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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에 소개된 b

2021.10.12 00:50

경향 article | Asking the Value of Books

경향 article, 2013, 5월호.

 

지난 2월 10주년을 자축한 도서출판 b. 출판사 이름의 뜻이 가장 궁금(?)했던 이곳에 의미를 묻자 직접 한번 상상해 보고, 나름 부여해도 좋다고 말한다. b는 book의 약자이고도, b급 출판사이기도, 큰타자(大他者, Big Other) A와 대립하는 b이기도, 무언가 탄생할 것 같은 같은 예감을 주는 형상적 이미지로서의 b로도, 부여받은 모든 의미를 수용해왔다. 이들은 말한다. 어떻게 생상을 해도 그것이 b이면 적절할 뿐만 아니라 의미 있는 것이 된다고. 그리고 그러할 때면 이 이름이 때론 운명적이라는 생각마저 든다. 이름 자체가 b의 본성을 반영하는 것임을 느끼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A는 아닌 것 같은, 그래서 그리 크지 않은 규모의 이 출판사는 지금껏 발행한 도서가 70여 권이다. 결코 많지 않다. 올해는 10권이 나올지 20권이 나올지 잘 모른다. 그저 운에 맡긴다고 한다.

 

현재 관악구 미성동에서 상근 3명 비상근 7명이 의무와 책임을 나누어 일하는 도서출판 b에는 다행히(?) 아직까지 목숨을 걸고 권리를 주장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지금부터 이 삐-급 출판사를 들여다 본다.

 

 

 

article : 선후배 관계의 두 사람이 시작했다고 들었다.

 

도서출판 b : 우리가 처음 출판활동을 시작할 때 출판에 대한 준비과정으로서 어떤 진지한 고려나 계획도 없이 시작했다. 책 만드는 사람의 자세가 되어 있지 않았던 셈이다. 그 둘은 출판활동에 대한 어떤 경험조차 없었다. 당시 백수로서 세기말의 불안을 겪고 이어 찾아온 세기초의 조바심에 애가 타고 있던 그 둘은 하나가 지나가는 말로 출판사나 해보자고 제안을 했고 다른 하나 역시 술김에 그러자고 했던 약속을 저버리지 못했을 뿐이다. 당연히 출판 활동을 하는 사람으로서의 소양이 뭔지도 모른 채 시작했다. 하나는 미학과 대학원 중퇴한 자이니 외국어는 어느 정도 하겠거니 짐작했고, 다른 하나는 공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이니 어려운 상황을 잘 견뎌내겠거니 하는 정도의 믿음만은 서로에게 있었다. 그 믿음이 현재까지 우리의 활동을 지속시키고 있다.

 

article : 참고 하거나 롤모델처럼 생각했던 출판사가 있다면?

 

도서출판 b : 훌륭한 출판사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그것을 롤모델로 삼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우리가 참조한 출판사는 망하는 출판사다. 이유를 말하고 싶지는 않지만 어떤 슬픈 운명을 통해서 살아남는 방법을 배우지 않으면 안 되었기 때문이다. 조건이 다르면 전망이 달라지는 것 아닌가.

 

article : 도서출판b가 생각하는 좋은 책의 기준은? 출판물 기획을 할 때, 가장 역점을 두는 것은?

 

도서출판 b : 많이 팔려야 좋은 책이다. 따라서 우리는 기획을 하면서 많이 팔려야 한다는 데 가장 역점을 둔다. 그러나 많이 팔린 책은 없다. 나쁜 책만 낸 듯하다. 우리를 동정하는 부류가 있다. ‘안 팔리는 좋은 책을 낸다’고 한다. 이런 형용모순이 어디 있을까? 분명한 것은 b에서 아직 무언가 태어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독자와 출판사와 전문적 평가가 행복하게 일치하는 그런 책 말이다.

 

article : 도서출판b가 타깃으로 하는 독자층은?

 

도서출판 b : 우리가 원하는 독자 대상과 실재 독자 대상은 크게 불일치한다. 우리의 기대 독자 대상은 전 국민이다. 국민들의 도서 구매력이 현저히 감소한 것이 불일치의 가장 큰 요인이 아닌가 여긴다. 특히 ‘유식한 부르주아지’들이 더욱 그렇다. 근대 이행기에 교양을 위해 열공하던 부르주아지의 도서 구매력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수준이 낮아졌다는 것이 우리의 분석이다. 우리가 간신히 견딜 수 있는 것은 ‘공부하는 가난한 사람들’ 덕분이다. 우리가 만든 책을 구매하는 독자층은 40대, 30대, 50대, 20대 순이다.

