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낟알의 숨

시리즈 b판시선 020
출판일 2018-01-18
저역편자 신언관
출판사 도서출판 b
가격 10,000
도서규격 127쪽 | 125 X 194mm
ISBN 979-11-87036-32-6
구매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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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발행하며

 

<낟알의 숨>은 신언관 시인의 세 번째 시집이다. “살아온 세상에 당당해지고 싶다.”는 시인의 마음이 절절히 배어있는 이 시집에서 우리는 어떤 페이지를 펴더라도 불의에는 불의 언어로 아픔에는 꽃의 언어로 세상과 인간에 대해 넉넉한 애정을 준비하고 있는 시인을 만날 수 있다. 특히 <하늘에 겸손해야> <낟알의 숨>과 같은 시들에는 그와 같은 태도가 매우 잘 나타나 있다.

 

해설을 쓴 황정산 문학평론가는 <낟알의 숨>을 “꽃이고 불인 언어로서의 시”라고 이름 붙이며 이 꽃과 불이야말로 시집 전체를 이끌어가는 핵심모티브가 되고 있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우리로 하여금 다른 눈으로 그것들을 보도록 강요하고 있다. 즉 무엇인가로 끊임없이 전화되는 복합적이고 중층적인 이미지들이 꽃과 불에 대한 새로운 의미를 갖게 되는 현장에 서게 되는 것이다.

 

신언관의 시에는 꽃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가 곳곳에서 발견된다. 꽃을 피우기 위한 노력과 꽃이 주는 기쁨이 우리의 삶에 커다란 활력을 줄 것이라는 기대가 시집에 가득하다. 불 역시 시인에게 있어 특별함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데, 여기서 불이란 어떤 큰 변화를 의미한다. 즉 시인은 우리의 삶을 바꾸는 혁명이란 필연적으로 불과 함께 할 수밖에 없기에 꽃으로 피어나기 위해서는 불꽃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렇게 단언하고 있다. 시 쓰기란 바로 이런 불꽃이 되는 것이어야 한다고.

 

세상을 바라보는 정직한 시선과 희망을 손에 놓지 않으려는 의지, 아무리 현실에서의 가혹함이 꽃을 시들게 하고 불모의 땅으로 만들더라도 그것을 뒤엎고 바꾸려는 열정, 시인은 바로 이런 소박함에 시(詩)의 힘이 있다고 주장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시집은 그와 같은 믿음과 소망에 대한 일종의 헌사로서 이 척박한 땅에서도 항상 찬란한 꽃을 피우기 위해 불꽃이 되려는 각오가 담겨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어쩌면 우리는 이런 소박함이 담긴 시집의 마지막에 이르면 시와 시인이 하나가 되는 광경을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

 

■  지은이 소개

 

신언관 시인: 1955년 청주 출생, 서울대학교 농과대학을 졸업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초대 정책실장을 역임했고, 현재 청주시 오창읍 성재리에서 농사를 지으며 한국가톨릭농민회 청주교구 생명농업실천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작가회의 회원. 시집으로 <나는 나의 모든 것을 사랑한다>, <그곳, 아우내강의 노을> 등이 있다.

 

■  차례

 

시인의 말 5

 

제1부

 

달빛 12

가슴에 꽃을 달고 14

트랙터의 꿈 16

들불이어라 강물이어라 18

새벽에 20

산신 22

사투 24

밭둑에 앉아 26

옛 방앗간 28

분노를 잃은 땅 29

고 노금노 동지를 보내며 30

낟알의 숨 32

땅 34

 

제2부

 

하늘말나리 꽃 38

용산단에서 40

신도이장가 42

달이원 44

나이 46

지진 48

배반의 윤리 50

불암산의 밤 53

출신 54

팔월의 달빛 56

낟알 2 57

엇배기 2 58

뒷산의 매 60

 

제3부

 

살이 굳어간다 64

장두치 65

패 66

산길 68

한철 70

천공 72

해몽 73

첫 무서리 74

시를 쓴다는 것 75

달무리 76

9월 결명자 꽃 77

버려진 무덤 78

새벽안개 80

 

제4부

 

