singularity) 개념을 끌어와 그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그는 “단독성을 지향하지 않는다면 시, 나아가 문학, 더 나아가 예술에는 더 이상 존재의 의의가 없을 것이다”고 못 박으면서, 단독성이란 “사람들이 아무리 정치와 경제의 제도에 얽매이고 지배 권력의 이데올로기에 맞추어 살더라도, …… 나는 여전히 결코 너와 대체될 수 없”는데 그것은 “여전히 나는 너와 다르”기 때문이며 이러한 “대체 불가능성이 단독성”이라고 제시한다. “이 단독성이 거짓 아닌 참말이며, 나만의 진실이자, 내 삶을 정당화해줄 수 있는 근거”가 되는 것이다. 바로 그 단독성이 이번 하종오 시인의 시집에 충만하게 들어차 있다고 평가하면서 그 단독성은 “보다 참다운 유토피아로 나아가는 방편”으로서의 시인의 지향성으로 인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  지은이 소개
 
 
하 종 오: 1954년 경북 의성에서 출생했다. 1975년 <현대문학> 추천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벼는 벼끼리 피는 피끼리> <사월에서 오월로> <넋이야 넋이로다> <분단동이 아비들하고 통일동이 아들들하고> <정> <꽃들은 우리를 봐서 핀다> <어미와 참꽃> <깨끗한 그리움> <님 시편> <쥐똥나무 울타리> <사물의 운명> <님> <무언가 찾아올 적엔> <반대쪽 천국> <님 시집> <지옥처럼 낯선> <국경 없는 공장> <아시아계 한국인들> <베드타운> <입국자들> <제국(諸國 또는 帝國)> <남북상징어사전> <님 시학> <신북한학> <남북주민보고서> <세계의 시간> <신강화학파> <초저녁> <국경 없는 농장> 등이 있다.
 
 
 
■  차례
 
 
시인의 말 5
 
신강화학파 12분파 서설 12
천천히 14
신강화학파 고라니 분파 16
따지기때 18
신강화학파 참새 분파 20
돌을 주워 와 자투리땅을 덮다 22
신강화학파 까치 분파 24
집 안에서 멀리 빈 논을 내다보다 26
신강화학파 고라니 분파와 울타리 28
자물통 30
신강화학파 까치 분파와 감나무 32
산벚나무 숲 34
신강화학파 참새 분파의 울음소리 36
오며 가며 38
신강화학파 들개 분파 40
덩굴손 42
신강화학파 참새 분파의 고요 44
흙 도둑 46
신강화학파 꿀벌 분파 48
폐교 50
신강화학파 들개 분파의 하룻밤 52
그러니까 54
신강화학파 매미 분파 56
집의 경계 58
신강화학파 꿀벌 분파와 밀원지 60
처마 아래 62
신강화학파 지렁이 분파 64
강화도의 아침 66
신강화학파 매미 분파의 말 68
동티 70
신강화학파 개미 분파 72
부락 버스정류장 74
신강화학파 개구리 분파 76
사유수 78
신강화학파 개구리 분파와 어법 80
입추 82
신강화학파 12분파 야화 84
가을 절경 87
신강화학파 붕어 분파 88
낮때 90
신강화학파 꿀벌 분파와 개미 분파와 나의 행동거지 92 자
드락길가 집에서 쓰는 반성문 94
신강화학파 왜가리 분파 96
열매들 98
신강화학파 까치 분파와 왜가리 분파의 비상 100
까치밥 102
신강화학파 지렁이 분파와 개미 분파의 볼멘소리 104
이웃 사이 106
신강화학파 고라니 분파와 가을걷이 108
좀 더 살면 110
신강화학파 참새 분파와 까치 분파의 늦가을 112
두렁으로만 나돌아다닌다 114
신강화학파 왜가리 분파와 자세 116
뒤꿈치 118
신강화학파 들고양이 분파 120
자취 122
신강화학파 들개 분파와 들고양이 분파의 뒷담화 124
이불깃 126
신강화학파 붕어 분파와 개구리 분파의 겨우살이 128
첫눈 어스름 130
신강화학파 들개 분파와 집개의 첫눈 132
설경 134
신강화학파 12분파 이설 136
 
해설ㅣ홍승진 139
 
 
 