 

article : 책 출판의 본연의 업무 외에 어떤 연관 활동을 하는가?

 

도서출판 b : 출판사 초기에는 출판사 공간에서 세미나 활동이 있었다. 주로 책읽기와 번역 작업, 출간된 도서에 대한 평가 작업 등이 이루어졌다. 최근에는 이 세미나 활동을 잠정 중단하고 있다.

 

article : 한 권의 책이 만들어지기까지 구체적인 일정이 어떻게 되는가? 

 

도서출판 b : 우리는 수시로 아이디어 제안을 하며 매월 1회 전 직원의 기획회의를 통해 종합한다. 회의에서는 저자별, 주제별, 도서별로 대상을 추천하고 선정하여 출판 결정을 한다. 결정되면 저자와 출판 계약을 한다. 원고가 완성되는 기간은 짧게는 6개월에서 길게는 무한까지 있지만 대개 1-2년 정도가 걸리고 있다. 원고가 들어와서 편집, 교정 교열, 디자인을 거쳐 출판까지 평균 3-4개월 정도 소요된다.

 

article : 저자의 선택 기준과 관계 유지가 궁금하다.

 

도서출판 b : 저자 선택에서 어떤 특별한 방법론을 가지고 있지 않다. 훌륭한 저자는 많다. 고르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저자와의 지속적인 관계 유지도 마찬가지다. 서로 만족하기만 한다면 해당 저자의 모든 저술을 출판하는 것이다.

 

article : (저자의 선택도 중요하지만) 외국서적의 고전이나 중요한 책을 번역-출판하는 비중이 큰 만큼 역자의 몫이 무엇보다 크다. 특히 철학과 같은 학문의 경우에는 연구자의 신뢰도가 더욱 그러하다. 역자는 어떻게 선택하는가.

 

도서출판 b : 반복하지만 저자는 충분하다. 문제는 역자다. 한국에 아직도 칸트나 헤겔, 맑스 등의 전집이 없다. 출판을 업으로 삼았다는 것이 민망할 따름이다. 이렇게 된 데에는 학자나 연구자들의 작업에서 번역의 성과를 낮게 취급하기 것이 가장 큰 문제로 대두된다. 그러한 현실에서 좋은 번역자는 나오기 어려운 게 필연이다. 그래도 이따금 그러한 환경에 얽매이지 않으며 수준 높은 번역을 하는 사람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서로 만족스럽다면 우리는 역자가 원하는 도서를 원하는 방식으로 번역하도록 돕는다.

 

article : 도서출판b는 헤겔, 라캉 등은 물론이고 지젝, 고진 등 2000년대 대학가를 휩쓴 좌파 이론가- 곧 동시대 사상가들의 저서에도 큰 존재감이 있다.

 

도서출판 b :  우리가 출판사를 창립할 무렵 슬라보예 지젝이나 가라타니 고진 등의 사상가들이 이미 소개는 되어 있었지만 충분히 그 진가를 알 수 없을 정도에 불과했다. 그렇게 된 데는 헤겔과 라캉을 중심으로 한 이론을 펼쳐나가는 지젝의 난해함이나 단순한 문학비평가로 폄하되어온 가라타니에 대한 왜곡된 인식 등이 한 몫을 한 것 같다. 물론 지금은 둘 다 아니지만. 우리는 바로 그 좌표에 있는 두 사상가의 저술을 집중적으로 번역하여 출간하는 것을 초기 출판사업의 기본 내용으로 삼았다. 그리고 그들은 21세기 한국의 논문들에서 가장 인용 빈도가 높은 사상가들이 되었다. 그것이 성공적인 결과라면 그 결과는 우리 기획위원들의 안목과 역량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article : 동시대 사상가들의 책을 만들땐 저자와 의견을 끊임없이 주고받을 수 있다는 점도 하나의 장점일 것 같다. 고진의 『세계사의 구조』를 예로 원서보다 더 많은 수정과 번역과정의 의견교환 등 하나의 개정판 수준으로 업그레이드 된 경우라고 하더라.

