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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b판시선 046
출판일 2021-09-24
저역편자 조재도
출판사 도서출판 b
가격 10,000
도서규격 111쪽 | 124 X 194mm
ISBN 979-11-89898-60-1
구매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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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발행하며

 
“동네 뒷산의 사계(四季)를
시적 서정의 사계로 옮겨 놓다”
 
산을 좋아해서 등산을 자주하며 산을 주제로 시를 쓴 시인들이 많다. 조재도 시인도 산을 좋아하는 시인으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시인 중에 하나다. 시인이 살고 있는 천안에 태조산이 있는데 30년 동안 수천 번도 넘게 올랐다고 할 정도이다. 태조산은 고려 태조의 군사 주둔지에서 산 이름이 유래했다고 하는데 천안시 동쪽 교외에 해발 421미터짜리로 그리 크지 않은 산이다. 그 산에 거의 매일 오르내리면서 빚어낸 시 80편을 묶어 시집 <산>을 펴냈다. 시집의 시들은 봄, 여름, 가을, 겨울 편으로 4개의 부로 나뉘어 구성되었다.
 
산은 봄이면 잎과 꽃을 피우고, 여름이면 열매를 맺고 초록이 무성해져서 가을에는 열매와 씨앗을 익히고, 겨울이면 그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인고의 시간을 갖는 순환의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그 모습이 이리저리 엮이는 풍경을 그려보면 마치 우리네 사람살이와도 유사하기만 하다.
 
“울면서 산을 오른 날 있다/직장 잃고 갈 곳 없을 때였다//울면서 산을 내려온 날 있다/그분 세상을 떠난 날이었다//주저앉아 산에서 운 날 있다//어머니 돌아가신 후 어느 날이었다”(?푸르른 날?, 전문)와 같은 시는 삶의 격랑과 고난에 찬 인간이 산으로부터 위로를 받고 정화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또 “먼 산이 녹슨 종처럼 엎드려 있다/그리움 한껏 부풀어 종소리 차올라도/쳐주는 사람 없는 엎드린 종이다//내가 가마/내게 오고픈 간절한 너의 소망을 위해/내가 가 너를 울려주마”(?종소리?, 전문)와 같은 시에서는 꿩이 자신을 희생하며 치악산 절간의 종을 울리는 우화가 떠오르게 하는데 이는 시적 화자의 타자를 향한 사랑이 엿보이는 대목이라 느껴진다. 산에 오르내리며 산으로부터 자신의 슬픔을 위로받는 것은 물론이고 또 타자의 소망을 기원하고픈 충동의 경험을 그려내고 있다고 하겠다.
 
그러면서 “저 산을 어떻게 올라야 할지 까마득할 때가 있다//저 산을 어떻게 넘었는지 믿기지 않을 때가 있다”(?겨울 산?)는 시에서처럼 산행의 경험 속에서 결코 녹록지 않은 삶에서의 경이와 찬탄을 토해내고 있기도 하다.
 
동네 뒷산을 오르내리는 소박하고 아담한 산행 시편들은, 거대한 산을 정복한다거나 특별한 체험을 바탕으로 하지 않으면서도, 깊은 삶의 성찰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놀랍다. 매일 다니는 산이지만 시인의 눈에는 날마다 그 얼굴이 천변만화하는 산을 통해서 인생의 깊은 의미를 읽어내는 것이다.
 
■  지은이 소개
 
조재도
1957년 충남 부여에서 태어나 청양에서 자랐다. 1985년 <민중교육>지에 시 ?너희들에게? 외 4편을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등단과 함께 필화를 겪었으며 그 후 두 차례 학교 현장을 떠나기도 하였다. 여러 일이 많았지만, 시 쓰는 일을 놓지 않아 1988년에 나온 첫 시집 <교사일기> 이후 13권의 시집을 발간하였다.
그동안 근무한 학교에서 2012년 퇴임하였고, 청소년들이 평화롭기 위해서는 어른들이 먼저 평화로워야 한다는 취지에서 ‘청소년평화모임’을 만들어 그 일을 10년째 하고 있다. 시 쓰기 외에 어린이와 청소년 문제에 관심이 많아 <이빨 자국>, <불량 아이들> 같은 청소년 소설, <넌 혼자가 아니야>, <전쟁 말고 평화를 주세요> 같은 동화와 그림책을 펴내기도 하였다.
요즈음 주로 하는 일은 밥 먹고, 산에 가고, 글 쓰고, 책 읽고, 잠자기이다. 그야말로 단순한 생활이다. 천안 우리 집 뒤에 태조산이 있는데, 그 산을 지금 30년째 다니고 있다. 아마 5천 번 이상 갔을 것이다. 이 시집에 실린 시들도 그렇게 산에 다니면서 쓴 것이다. 산에서 달팽이 지렁이 도토리 새들과 많은 인생 공부를 했다. 그렇게 하여 얻은 것은 간소함, 담담함이다. 그 정취가 이 시집을 읽는 이에게도 전해지길 바란다.
최근작 : <산>,<넌 혼자가 아니야>,<좋으니까 그런다> … 총 55종
 
