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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주민보고서

시리즈 b판시선 001
기타사항 2013 문화체육관광부 우수교양도서
출판일 2013-02-24
저역편자 하종오
출판사 도서출판 b
가격 8,000
도서규격 반양장본ㅣ149쪽ㅣ124x194mm
ISBN 978-89-91706-72-9
구매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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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발행하며

 
도서출판 b에서 을 펴낸다. 그 첫 권으로 중견 시인인 하종오 시인의 <남북주민보고서>를 소개한다.
 
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인 국가의 국방위원장이 핵무기 실험을 밀어붙이고, 그 국가와 휴전 중인 국가의 여당 정치인이 핵무장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인다. 왜 분단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정책들은 오히려 그 상황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될까? 그 이유는 국가 권력자들에 의해 주도되는 통일 정책 자체가 분단 상황을 만들어내는 구조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세계 최후의 분단국가를 살아가는 한국 최후의 리얼리즘 시인 하종오는 스스로 자신의 최후 걸작이라고 부르는 시집 <남북주민보고서>를 통해 진정한 탈분단의 방식을 보고한다.
 
「시인의 말」에서 시인은 “그 모든 주민들이 언제 어디서든 만나서 자신들의 인생을 말하고 상대방들의 인생을 들으면서 같이 사는 길을 구하는 시간이 자유롭게 주어져야 한다”고 밝힌다. 국가 권력의 주도에 의한 ‘위로부터의’ 통일이 아니라, 남북한 주민들이 스스로 주도하는 ‘아래로부터의’ 통일이 시인이 상상하는 민주적인 통일이다. 통수권자와 정치인들이 핵무기 개발에 혈안이 되어 세계를 파국으로 몰아넣는 이 시점에, 시인의 생각은 우리 이목을 잡아당긴다.
 
권력 주도의 하향식 통일 과정이 권력을 지니지 못한 사람들을 배제하는 것처럼, 과거 민족문학 진영에서 제출되었던 분단문학의 논리에서도 통일되어야 할 ‘한민족’만이 있을 뿐, 구체적인 삶 속에서 통일을 고민하는 사람이 없다. 이러한 반성에서 시인은 전작 <남북상징어사전>과 <신북한학>을 통해 민족-국가 이데올로기로부터 자유롭게 남북문제를 표현할 길을 모색하였다. 그의 시가 탈분단문학이라고 불리는 이유가 이 때문이며, 그와 같은 계열에 놓인 이번 시집은 한국문학사에서 탈분단문학의 가장 중요한 성과 중의 하나로 기록되리라는 생각이 든다.
 
분단의 상상력이 수직적이라면 탈분단의 상상력은 수평적이다. 이러한 상상력은 시집 전편을 움직이는 원동력이 된다. 가령 “평양 변두리에서 달을 바라보는 사람을 그라고 나는 믿고 / 서울 변두리에서 달을 쳐다보는 사람을 나라고 그는 믿을 것이다”(「명상가」)나 “개풍 사는 누군가를 내가 상상하는 아침은 / 강화 사는 나를 누군가도 상상할 아침”(「먼동」)과 같은 시행들이 빚어지는 힘으로서 말이다. 평론가 노지영은 해설에서 하종오 시가 “대위법적 구성과 병치의 언술 양식”을 통해 “남에게는 제거된 북의 영역을, 북에게는 삭제된 남의 영역을 의미의 우위 없이 개방하고 있다”고 특기한다.
 
수평적 병치의 시학은 마술적 리얼리즘으로 표현되며 절창들을 꽃 피운다. 「구음」에서 답답하고 쓸쓸한 마음에 남북 여성들이 한날한시에 구음을 하지만 실성했다는 취급만 받는다. 그러나 그 읊조림은 골짜기와 바람, 아스팔트 도시의 소음을 불러 모은다. 이 시에서 통일은 실성한 여인의 노랫말을 타고 온다. 「빨랫줄」에서 시인은 모든 집들이 내거는 빨랫줄을 보고 서로 반대되는 양쪽을 잇는 법을 깨닫는다. 집집마다 주민들이 매단 빨랫줄이 이어지면 전 세계 국경선과 휴전선을 능가할 것이라는 상상은 얼마나 행복한가.
 
이 시집에서 유독 흥미로운 대목은 이미 죽은 것으로 알려진 월북 문인들을 아직 북한에 살아 있다고 가정한 시편들이다. 「장삼이사」에서 104세 임화는 “꿈꾸던 나라가 아니라고 부정한 말이 죄가 되어 / 꿈꾸던 나라엔 없을 강제수용소”에 갇혀 있다. 「뜬소문」에서는 108세 이태준이 “북한에서 아직도 / 옥수숫대가 흔들리면 바람을 느끼기도 하고 / 국경이 바라보이면 넘어가고 싶”어하기도 한다는 뜬소문은 처연하기까지 하다. 「병사 혹은 자연사」에서 시인을 죽인 국가는 국가가 아니라는 오장환의 생각에는 저자의 목소리가 짙게 배어 있다.
 