 

도서출판 b : 이건 우리의 비기(秘技)인데…… 한국 출판문화의 진일보를 위해 기꺼이 공개한다. ㅎㅎ 단, 간단히 밝히겠다. 예컨대 번역 과정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구문이 있으면 저자에게 묻는다. 또는 원저에 오류가 있으면 틀렸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저자는 설명을 해주거나 지적에 대해서 답변을 해준다. 그것이 다다. 그렇게 하다보면 저자와 번역자가 친해진다. 우리 번역자들의 특장이 발휘되는 대목이다. 그러한 결과 지젝의 어떤 책은 원서 출간보다 한국어판이 먼저 나온다거나, 가라타니의 경우도 원서의 본문을 덜어내고 대체하거나 보충원고를 삽입하기도 하고, 반대로 역자가 추가 원고를 요청하여 새로운 책을 만들기도 한다. 다음 달에도 그러한 책이 한 권 더 나올 것이다.

 

article : 그동안 나온 출판물 중 가장 의미 있었다고 생각하는 책은? 편집자들마다 가장 애착이 가는 책들이 있다고 들었다. 슬프게도 많이 팔리진 않았지만 다시 한 번 올리고 싶은 책도 좋다.

 

도서출판 b : 우리는 총서 시리즈 중심의 기획을 해왔다. <슬로베니아학파 총서>, <가라타니 고진 컬렉션>, <현대철학사전>, , <헤겔 총서>, <라캉 총서>, <마음학 총서>, <다자이 오사무 전집> 등이 그것이다. 어디서 의미를 차별화하고 애착을 견줄 것인가. 자화자찬이거나 똥폼을 잡는 것이 결코 아니다. 총서 기획 방식인 만큼 매 총서마다 사활이 걸린다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슬픔은 사활 다음에 온다.

 

article : 도서출판b에서 출간되는 책들은 표지디자인은 자극적이지가 않다. 참 정직하다. 대학출판사에서 발행되는 학술서 같달까. 요즘 출판시장이 디자인에 열을 올리는 것을 비추어보면 인문학서점임을 감안해서라도 이례적(?)으로 느껴진다.

 

도서출판 b : 어느 출판사 회장의 글에서 ‘책은 디자인이 생명’이라고 하는 대목을 읽은 기억이 있다. 또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서도 멋진 디자인을 강조하는 이야기를 자주 듣게 된다. 지당한 말씀이다. 워낙 많은 출판물이 발행되다 보니, 또 내용적으로 다 그만그만하다보니 당연히 외피를 통해서 구매독자의 시선을 사로잡겠다는 발상이 아니겠는가. 우리가 펴낸 책들 속에도 그런 경우가 있다. 그동안 표지 디자인 작업은 외주에 의지해왔다. 그런데 디자이너가 디자인 대상 도서의 내용에 대한 이해가 불충분할 때 우리는 내용과는 동떨어진 표지이미지와 만나게 되는 경우가 있었다. 어쩔 수 없는 불만족인 것이다. 그런 점들에 대한 반성 속에서 표지 디자인 외주를 하지 않고 직접 작업을 하면서 심플주의를 택했다. 그러한 책들의 디자인에 대한 평가는 다양하다. 촌스럽다, 세련되어 있다, 유치하다, 아마추어적이다, 고전적이다, 보다 튼튼하게 만들어 달라, 여기에 정직하다가 추가되어 반갑다.

 

article : 인문학을 향한 필요성이 유행처럼 흘러가고 있다. 일각에선 힐링을 대신할 새로운 코드라고 한다. 

 

도서출판 b : 인문학이 요청되는 시대는 혁명의 시대가 아닐까. 돌이켜보면 1980년대가 그러했다. 한국 출판사상 가장 절정의 인문학 시대였다. 오늘날은 웰빙의 시대를 지나 힐링의 시대다. 힐링의 시대는 모든 것을 문화적으로 수렴하여 예능으로 표현된다. 인문학의 예능화! 우리는 그것의 부정성을 보듬어 안고 가야만 한다. 한 고비만 넘으면 인문학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이 말은 한 고비만 넘으면 혁명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말이다.

 

article : 할인 판매가 일반화되고 광고 마케팅 비용이 높아지면서 자본력이 없는 출판사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사실 서점 가판대에 올라가거나 하는 유통경로가 대형 출판사에게 중점 되어 있는 게 사실이다. 이런 부분도 좋고 실현 불가능할 수 있지만 편집자로서 가장 도입하고 싶은 출판 시스템이 있는가?

