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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수인에게 보내는 편지

시리즈 b판시선 006
출판일 2015-02-26
저역편자 조삼현
출판사 도서출판 b
가격 8,000
도서규격 반양장본ㅣ144쪽ㅣ124 x 194mm
ISBN 978-89-91706-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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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발행하며

 
도서출판 b에서 조삼현 시인의 시집 <어느 수인에게 보내는 편지>가 출간되었다. 조삼현 시인은 50대에 접어든 2008년 다소 늦은 나이에 등단하여 이제 첫 시집을 펴내고 있는데 그의 시를 읽다보면 여느 젊은 시인들에 비하여 시적 열정만은 뒤지지 않음을 발견할 수 있다.
 
이 시집은 총 4부로 나뉘어 57편의 시가 수록되어 있다. 시적 세계와 특징을 간추리자면, 성장의 서사와 아픈 가족사의 편린이 나타나고, 낭만적인 시와 현실주의적인 측면이 두드러진 시가 그 앞과 뒤에 위치하며, 선사나 할 법한 어조로 이루어진 경구를 넘기면 날카로운 풍자와 익살스런 해학이 뒤이어 나오고, 사회적 존재로서의 지위를 잃어버린 죄수의 뼈저린 육성도 등장한다.
 
조삼현 시인의 시적 방법론에 대하여 시집에 해설을 쓴 신현락(시인)은 “조삼현 시에서 삶의 보편적 원리에 대한 탐구는 시대의 변화와 현실의 궁핍성을 적극 수용하면서 전개되는 양상을 보인다. 그러나 그의 시선은 인간과 사회적 현실의 어느 한 쪽만을 응시하지 않는다. 어느 경우든 균형을 잃는 일이 없다는 점에서 그는 겹눈을 가진 시인이다. 시에서도 현실의 문제, 특히 자본주의 체제에서 소외된 사회적 약자를 적극 도입하는데 단지 부정적 대상으로만 현실을 다루지 않는다. 「다가구주택」에서는 자본주의의 그늘진 면을 부각하기 위해 실제 있었던 젊은 예술가의 죽음을 다루면서도 이웃의 온정을 넌지시 언급하고, 「안녕하세요 줌마」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성실하게 일하는 우유배달원의 강인한 생활력을 그리고, 「돼지꿈」에서는 금전만능주의에 찌든 인간을 조롱하면서도 익살스런 어조를 잃지 않는다. 조삼현 시인은 사회적 모순과 현실의 부정성에 대한 관심을 노정하면서도 동시에 그러한 냉혹한 현실, ‘최저생계의 막장’ 속에서도 ‘봄을 틔우려’(「민들레」)는 사람들을 향한 기대와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 이러한 현실인식의 균형감각은 돈을 제재로 자본주의를 우회적으로 비판하는 작품 「괴물」에서 두드러지게 드러난다.” 라고 해석을 하고 있다.
  
이러한 시인의 건강한 시적 감각은 특히 시집의 제2부에 해당하는 ‘감옥시편’들에서 두드러진다고 할 수 있다. 조삼현 시인은 교도관으로서 오랜 시간을 수인들과 함께 지낸 경험을 시로서 육화하고 있는데, 그의 감옥에 관한 시는 현장성을 가지며 심금을 울리는 힘을 가지고 있다. 그곳에서 죄수들과 함께 호흡하고 경험하면서 그동안 “목젖으로 꼭꼭”(「죄와 벌 2」) 눌러왔던 말들을 간신히 뱉어내는 신음과 같기 때문이다. 조삼현 시는 감옥이라는 공간의 사회학적 의미 혹은 범죄사회학적 탐구보다는 죄수에 대한 인간적인 이해와 연민 그리고 동일성을 심화하고 확대하는 데 집중하는 특징을 보인다. 이 ‘감옥시편’들은 한국 현대시에서 미답의 영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제강점기나 해방 이후의 현대사에서 정치적 이유로 수감된 사람들의 주관적 감성이 담긴 시들은 많이 있지만 이렇게 객관적인 관찰자로서의 감성이 담긴 ‘감옥시편’은 조삼현 시인이 처음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아마도 이 점이 조삼현의 첫 시집이 갖는 가장 큰 성과이자 미덕일 것이다.  
 
■ 지은이 소개
 
조 삼 현 시인
1957년 전남 영암에서 태어났다.
2008년 월간<우리시>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현재 <시와 공감>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 차례
 
시인의 말        5
 
제1부 소리의 방
 
맥문동          13
소리의 방          14
음계의 나라         16
돼지꿈         17
구멍들          18
안녕하세요 줌마          20
다가구주택         22
괴물         24
발바닥 신전        26
민들레          28
도봉산에서         30
대설경보          32
거대한 자궁         34
지평선         36
 
제2부 어느 수인에게 보내는 편지
 
노역          39
노역 2          40
노역 3         42
동행          44
죄와 벌         46
죄와 벌 2          48
죄와 벌 3         50
죄와 벌 4         52
죄와 벌 5          54
죄와 벌 6         56
바람의 경작         58
립스틱 뻐꾸기         60
꽃들은         62
손잡이가 되다          64
조리원 K         66
 