■  본문에서
 
 
「신강화학파 까치 분파와 왜가리 분파의 비상」
 
강화의 마을과 들판에서 잘 살아남는
신강화학파에 끼기 위해
까치들과 왜가리들이 선택한 방법이 
제각각 다름을 본다
신강화학파 주민들이 쉴 때면
까치들은 마을 전깃줄에 앉아 깍깍거리고 
왜가리들은 들판 논고랑에 서서 왝왝거린다  
신강화학파 주민들이 일할 때면
까치들은 마을 전깃줄에 가만히 앉아 있고
왜가리들은 들판 논고랑에 가만히 서 있다
신강화학파 주민들에게
가까워져야 할 때와 멀어져야 할 때를  
까치들과 왜가리들이 아는 것이다 
그런데도 신강화학파 주민들은 너나없이
까치들과 왜가리들에게 눈길 주지 않는데
두 날개와 두 다리를 가진 무리는 
하늘과 땅바닥을 다 누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런 신강화학파는 되고 싶지 않은 내가 
마을과 들판을 오가면 
까치들과 왜가리들이 일제히
땅바닥을 하늘로 끌어올리려고 날아올랐다가 
하늘을 땅바닥으로 끌어내리려고 날아내린다
환한 하루, 사방팔방이 한꺼번에 다 보인다
 
 
* * *
 
 
「신강화학파 들개 분파와 집개의 첫눈」
 
옆집 주인이 매일 집을 비워서 
집개는 종일 마당에 앉아 있었다
혼자서 심심하고 지겹겠단 생각이
문득 든 찬바람 부는 날,
옆집에서 개소리가 들려 내다보니
들개들이 집개 앞에 서서 
뭐라고 뭐라고 떠들고 있었다
가만히 귀를 기울여 들어보니
요지는 단순명료하였다 
들개들은 인간의 집을 지켜주지 말고
들로 함께 떠돌자는 것이고
집개는 개답게 살려면
집에 머물러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들개들의 말에도 집개의 말에도 
진심이 담겨 있다는 생각이 들어
한동안 먹먹히 지켜보았다
더 이상 갑론을박하지 않겠다는 듯이
들개들과 집개가 나란히 앉았는데
나와 눈이 딱 마주쳤다 
컹컹컹, 모든 개들이 짖으며 날뛰자, 
슬슬슬, 첫눈이 흩날렸다 
갑자기 내가 마음이 동해
옆집에 가서 목줄을 풀어주니 
와락, 집개가 뛰쳐나가자,
펑펑, 함박눈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들개들이 집개를 뒤따라 뛰어갔고 
나는 오래 서 있었다 
 
 
 
■  시인의 말
 
 
농촌에선 주민들과 만물이 제각각의 기운으로 산다. 서로 무너뜨리거나 서로 일으켜 세우고, 홀로 무너지거나 홀로 일어난다. 
동물들은 그것을 아는 것 같다.
이 시집에 등장하는 12동물은 특별한 상징이 아니라, 내가 주변에서 자주 보는 것들일 뿐이다. 
나는 그들을 ‘신강화학파 12분파’로 지칭하면서 ‘신강화학파 12분파’를 통하여 허상을 보여줌으로써 실상을 느끼게 하거나 알게 하는 시를 생각했다. 
시란 어떤 시든 그런 허상이 행간에 내재되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
시 쓰는 법과 살아가는 법이 다르지 않다는 걸 ‘신강화학파 12분파’한테서 본다. 
 
 
 
■  추천사
 
 
사람들이 아무리 정치와 경제의 제도에 얽매이고 지배 권력의 이데올로기에 맞추어 살더라도, 그렇게 평범해지더라도, 나는 여전히 결코 너와 대체될 수 없다. 아무리 인간들을 지배하는 권력이 강력하더라도, 여전히 나는 너와 다르다. 이러한 대체 불가능성이 단독성이다. 
이 단독성이 거짓 아닌 참말이며, 나만의 진실이자, 내 삶을 정당화해줄 수 있는 근거가 된다. 시집 <신강화학파 12분파>에서 말하는 ‘분파’의 미학, 하종오식 리얼리즘이 찾고자 하는 ‘리얼한 것’이 바로 단독성이다.  단독성을 지향하지 않는다면 시, 나아가 문학, 더 나아가 예술에는 더 이상 존재의 의의가 없을 것이다. 주류에 포섭되기를 강요받는 비주류의 목소리를 증폭시키고, 나아가 누구나 자신만이 지닌 고유의 꿈을 찾아나서는 공동체가 시집 <신강화학파 12분파>에 나타난 단독성이다. 그리하여 하종오의 이번 시집은 단독성의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루고자 하지 않는 오늘날 한국 현대시에 있어서, 진정한 언어 예술의 존재 의의를 증명하는 문제작으로 우리들 앞에 있다. -홍승진(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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