 

도서출판 b : 우리 출판사는 마케팅을 어떻게 하는지를 충분히 알지 못한다. 따라서 서점 신간 진열대에서 우리 출판사 책을 만나기가 쉽지 않다. 아니 서점에 구비조차 되지 않는 경우도 허다하다. 요행히 신간이 진열이 이루어져도 퇴출이 빠르다. 이러한 상황을 넘어서려는 우리의 전략 역시 단순하다. 양질의 내용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의지가 그것이다. 우리가 만든 책을 읽지 않으면 읽지 않은 사람만 손해라는 생각이 들게 할 책을 무한정 만들면 되는 것 아니겠는가. 그러면 서점 신간 진열대에 10년 된 책도 진열될 것이 아닌가. ㅎㅎ

 

article : 출판 비즈니스는 입금이 아주 느리다. 고질적인 병폐이기도 하다. 위탁판매라서 정산되는 게 책을 납품하고 몇 개월 후다. 그동안에 인쇄비, 저자 인세, 사무실 임대료, 인건비 등은 정기적으로 빠져나간다. 그런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하고 있는가?

 

도서출판 b : 출판사 자금 회수 구조가 대단히 불량하다는 데 우리도 크게 공감한다. 특히 소규모 출판사는 그 고충이 말할 수조차 없다. 예컨대 베스트셀러를 내는 소위 메이저급 출판사가 서점이나 도매상으로부터 당겨가는 선금이 소규모 출판사에 지불되어야 할 잔금이 아니라고 말할 수 없다. 이러한 악순환 구조는 출판사 운영에서 계획성이나 예측성조차 담보되지 못하도록 한다는 데 가장 큰 문제가 있다. 우리는 거래선을 단순화하는 데서 문제를 줄이려는 시도를 했다. 상대적으로 상도의가 낮다고 판단한 서점이나 도매상을 거래선에서 가차 없이 잘라내는 것이다. 작지만 확실한 운영 계획 하에서 책을 만들다 보니 출판사에 없는 것이 두 가지가 있다. 빚과 자본축적이다.

 

article : 앞으로 어떤 출판물들이 출간된 예정인가? 또 이곳 출판사의 지속 발행을 위한 전략은?

 

도서출판 b : 우리는 단기적 출판 계획만을 가지고 있다. 물론 느슨한 구상으로서는 중장기적 전망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을 구체화하는 일은 늘 경제적 조건에 종속되기 때문에 힘겹다. 향후 출판 계획으로는 기획된 종래의 총서들의 지속적인 보충과, 특히 최근 선보인 <헤겔 총서>와 <마음학 총서> 시리즈에 역점을 둘 것이다. 그리고 천천히 문학 부분으로의 장르 확장을 시도해 볼 것이다.

 

article : 요즘 출판사의 대부분은 우선 달성해야만 하는 연간목표를 숫자로 정하고, 그것을 달성하려면 편집자 한 사람이 책을 몇 권 만들어야 한다는 거꾸로 된 발상을 하고 있다. 그래서 잘 팔리는 책이 한 권 나오면 그 책과 비슷한 책이 몇 권이나 만들어지게 된다. 그렇게 되면 편집자는 점점 피폐해지고 로봇처럼 소비되어 버리게 된다. 또 요즘 출판인들은 자기들이 만든 책을 많이 팔면 그만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되고 있다. 또 10여년 전만해도 출판계가 단순히 장사라는 개념을 떠나 문화의 전위대, 공공자산이라는 사명감 같은 게 있었다. 또 사회적 문제에 대한 발언들도 많이 있었다. 내가 만든 책이 100년 후에도 남아서 평가를 받는다는 생각을 하는 출판인들이 없어져가고 있다. 이런 풍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도서출판 b : 어떤 활동에서도 목표의 설정과 달성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우리에게는 그런 것이 없어서 오히려 문제다. 우리도 거꾸로 된 발상일지언정 1년만이라도 계획적으로 일을 해보았으면 한다. 10년 전에 출판계의 문화적 생산자로서의 자부심이나 사명감 같은 것이 사라졌다니 참으로 다행이다. 우리의 출판 활동은 그 직후에 시작되었다. 당연히 우리도 오늘날의 풍조 속에서 대박꿈을 꾼다. 오늘날은 저작권 계약료로 1백만 달러를 지불하는 것도 주저하지 않는 시대다. 2천부 내외를 예상하는 인문학 도서 저작권 계약료조차 1천 달러 기본에서 그 다섯 배 이상의 배팅까지 이루어고 있는 것이 출판계의 현실이다. 이 경쟁에 어떤 모순도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우리에게 그러한 경쟁력이 없을 뿐이다. 경쟁력이 없으므로 우리는 다른 출판사에서 출판하기를 꺼리는 대상과 기획으로 은근히 대박을 고대하는 것인데, 이것이 사명감이라면 얼마나 무모한가!

 

(인터뷰이, <도서출판 b> 대표 조기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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