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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아주머니와 나

출판일 2022-07-25
저역편자 서성란 장편소설
출판사 도서출판 b
가격 15,000
도서규격 반양장본ㅣ130 x 190mm l 268쪽
ISBN 070-11-89898-76-2
구매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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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도는 끝났는가? 나는 왜 죽었는가?”

 

 

 

1. 이 책의 소개

 

   <달 아주머니와 나>는 망자의 시선으로 삶과 죽음을 이야기하는 장편소설이다. 작가는 “세월호 사고로 희생된 학생들뿐 아니라 아이와 노동자들까지 애도하기 위해 썼다”고 한다. 

   살아 있는 자들이 죽은 사람들을 애도하기 위해 추모의 문학작품을 내지만, 이 소설은 단지 죽음을 위로하는 ‘추모’의 작품인 것만은 아니다. 산 자가 죽은 자를 애도하기 위해 표현하는 슬픔이나 안타까움의 이야기가 아니라 죽은 자가 일정한 죽음의 시간을 지나며 직접 이야기하는 소설이다. 물론 작품의 화자가 슬픔을 환기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두려움과 고통을 전혀 말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주검을 아버지가 수습하는 과정을 목격하는 고통, 같이 죽은 친구들을 영원히 만날 수 없으리라는 두려움, 무엇보다 자신의 죽음을 믿지 못하는 황망함도 있다. 이런 대목이 대개 경험했듯이 애도를 불러일으킨다. 

 

   <달 아주머니와 나>는 이런 애도의 직접적 장치가 있기는 하지만 전반적으로 작가가 애도를 좌우하는 주체의 위치에 서 있지 않다. 유령의 화자가 말하는 방식이라도 작가가 의도하면 ‘한번 애도의 시간을 가져보는’ 감정의 표현에 머물겠지만, 이 소설에서 작가는 그런 의도가 없다. 세월호 같은 사건에서 살아 있답시고 죽은 사람을 애도할 무언가를 갖는다는 것은 이 소설에서 흐릿하다. 유령의 화자만이 수학여행을 가다가 죽고, 살아간다. 화자는 자신의 시선이 닿는 인물과 장소와 사물에 대해 사랑하는 사람, 추억의 장소, 소중한 물건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슬픔을 부르지 않는다. 존경하고 싶은 마음이 없는 선생님을 속이는가 하면 헤어진 부모에 대해서는 그러려니 하고, 혼자 사는 집과 혼자 먹는 끼니에 익숙하고, 광고 전단지는 배달 음식을 고르는 데 요긴할 뿐이다. 슬픔을 환기하는 것보다 죽은 자가 이렇게 살아간다고 말하는 한 애도를 넘어 어떤 죄의식과 분노가 현재화된다.

 

   불시에 닥친 죽음을 믿지 못하는 나, 18세 이공은 머물 자리를 찾아 떠돌고, 남편의 죽음으로 충격과 슬픔에 잠긴 달 아주머니는 우연히 길에서 마주친 죽은 이공을 집으로 들인다. 수학여행을 떠났다가 죽은 공은 같은 날 남편을 잃은 달 아주머니에게 의지한다. 공은 아버지가 자신의 주검을 수습하는 모습을 보기도 하지만 자신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달 아주머니는 죽은 남편을 닮은 작고 마른 아이를 집으로 들여 빵과 음료를 대접한다. 공은 스스로 발톱을 깎을 수 없는 달 아주머니의 처지를 안타까워하고 달 아주머니는 죽은 아이가 더 이상 거리를 떠돌지 않도록 자신의 집에 머물러 있게 해준다. 

   거짓말로 죽음을 모면하고 홀로 살아남았다고 자책하며 죄책감에 시달리는 공과 안락한 삶을 버리고 노동자의 아내가 되었지만 두려움 때문에 끊임없이 먹고 살을 찌우며 살아온 지난 세월을 돌아보며 회한에 잠긴 달 아주머니는 18평 다세대 주택에 고립되어 지낸다. 

 

   <달 아주머니와 나>는 세월호 같은 죽음에 대해 애도를 끝내고 기억으로만 남기지 않을지 의심하고 있다. 산 자의 상투적인 애도와 추모, 기억보다 자신의 죽음을 믿지 못하는 유령이 직접 말을 걸어 ‘나는 왜 죽었는가?’라고 묻는데 어찌할 것이냐고. 

 

 

2. 지은이 소개

 

■ 지은이: 서성란 

1967년 익산에서 태어나고 서울에서 자랐다. 서경대학교에서 국어국문학을 전공했고 중앙대학교 일반대학

원 문예창작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6년 중편소설 <할머니의 평화>로 <실천문학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소설집 <방에 관한 기억> <파프리카> <침대 없는 여자>, 장편소설 <모두 다 사라지지 않는 달> <특별한 손님> <일곱 번째 스무 살> <풍년식당 레시피> <쓰엉> <마살라> 등을 썼다.

 

 

3. 차례

 

환한 봄 … 7

달의 집 … 9

나의 집 … 45

달 아주머니와 나 … 73

별 아저씨와 달 아주머니 … 109  

나는 모른다 … 147 

은밀하게 아프지 않게 … 175 

물의 아이 … 201 

상수리나무 위로 날아 … 237

작가의 말 … 267 

 

 

4. 책 속에서

 

   내가 없는 집으로 곧장 달려가야 한다. 길을 걷다 사람이 눈에 띄면 지금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라고 분명하게 알려주어야 한다. 정신없이 걷고 자꾸만 두리번거린다. 나를 모르는 누구라도 나타나 주기를 갈망하면서 조바심친다. 