제3부 낮달의 사인
 
매미         69
낮달의 사인         70
맑은생태탕          72
택배          74
핸드폰이 올지도 몰라         76
양파를 깔 때 눈물이 나는 이유         78
슬하         80
걸레김밥          82
안락사에 대한 보고서        83
곤반부리         84
명치끝 이야기          86
중년에 대하여          88
입맞춤          90
입동         92
 
제4부 길에 대한 명상
 
길에 대한 명상         95
사랑의 발원         96
詩, 개화        98
직소퍼즐        100
비밀의 방          102
봄 무         104
입춘단장         106
달팽이의 길         107
육교 위에서         108
월출산에서         110
외연도         112
길을 찾다          114
국경 밖 딸에게          116
만추        117
 
해설ㅣ신현락        119
 
■ 본문에서
 
노역 3
-어느 수인에게 보내는 편지
  
一心이나 일편단심 문신 속엔
깊이를 알 수 없는 저수지가 출렁거리지
먹물 몇 방울의 수심이 저리 깊을까, 물귀신처럼  
집요를 물고 늘어져 놓지 않겠다는  
외통수의 경구 一心  
일편단심으로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가
상처를 다스리는 맹독처럼 극단이 사랑이다, 너는  
천 길 물속보다 깊은 얕은샘물체  
자기최면의 경구에 빠져버렸어  
생각의 행보가 사람을 끌고 다닌다면  
너를 주관하는 독재자는 꽝꽝 언 저수지 물밑
맹금류의 호흡법으로 부활을 꿈꾸지  
크리스마스가 싸락눈으로 붐비던 날 생각이  
한 생각을 끌고 저수지 속으로 들어간 뒤 물은
꽝꽝 얼었고 저수지는 입구와 출구를 닫아버렸어  
너는 아직도 출구를 찾지 않지만 출구는
아파트 현관문을 생각하면 유추할 수 있지
걸고, 돌리고, 버튼을 누르는 삼중 잠금장치 철대문  
두문불출 종일 현관문을 살피다보면 감옥과 출옥이  
뫼비우스 띠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  
너는 겨울 저수지에서 썰매를 타본 적 있니?  
아무리 얼어도 어느 한 곳은 꼭  
얼지 않고 열어둔 곳 있지
물이 죽지 않으려고, 살아 숨을 쉬려는 물의 문門이지
너는 안에서 밖을 가둬버린 거야, 똑똑  
밖을 두드리는 햇살의 노크에 장단을 맞춰봐  
시간의 끝자락은 늘 처음이니까!  
 
■ 시인의 말
  
청미래 덩굴 아래  
자벌레 한 마리  
α와 Ω를
폈다 접었다  
온몸 반성문을 퇴고하며    
기어가고 있다  
 
■ 추천사
 
자아분열의 자극적인 언어가 난무하는 작금의 시단에 조삼현 시인의 시들은 시의 중요한 가치를 생각하게 해준다. 그것은 바로 성찰이다. 그의 시들은 자신을 성찰하고 타인을 성찰하고 우리의 문명을 성찰한다. 그런데 조삼현 시인은 그 성찰을 머리와 지식으로 하지 않고, 따뜻한 가슴과 그것을 가지고 살아온 체험의 구체성으로 하고 있다. 그것은 우리가 지금 이 순간도 우리의 욕망을 채우기에 급급하며 잊고 지내고 있는 인간적 가치를 되살리고 상투적 일상에 매몰된 우리의 의식을 일깨운다. 이 시집을 통해 조삼현 시인이 찾아낸 빛나는 감각적 언어들은 우리 삶의 진지한 한 국면들을 구체적 형상으로 환원시키고 있다. 그렇게 해서 상투적인 말들은 언어의 본래적 힘을 되찾는다. 이 시에서는 읽히는 언어의 찰진 재미들이 유희에 끝나지 않고 성찰이 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황정산(시인, 문학평론가)
 
입가에 미소를 머금다가, 콧잔등이 시큰해지는 슬픔을 느끼다가, 살려고 애쓰는 몸부림이 애처로워 혀를 차다가, 절묘한 비유에 마음속으로 감탄사를 터뜨리다 가…… 시집 한 권을 다 읽게 될 것입니다. 특히 사람이건 식물이건 곤충이건 생명을 가진 것들에 대한 조삼현 시인의 깊은 연민의 정에 가슴이 따뜻해지는 감동을 받게 될 것입니다. 재소자들과 함께한 긴 세월 동안 시인은 모든 생명체가 궁극적으로는 자유를 갈망하는 존재임을 깨닫게 된 모양입니다. 살아 있는 한 살아보려고 발버둥치는 존재들에 대한 예리한 관찰과 깊은 사색은 기운을 잃고 있는 우리 시단에서 작지만 밝은 불씨가 될 것입니다. -이승하(시인, 중앙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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