■  차례
 
ㅣ시인의 말ㅣ 5
 
제1부 봄 산
봄 산 13
푸르른 날 14
천지간 15
끝물 16
이치 1 17
이치 2 18
작은 꽃 19
찔레 20
아카시아 향기 21
무연고 묘 22
종소리 23
산길을 가며 24
진주 한 알 25
새 소리 26
오솔길 27
분갈이 28
하관 29
잠시 30
누구는 31
나비야 청산 가자 32
 
제2부 여름 산
6월 35
매미 소리 36
떠돈다 37
마지막 영토 38
태풍 39
여름 숲 40
작다 41
세석평전 가는 길 42
속울음 43
계족산 황톳길 44
산개구리 45
동행 46
작은 힘 47
앗 48
떡갈나무 49
지렁이 50
아름다운 풍경 51
새 52
달개비꽃 53
막잔 54
 
제3부 가을 산
첫사랑 57
산그늘 58
도시 낙엽 59
가을 숲 60
바람의 소리 61
수목장 62
처음 보는 꽃 64
길 65
산길 66
뿔 67
투명 68
낙엽 호수 70
업 71
돈이 열린 나무 72
끝 73
회귀 74
시월의 새 75
별리 76
무명 77
낙엽 78
 
제4부 겨울 산
첫눈 81
겨울 산 82
솟구쳐야 하리 83
얼음 산 84
양지 85
한계 86
사나운 것들 87
눈꽃 환상 88
교감 89
먼 훗날 90
빈 산 91
해 두 덩이 92
대추 한 알 93
멧새 소리 94
제 몫 95
장작 1 96
장작 2 97
겨울비 98
낮달 99
시대정신 100
 
ㅣ발문ㅣ 김태환 101
 
■  본문에서
 
<잠시>
 
혼자 산에 다니는 사람이 있다
마주친 횟수에 비해
나눈 말은 적다
5월 지리산 야생화 보러
밤 기차로 구례에 간다고 한다
우린 잠시 서서
그 정도 말만 하고 헤어진다
나는 위로
그는 아래로
 
<마지막 영토>
 
아무리 낮은 동네 산도
정상은 섣불리 내주지 않는다
 
정상의 마지막 구간
잡아채는 고비가 있다
 
다 내주어도
함부로 내주지 않는
산의 자존심
 
네가 지키고자 하는
너의 마지막 영토는 무엇이냐
 
<사나운 것들>
 
날씨가 어찌나 사나운지
산에 갈 엄두가 나지 않는다
 
삶이 어찌나 사나운지
살아갈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래도 가야지
모자 쓰고 장갑 끼고 중무장하고
얼어붙은 산에 간다
 
나서기가 어렵지
가면 또 가게 된다
 
■  시인의 말
 
다른 것도 그렇지만 산도 가까운 곳에 있어 자주 찾을 수 있는 산이 좋은 산이다. 그런 면에서 집 뒤에 있는 태조산은 나에게 참 각별하다.
그 산을 오래 다녔다. 거의 한 30년. 그동안 나에게도 산고랑 같은 주름 몇 개 더 깊게 새겨졌다.
산에 다니며 쓴 여러 편의 시 가운데, 남들에게 보여줄 만한 것이 못 된다 싶은 것은 골라내고 80편을 묶었다.
마음의 독(毒)이 씻기어, 사람이 있는 듯 없는 듯 살게 해주는 산.
사람보다 품이 넓어 인간사 희로애락이 부딪치지 않는 산.
바다가 거품을 밖으로 밀어내듯 때 묻은 인간의 언어를 버리라던 산.
갈수록 말은 줄고 뜻은 넓어진다.
하루가 그렇고 시도 그러하다.
 
■  추천사
 
조재도 시인의 자리는 귀하다. 신군부의 치안에 저항한 교사 정치의 투사였던 그는 ‘민주화 이후’ 문득 돌아와 복직된 교실을 한결같이 지켰다. 이 드문 귀거래의 힘은 어디에서 왔을까? “집 뒤에 있는 태조산은 나에게 참 각별하다. 그 산을 오래 다녔다. 거의 한 30년.” 천안의 진산 태조산은 머나먼 고산준령이 아니다. “가까운 곳에 있어 자주 찾을 수 있”는 산이매, 일기 쓰듯 근면한 산행이 곧 조재도 시의 원천일 것이다. 산에서 얻은 시 중 80편을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나누어 배치한 시집 산」은 그 독공(獨工/篤工)의 내면을 근사(近思)로 펼친다. 결국은 “평지로 돌아가는 흙무덤”에 지나지 않는 생사의 진실에 겸허한 「무연고 묘」의 깨달음으로부터 시인은 무릇 작은 것들의 작지 않음에 각성한다. “고 작은 것들이/바람에/추위에/햇볕에/짱짱하다”(「작다)고 눈부시게 표상하듯이, 이 소란한 세상을 묵언으로 받치고 있는 진실의 미세한 찰나들을 점묘한 이 순한 시집을 따라 읽다보면 독자들은 어느새 살아있음의 황홀한 합창에 감전되기 마련인 것이다. - 최원식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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