   왜 모두 돌아앉았는지 알 수 없다.

   짧은 봄이 지나가면 여름이다. 아직 뜨거운 여름은 도착하지 않았다. 견딜 수 없이 춥고 악취로 숨이 막히는 낯선 봄이 두려워서 진저리친다. 집으로 가는 방향을 잃어버리고 두려움에 빠져든다. 누구라도 모습을 드러내면 용기 내어 물어야 한다. 원하는 대답을 듣지 못한다고 해도 거듭 묻고 물을 수밖에 없다. -(<환한 봄>, 7~8쪽)

 

   아버지의 아버지가 되고, 쇠락해서 기울기를 기다리는 노인이 되면 외로움과 슬픔을 잊게 될 거라는 짐작은 터무니없었다. 나는 아버지의 아버지가 될 수 없고 그렇게 되어서도 안 되었다. 외로움이 깊다고 해도 견뎌내면서 차근차근 나이를 먹는 평범한 삶을 살았어야 했다. 나는 늙어 병이 든 아버지를 돌보고, 임종을 지키고, 땅에 묻고 통곡하고 싶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수행하면서 눈물 젖은 얼굴로 회한에 잠길 수 있기를 바란다. 자식을 잃고 슬픔에 사무치는 아버지의 고통을 감당할 수 없다. 그 고통이 얼마만큼 깊고 뼈에 사무칠지 짐작하기 어렵다.

 열여덟 봄에 내가 죽었다는 사실을 차마 아버지에게 묻고 확인할 수 없다. 자식을 잃은 아버지에게 가혹한 일이다. -(<나의 집>, 62~63쪽)

 

   나는 여진으로 땅이 흔들릴 때마다 조금 더 깊이 지하로 빨려 들어가는 주검들을 떠올리면서 몸서리쳤다. 거대한 물기둥과 함께 모래와 자갈이 땅 위로 솟구쳐 올랐다. 물기둥이 올라왔던 자리마다 커다란 구멍이 생기고 단단했던 땅은 늪으로 변했다. 모내기를 마친 논과 작물이 심긴 밭, 자동차가 달리던 도로, 육중한 건물이 서 있던 땅은 흥건히 젖어서 말랑말랑해졌다. 끊임없이 물이 차올랐다. 사람들이 두 발로 딛고 섰던 자리마다 더러운 물이 쿨렁거리며 차올랐다. 땅에 파묻힌 주검들은 젖은 채로 어디론가 떠밀려 갔다. 

   나는 물속을 떠도는 주검들을 따라 바다로 흘러 들어간다. 바닷물은 차갑고 물결은 사납게 요동친다. 나는 죽었기 때문에 추위와 공포를 느끼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지만 두려움을 떨치지 못한다. 광포한 바다는 금세 캄캄해진다. 싸늘한 바닷물이 내 주검을 삼킨다. -(<별 아저씨와 달 아주머니>, 132쪽)

 

   살아 있는 사람은 자신의 숨소리를 귀 기울여 들으려고 하지 않는다. 살아 있음을 의심하지 않고 등 뒤에 바짝 붙어 서 있는 죽음을 감지하지 못한다. 산 자들에게 죽음이란 직선으로 내리꽂히는 찰나의 순간이 아니다.

   나는 깃들어 있어야 할 자리를 찾지 못하고 삶과 죽음의 경계를 위태롭게 떠돌아다닌다. 삶을 의심하고 죽음을 부정하면서 따듯한 대기와 향기로운 꽃냄새를 그리워한다. 헛되고 부질없는 줄 알면서도 아직 도착하지 않은 스무 살의 봄을 기다린다. -(<나는 모른다>, 147~148쪽)

 

   떠나야 한다고 말했지만 내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알려주지 않는다. 내 이름을 불러줄 사람은 달 아주머니 한 사람뿐이다. 나는 달 아주머니를 위해 울어주고 싶다. 나를 떠나보내고 홀로 남게 될 달 아주머니가 애처로워서 심장이 터져버릴 지경이다.

   나는 사망자도 생존자도 아니다. 사라진 사람들이 모두 돌아오면 그때 달의 집을 떠날 수 있다. 달 아주머니에게 숨김없이 전부 털어놓고 싶다. 내가 어디에도 깃들 수 없는 존재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고 해도 달 아주머니는 놀라거나 나무라지 않을 사람이다. -(<은밀하게 아프지 않게>, 184쪽) 

 

 

5. 작가의 말

 

  열여덟 아이들의 약전으로 쓰고 이 소설의 문장을 쓰기 시작했다. 

  아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면서 결코 끝낼 수 없을 것 같았던 소설을 쓸 수 있었다.

  아이는 언제나 늦은 밤에 내 방으로 찾아왔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용히 내 등 뒤에 서 있다가 돌아갈 때도 있었다.

  아이가 들려준 말을 놓치지 않으려고 온종일 책상에 앉아 문장을 썼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고작 문장을 쓰는 것이었다.

 

  장편소설을 퇴고하는 중에 단편소설 <유채>를 썼다. 아직 유채꽃이 피지 않은 섬에서 친구들을 기다리는 아이의 이야기였다. 

  보태고 덜어내는 과정이 길었다. 여러 해의 시간이 지나갔다.

  마지막 문장의 마침표를 찍을 때까지 아이는 내 곁에 머물러 있었다. 

  이제 아이는 떠났고 나는 혼자 앉아 있다.

  아이가 호명했던 다른 아이들의 이름을 떠올리면서 이제 나는 어떤 언어로 글을 써야 하는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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