벼꽃 82

그래도 하늘은 푸르다 83

여치와 메뚜기 84

강은 흐른다 86

약속 88

가을 한가운데 89

한낮의 여치 90

아기고라니에게 묻다 91

홍엽 92

치리 94

하늘에 겸손해야 96

낙가산에 올라 98

밭 매는 일 100

 

제5부

 

편지 1 102

편지 2 103

편지 3 104

편지 4 105

편지 5 106

편지 6 107

편지 7 108

편지 8 109

편지 9 110

편지 10 111

 

해설ㅣ 황정산 151

 

■  본문에서

 

<트랙터의 꿈>

 

나에겐

부채상환이 다 끝난

낡은 트랙터가 있다

갑오농민의 죽창 끝에 날 선

물러설 수 없는 트랙터 발동소리

지금 살고 있는 이곳에서 사흘

트랙터 로더로 슬쩍만 건드려도

그곳 담벼락은 쉬 무너질 텐데

 

‘내 죽어 후대만이라도’

갑오농민들 새 세상이 오는 줄 알았다

그해로부터 123년

촛불은 타오른다

‘내 아들 딸 다시 이곳에서

분노의 촛불을 들지 않기 위해’

촛불은 짚동가리 불타오르듯

몇 날 며칠 분노를 태운다

 

죽창 뒤에 촛불 뒤에 감춰진

매캐한 권력의 진저리 나는 토악질

트랙터에 쟁기를 달고

빼앗긴 꿈 되찾기 위해

아스팔트를 달린다

이 또한 굴레의 반복에서 못 벗어나

훗날 또다시 부끄러운 광장으로 갈지라도

그래도 멈출 수 없다

 

* * *

 

<낟알의 숨>

 

일만칠천 년 전에도 있었다

바다와 대륙을 건너

바람과 구름을 타고

혹성 어디라도 퍼져나갔으리라

움터 자란 그 시작이

한반도 미호강가 어디쯤이었을까

 

그곳에 살던 종족이

숨소리 듣지 못했다면

인류의 번식은 멈췄을지도 모른다

숨에서 힘을 얻고

숨에서 지혜를 빌려 왔다

강가 모래톱에 부딪치는 물소리와

풀꽃의 향기에 겹쳐진

움트는 낟알의 숨이

지금 헐떡이는 나의 숨소리인데

 

숨 터오는 소리가

천벌의 끝에 다가서고 있다

일만칠천 년 전부터

양손으로 떠받들어 빌었던 낟알이

맥없는 병든 몸으로 변해가고 있다

 

■  시인의 말

 

망설이지 않고

표정 하나 거리낌 없이

세 번째 시집을 내놓는다.

살아온 세상에 당당해지고 싶다.

그러나 아직 풀리지 않은 의문이 있다.

왜 보리밭엔 까마귀가 날아야 제 모습대로 보이는 것일까.

왜 그리움의 색깔은 보랏빛일까.

왜 강은 멈춰 서지 못할까.

 

■  추천사

 

신언관은 시를 쓰되 시를 만들지 않으며, 이미 시집을 두 권이나 냈으면서도 그 어느 시편에도 시인인 체하지 않는다. 그의 시는 소박하면서도 진중하고, 겸허하면서도 불의에 저항할 줄 아는 결기와 불꽃이 들어있다.

시인은 그의 시 <트랙터의 꿈>에서 “내 아들 딸 다시 이곳에서 / 분노의 촛불을 들지 않기 위해” 트랙터에 쟁기를 달고 빼앗긴 꿈을 되찾기 위해 들판을 넘어 아스팔트를 달린다.

<들불이어라 강물이어라>, <낟알의 숨>, <산길>, <시를 쓴다는 것>, <9월의 결명자 꽃>, <그래도 하늘은 푸르다>, <밭 매는 일> 등 그의 절창마다 “숱한 밤 뒤척이며 / 시대의 아픔은 이불로 뒤집어씌우고” 달빛의 통곡을 어둠에 묻고, 밤새워 쓴 이 땅의 신산한 이야기들은 심금을 울리고도 남는다.

시인이여, 살아온 세상에 당당해지고 싶은 그대의 문장 앞에 잠시 옷깃을 여미노니, 아우내 강가에 눈이 내리면 ‘새로운 꿈’을 향한 경배를 위해 해후의 날을 손꼽아보면서 앞으로 펼쳐질 시의 진경을 기대해도 좋겠다. -나종영(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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