남북 간의 긴장과 갈등이 가파르게 격화되고 있는 최근의 상황 속에서 그 해법의 하나로 하종오 시인의 상상력을 음미해보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다.
 
 
■  지은이 소개
 
하 종 오: 1954년 경북 의성 출생. 1975년 <현대문학> 추천으로 등단.
시집으로 <벼는 벼끼리 피는 피끼리> <사월에서 오월로> <넋이야 넋이로다> <분단동이 아비들하고 통일동이 아들들하고> <정> <꽃들은 우리를 봐서 핀다> <어미와 참꽃> <깨끗한 그리움> <님 시편> <쥐똥나무 울타리> <사물의 운명> <님> <무언가 찾아올 적엔> <반대쪽 천국> <님 시집> <지옥처럼 낯선> <국경 없는 공장> <아시아계 한국인들> <베드타운> <입국자들> <제국(諸國 또는 帝國)> <남북상징어사전> <님 시학> <신북한학> <남북주민보고서> <세계의 시간> 등이 있다.
 
 
■  차례
 
시인의 말 5
 
반보기 10
춤 12
내색 14
잠결 16
대필가와 기록자 18
인편 20
책 22
전후 출생 24
구음 26
동승 28
복숭아 30
산책 시간 32
뜬소문 34
바람 소리 36
물수제비와 물찰찰이 38
명상가 40
녹음 42
자금 44
면면 46
멱 48
헌책 50
밤나무 52
부탁 54
일출 일몰 56
아이디어 58
키 60
잠자리 62
먼동 64
봄나물 가을열매 66
빨랫줄 68
점심시간 70
포토라인 72
구인 74
거짓말 76
업간체조 시간 78
경영 이념 80
한 끼 82
북두칠성 84
육로 86
다락방 88
장삼이사 90
뜬소문 92
병사 혹은 자연사 94
세계의 공장 96
파트너 98
헌 옷 100
아르바이트 102
생수병 104
외국 106
휴식 108
알돈과 덕담 110
봉급 112
소식통과 상상력 114
형제 116
징후 118
외국행 120
출판권 122
 
해설ㅣ노지영 125
 
 
■  본문에서
 
 
빨랫줄
 
 
지구에서도 남북에서도
저마다 집에
마당이 있으면 마당에
옥상이 있으면 옥상에
빨랫줄을 매단다
 
이 벽과 저 벽
이 기둥과 저 기둥
이 나뭇가지와 저 나뭇가지
이쪽저쪽 양쪽에 매달린 빨랫줄은
옷들이 널리면 팽팽해지고 걷히면 느슨해진다
 
지구에 남북에
옷 갈아입을 경사가 자주 생겨서 빨랫감이 많으니
집집마다 주민들이
전기선이나 나일론 끈을 가지고 나와 이어 매달아서
세상에서 가장 긴 빨랫줄이 된다
 
지구에서라면 국경선을 능가하는
남북에서라면 휴전선을 능가하는
그 빨랫줄에 각국 주민들 모두 옷을 빨아 넌 뒤
다 마를 때까지 줄지어 마주앉아 시시덕거리자
햇볕도 잘 내리고 바람도 잘 분다
 
 
■  시인의 말
 
 
남한 주민이 남한 주민에게 너나들이하고 푸념하고 시시비비하고 농담하듯이 북한 주민이 북한 주민에게 너나들이하고 푸념하고 시시비비하고 농담하듯이 남북 주민들이 서로 간에 그러해야 탈분단이 남북 주민들에 의해 성취되고 그럴 때 진정하게 남북이 통일된다는 신념은 있다.
 
 
■  추천사
 
 
하종오가 기획한 연작 시편들은 단연 독보적인 의의를 갖는다. 이들 시를 통해 그는 남에게는 제거된 북의 영역을, 북에게는 삭제된 남의 영역을 의미의 우위 없이 개방하고 있다. 이를 대위법적 구성과 병치의 언술 양식으로 기술하고 있는 것은 특기할 만하다. ‘공존재’로서의 이야기시가 어떤 형식으로 가능한지를 누구보다 적극적인 시 언어로 보여주는 것이다. 남과 북의 주민들은 주체와 타자의 구분이 없이 수평적으로 시 속에 존재하며 언어 표현 속에서 ‘너나들이’를 상상해나간다. 오늘날 한반도의 ‘분단 기계’로서 살아온 주민들, 그리하여 ‘자기 보존’을 위해 무수한 연상을 절단해온 우리들은, 남과 북이라는 부분 개체를 한반도라는 신체 전체로 연상하면서 시를 통해 신경증을 치유하고 ‘자기극복’의 단초들을 마련하게 된다. 이처럼 남과 북에 대한 상상을 통한 ‘세계-내-공간’의 확장은 현재 정주하고 있는 공간을 극복하여 ‘세계-외-시간’으로서의 미래를 꿈꾸게 하는 작업으로 이어진다. 남과 북이 동시적으로 발화되는 ‘장소’ 속에서 비로소 남과 북이 “서로 전할 수 있는 시간이 올 것”이기 때문이다. 미래는 그렇게 현재를 극복하며 도래한다. -노지영(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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